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올바른 역사의식을 함양하는 역사교육 현장

중앙고등학교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

일제강점기이던 1926년, 순종의 장례 행렬 앞에서 당시 중앙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주도했던 6·10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위기의 순간, 나라를 구하고자 자신을 바쳤던 선배들의 헌신을 기리고자 중앙고에서는 매년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이 열린다. 과거의 역사가 생생하게 이어지는 기념식 현장을 찾았다.

글 채의병 사진 김동율

독립운동의 선봉에 섰던 자랑스러운 역사

6월 10일 오전 10시 20분, 중앙고등학교(교장 김종필) 일민체육관에서 ‘제93주년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1908년 설립된 중앙고는 구국의 염원으로 세워진 학교답게 일제강점기에 많은 교사와 학생이 늘 선봉에 서서 독립운동을 주도해왔다.

교정에 있는 3·1 기념관은 3·1 운동 당시에 숙직실로 쓰였던 곳으로, 송진우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우국지사들이 3·1 운동을 준비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던 곳이다.

3·1 운동을 이어받아 일어난 6·10 독립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총지휘한 사람은 중앙고의 전신인 중앙고등보통학교를 다닌 권오설이었는데, 준비과정에서 발각되어 구속되고 옥중에서 사망했다. 순종의 장례식날 장의 행렬이 종로3가를 지날 때 ‘독립 만세’를 선창한 사람은 중앙고보 학생 이선호였다. 함께 준비했던 학생들이 격문을 뿌리며 따라 외쳤고, 주위 사람들이 모두 독립 만세를 외쳐 함성이 온 거리를 뒤덮었다. 이날 현장에서 많은 중앙고보 학생이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됐으며 큰 고초를 겪었다.

중앙고에서는 중앙고보 학생이 주도한 독립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식을 진행하고 있다.

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가자는 다짐

이날 기념식은 생활자치부장을 맡고 있는 이상준 선생님의 사회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꽉 찬 체육관으로 6·10 독립만세운동 유족대표를 비롯한 내빈들이 입장했고 학생들은 힘찬 박수로 맞이했다. 국민 의례와 6·10 독립만세운동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에 이어 내빈 소개가 이어졌다. 6·10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중앙고 선배의 후손들이 소개될 때마다 학생들은 뜨거운 박수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김종필 교장선생님은 기념사를 통해 구국의 정신으로 세워진 학교에서 학생들이 주도한 6·10 독립만세운동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고 말하며 그 정신을 이어나가자고 당부했다.

“3·1 운동은 스승들이 앞장섰고, 제자들은 6·10 독립만세운동으로 그 정신을 이어갔습니다. 선배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이곳 중앙고에서 자긍심을 잊지 말고 그 정신을 내일로 이어가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은 축사를 통해 6·10 독립만세운동에 나섰던 선배들은 보장된 미래를 조국 독립의 의지와 바꾸면서 투쟁에 나섰던 분들이며, 그분들 덕분에 독립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어 라종일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사업회 회장은 독립운동에 앞장선 역사를 가진 학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나라를 융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은 교육이라고 이야기했다.

“교육의 힘이 없으면 독립을 할 수 없고, 독립을 해도 나라를 제대로 운영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6·10 독립만세운동 동영상을 모두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고, 독립군가 공연이 이어졌다.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퍼포먼스를 펼치며 독립군가를 불렀고, 참석한 학생들은 마치 그날의 현장에 있는 듯 우렁차게 합창했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가세~”

역동적인 노래로 가득해진 기념식은 만세삼창으로 마무리됐다. 6·10 독립운동을 주도한 이선호 선생의 아들 이원정 씨의 선창이라 더욱 뜻깊고 가슴 뭉클한 순간이었다.

“대한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남북통일 만세!”

학생들의 외침은 새로운 미래를 향한 다짐이자 각오이기도 했다.

중앙고 교정에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3·1 운동 책원비와 6·10 독립만세운동 기념비가 있다. 학생들은 그 앞을 지나다니는 매 순간 선배들이 외쳤던 ‘독립 만세’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내일을 준비할 것이다.

이용균 교감선생님

중앙고등학교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선배들의 발자취는 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이다.

“6·10 독립만세운동이 조금씩 잊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저희 학교만이라도 기념식을 계속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잊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육이며, 역사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옳은 길을 갔던 선배들을 닮고자 노력하게 됩니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통해 어떻게 나라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겠죠.”

중앙고에서는 기념식만 열리는 것이 아니다. 학교 역사교육 교재를 따로 만들어 부교재로 사용하고, 6·10 독립만세운동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 음악시간에는 ‘독립군가’를 배우기도 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역사를 배우고 또 알리고자 애쓰고 있다.

“역사 포스터 만들기, 역사 편지 쓰기, 역사 신문 만들기, 역사 동영상 만들기, 도전 역사골든벨 등 다양한 경시대회를 개최합니다.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작품들을 전시해 그 의미를 공유하며, 학생들이 만든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유하고 있습니다. 6·10 독립만세운동이 널리 알려져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고, 모든 국민이 함께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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