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교실 밖 자연에서 체험하며 키워나가는 자연감수성

서울송천초등학교 생태환경교육

서울송천초등학교에 들어서면 교정 한쪽에 텃밭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직접 씨앗을 심고 거름을 주고 그 결실을 수확하며 자연의 소중함과 환경보호, 생명존중의 가치를 깨닫는다. 텃밭은 교실 밖에서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새로운 교육공간이다. 체험하며 자연감수성을 키우는 서울송천초 생태환경교육을 소개한다.

글 신병철 사진 김동율

소중한 가치를 일깨우는 살아 있는 교육

꽃반지와 꽃시계를 만들어 차고, 강아지풀을 꺾어 손바닥을 간질이며 놀고, 바지를 걷어붙여 냇가에 뛰어 들어가 물고기를 잡으며 놀던 경험을 간직하고 있는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오늘날 자연에서의 이런 경험은 ‘특별하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자연을 느끼는 기회는 특별한 체험이 됐고, 각종 미디어와 전자기기의 보급으로 아이들은 꽃반지와 강아지풀보다 스마트폰의 질감을 더 친숙하게 느낀다.

자연 속에서의 다양한 체험과 놀이가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효과가 있는지 굳이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들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모조품을 자연의 대용품으로 삼아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건물 속에 갇혀 똑같이 만들어진 인공환경을 통해 자연을 경험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이 직접 자연을 느끼고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탐구하고 실천하는 자연감수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송천초등학교(교장 함정식)는 이러한 교육환경의 변화를 이해하고 학생들이 자연감수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실천하는 생태환경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송천초의 생태환경교육은 영상이나 사진자료 등을 통한 교실 안 이론교육이 아니다. 학생들은 책을 읽으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실제 자연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며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한다. 학교 교정에 마련된 텃밭과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자연체험, 자연놀이 등을 경험하면서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고 가꿔나가야 함을 몸소 느끼는 살아 있는 교육인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텃밭에서 직접 작물을 심어 키우며 성장을 눈으로 관찰하고, 교실에서는 자연물을 활용하는 체험활동을 통해 자연감수성을 키워나간다.

환경보호와 생명존중, 우리가 모두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들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를 사는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지속해서 가꾸고 지켜나가야 하는 이 가치들의 중요성에 대해 이미 학교에서도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건상 학생들이 몸소 체험하며 그 소중함을 체득하기란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서울송천초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자연을 만나며 자연감수성을 ‘글’ 아닌 ‘체험’으로 키워나간다.

‘자연인’을 위한 환경 및 기반 조성

서울송천초는 학생들이 더욱 효과적으로 자연감수성을 키우고 생태환경교육을 접하기 쉽도록 학교 환경을 꾸며나가고 있다. 자연감수성 함양 및 생태환경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교실에 마련된 환경게시판에 안내하고 동식물 탐색 스크래치, 나만의 자연문패, 환경 나무 만들기 등 수업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온 결과물을 게시하여 학생들이 자연탐구 및 자연감수성을 증진하는 환경을 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교실마다 생태환경과 관련한 도서들을 비치하여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먼저 자연스럽게 자연과 만나고 생태환경교육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텃밭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작물을 심고 가꾸며 생명존중의 가치와 태도를 키워나간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씨앗을 심고, 거름을 주고, 결실을 수확하며 작물의 성장을 체험한다. 직접 텃밭을 가꿔가는 만큼 애정도 크다. 학생들은 등하굣길과 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 틈이 날 때마다 텃밭을 찾아와 자신이 싹을 틔우게 한 작물이 그동안 얼마나 자랐는지 관찰한다. 이 텃밭은 단순히 채소와 과일이 자라는 공간이 아니다. 작물의 키가 자랄수록, 열매가 익어갈수록 학생들도 함께 한 뼘씩 성장한다. 교실 밖 또 다른 교육공간인 것이다.

서울송천초의 생태환경교육은 자연의 나무와 꽃, 동물의 종류를 더 많이 알기 위한 지식적인 교육이 아니다.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글’로 보고 ‘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학생들은 ‘오감’으로 자연을 느끼며 성장한다. 이 경험을 토대로 자연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그 가치를 실천해나간다. 직접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지속가능한 가치를 체득한 서울송천초 학생들의 내일은 오늘보다 한층 더 환하게 빛날 것이다.

장은영 교감선생님

서울송천초등학교 장은영 교감선생님은 생태환경교육의 또다른 효과로 교실 안에서는 미처 몰랐던 학생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생태환경교육은 학생 각자가 가진 흥미와 강점을 교실 밖에서 발산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텃밭에서 활동하며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교실에서는 채워지지 않았던 무언가가 있었던 거죠. 수업시간에는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못했던 아이가 텃밭에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동안 발휘되지 못했던 강점이 나타나며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장은영 교감선생님의 바람 중 하나는 생태환경교육에 대한 공감과 실천이 더욱 폭넓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만큼 실천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에 따른 아쉬움이다.

“생태환경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다들 인식하고 있지만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일부에 그치고 있어 아쉬워요. 더 많은 선생님이 생태환경교육에 동참해서 아이들이 자연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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