서울시의회 소식

‘분단’이 아닌 ‘통일’을 키우는 평화·통일교육으로!

글 황인구(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한국 신세대는 통일을 잊고 독일 신세대는 분단을 잊는다.”

10여 년 전, 통일 독일을 재조명했던 한 시사주간지가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에 태어난 세대(이하 ‘통일둥이’)를 인터뷰하며 정리한 결론이었다. ‘통일둥이’들은 통일에 대해 저마다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동·서독의 경계가 없는 삶 속에서 분단의 기억이 점차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가 게재된 당시 상황을 고려해보면,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시작으로 2년 뒤 발생한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으로 인해 10여 년 전 우리의 상황과 통일 독일을 등치시켜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통일에 대한 우리의 의지와 인식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통일 독일에서 분단이 흐릿해지듯이 말이다.

여러분은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가 없다’는 문항에 동의하는가? 지난 5월 통일연구원의 ‘통일인식조사 2019’에 따르면, 응답자의 49.5%가 해당 문항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남북이 한민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나의 국가를 이룰 필요가 없다’는 문항 역시 응답자의 41.4%가 동의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사회에서 통일이 역사의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인식의 확산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어쩌면 위와 같은 변화는 통일교육에서 강조하던 당위론처럼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70년이 넘는 분단의 시간, 전쟁과 대립 속에서 아물지 못한 상처 등 미해결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당위성과 공동체성, 장밋빛 미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통일 인식의 변화에 직면한 이 시점에서 새로운 통일교육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통일 인식을 뒷받침하던 논리가 한계에 직면한 지금, 통일교육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내가 그리는 통일교육은 다양성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진취적인 통일관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개인과 사회, 과거와 미래, 안보와 평화 등 다차원적 관점에서 통일을 이해하고, 직접 교류를 통해 통일한국을 스스로 떠올려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 마음속에 통일 그 자체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 또한, 통일시대에 우리가 직면할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을 모두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응하는 균형 있고 진취적인 통일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교육청이 통일교육과 평화교육, 역사교육 등을 융합하고, 서울-평양 학생 교류를 추진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은 매우 반갑다. 물리적 폭력에서 난민 문제, 문화적 불평등까지 폭넓게 다루는 평화교육과 분단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는 통일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다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통일문제를 체감토록 함으로써 우리 아이들이 ‘통일’이 아닌 ‘차이’, ‘편견’ 등을 지우는 계기가 되리라고 기대한다. 아직 불명확한 평화교육의 내용과 방향, 남북교류에서 지자체가 가지는 한계 등 많은 문제가 남아 있지만, 서울시교육청의 통일교육에 나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분단이 아닌 통일을 키우는 교육으로의 변화, 그 출발선에 서 있는 서울시교육청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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