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속으로

내일의 행복이 자라나는 ‘열린’ 공간

청소년 문화아지트 ‘1318상상발전소’

어른들의 무관심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마음 편히 쉴 곳도 기댈 곳도 없이 하루하루 지쳐만 가는 청소년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 휴식은 때로는 ‘사치’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잠시 쉬어갈 만한 마땅한 장소도 없다. 1318상상발전소는 청소년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청소년들이 내일의 행복을 찾아가는 열린 문화아지트 1318상상발전소를 소개한다.

글 신병철 사진 김동율 사진제공 1318상상발전소

자유로운 쉼이 있는 문화공간

청소년 문화아지트 1318상상발전소.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만 해도 취재진은 일종의 편견을 갖고 있었다.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마땅한 즐길 거리가 없거나 잘 관리되지 않아 그저 ‘공간’뿐인, 그래서 실제로는 청소년들이 찾지 않는 이름뿐인 곳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중랑구의 한 빌딩 지하에 자리한 1318상상발전소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그런 편견과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318상상발전소를 찾았을 때 이미 몇몇 청소년들은 자리를 잡고 앉아 보드게임을 즐기거나 라면을 먹고 있었고, 최근 특색 있는 휴식공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카페에서나 볼 수 있는 다락방·굴방 형태로 꾸민 공간에서 편하게 기대거나 누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곳곳에 마련된 다양한 공간은 더 눈길을 끌었다. 드럼과 기타 등 여러 악기가 마련되어 있는 드럼레슨실과 밴드연습실, 2중 방음벽이 설치된 노래연습실, 한쪽 벽면을 모두 장식한 전신거울과 음향시설을 갖춘 댄스연습실, 네일아트 등 각종 뷰티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메이크업연습대, 조리도구와 식기류 등이 빠짐없이 구비되어 실제 주방으로도 사용되는 요리체험주방, 이외에도 보드게임과 만화책, 학습도서, 대형스크린, 빔프로젝트 등 영상·음향장치까지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모든 시설과 도구들은 구색을 갖추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불편함 없이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눈에 봐도 신경 써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들은 시간이 나도 여가를 즐기기 위해 혹은 휴식을 위해 마땅히 찾아갈 곳이 없다. 노래방, 보드게임카페, 커피숍 등 출입할 수 있는 곳은 있지만 청소년들이 자주 찾기에는 바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어른들의 시선에 마음마저 편치 않다.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습과 관련된 곳이 아니면 일탈로 규정하고 이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1318상상발전소를 찾은 청소년들의 모습은 달랐다. 하나같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무엇보다 표정에서, 행동에서 편안함이 묻어났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기준과 틀 속에서 옳다고 여겨지는 길을 강요받기보다 마음 편히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으며 쉼을 누리는 따뜻한 ‘사랑방’의 모습이었다.

행복을 찾아가는 따뜻한 ‘아지트’

1318상상발전소는 만 13세~18세의 모든 청소년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청소년 문화공간이다. 청소년이라면 이유를 묻지 않고 조건을 따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활짝 문을 열어놓고 있다. 와서 뭘 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지난 2013년 1318상상발전소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청소년들은 줄을 지어 이곳을 찾아왔다. 잠시라도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을 그만큼 간절히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이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는 것은 아니다. 1318상상발전소가 현재의 모습과 공간을 구성하게 된 것도 청소년들의 바람과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했다. 무언가 특별한 활동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아도 청소년들은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 나섰다.

1318상상발전소의 다양한 문화활동은 청소년 운영위원회의 기획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곳의 청소년들은 운영 규칙을 스스로 만들어갈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거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간다. 먼저 거쳐간 선배들은 멘토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고, 멘티였던 후배들은 다시 이곳을 찾아 멘토의 역할을 자청한다. 다양한 문화활동과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꿈과 행복을 찾아 성장을 거듭한 청소년들은 사회로 눈을 돌려 자신의 재능을 봉사를 통해 기부하며 나눈다. ‘공간’이 만들어낸 자발적인 선순환 구조다.

비록 작은 공간과 몇몇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1318상상발전소는 청소년들이 행복한 꿈을 꾸고 그 행복을 실현하는 데 더없이 충분한 곳이다. 1318상상발전소가 바라는 것은 오직 청소년들의 행복, 그 하나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진심 어린 관심이 있는 곳, 1318상상발전소에서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자유로운 쉼을 통해 청소년들이 내일의 행복을 찾아가는 1318상상발전소가 앞으로 더욱 따뜻하고 든든한 사랑방이 되기를 기대한다.

송곡여자고등학교 2학년 김채영 학생

김채영 학생은 중학교 때 처음 1318상상발전소을 만나게 된 이래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줄곧 이곳을 찾고 있다. 1318상상발전소는 김채영 학생에게 이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처음 1318상상발전소에 왔을 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신기하고 놀랐어요. 청소년들이 갈 만한 곳이 별로 없고 갈 수 있더라도 돈이 드는데,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너무 반가웠어요. 악기도 있고 보드게임도 있고, 원하는 건 눈치 보지 않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김채영 학생은 1318상상발전소를 마음 편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도 있고, 또래와 소통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민에 귀 기울여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에 더 큰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

“고민이 있어도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께는 말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1318상상발전소에 계신 선생님들께는 마음 편하게 고민을 말할 수 있어요. 저에게는 이곳이 그만큼 편한 곳이에요. 어디서도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받으면서 마음을 다잡을 때도 있고, 여러모로 큰 힘이 되어주는 곳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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