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이야기

새로운 나를 찾는 ‘악기 나눔’

글 임예빈(친구랑센터)

오케스트라, 콰이어, 밴드로 다양한 무대의 박수를 찾아다니던 학생. 그게 나였다. 중학교 졸업 후 학교 밖 청소년이 되면서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업을 찾다가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을 알게 됐다. 그렇게 ‘악기 나눔’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학교에 다닐 때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그저 음악이 좋았다. 그러나 학교 밖에 나와 나만의 학교에서 내가 원하는 배움을 찾으면서 소외감이 느껴졌다. 그랬던 내가 오케스트라를 통해 활력을 얻은 경험을 한 후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함께하는 음악은 학교 밖에 덩그러니 남겨진 청소년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를 열어준다. 또한, 혼자가 아니라는 공동체 의식과 자부심,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학교를 나온 후 한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에서 단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하모니를 만들기 위해 나보다 단원의 소리를 먼저 듣고, 그렇게 만들어진 하모니를 전달하기 위해 관객들의 마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나 진로 고민에 지친 청소년들이 경쟁이 아닌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레 터득하게 된다. 그렇게 친구들과 하나가 될 수 있는 방법, 관객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토론하다 보면 음 하나를 틀리지 않고 연주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우러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다 보면 서로가 정말 중요한 존재가 되고, ‘서로’를 완성하는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낀다. 그때부터는 팀원으로서 ‘책임감’과 ‘열정’이 솟구치게 된다. 소속감 덕분에 삶에 활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 경험을 다른 학교 밖 친구들도 느꼈으면 한다. 악기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기도 하고 레슨이 이루어지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다. 소속감 없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이 친구들은 절대 자기가 원해서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다들 꿈을 가지고 있고, 서로 도움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소통의 시작을 우연히 찾아온 ‘악기 나눔’으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번 ‘악기 나눔’을 통해서 학교 밖 청소년 친구들이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또, 각 사회계층을 대상으로 센터나 청소년축제 등 지역사회에 우리가 배운 것을 봉사 연주로 환원하고 싶다. 가장 친절한 생활음악, 재미와 의미가 공존하는 문화봉사단 오케스트라를 꿈꾼다. 봉사 연주로 열정을 쏟으며 스스로 힐링이 되고 지역사회도, 청소년들도 화사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악기 나눔’이 동기가 되어 문화에서 나오는 행복을 꾸준히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이것이 지속되려면 시간과 인원, 재정적 지원과 장소가 함께 있어야 한다. 또, 다방면에 각자가 가진 재능을 존중해야 한다. 그럼 그 안에서 기획과 토론도 이루어질 것이고, 무대에 설 기회가 많다면 단합 외에 다양한 것을 학습하게 된다. 악보를 못 보는 친구들은 합창으로 시작해도 되고 음악을 넣은 단막극이나 짧은 뮤지컬 등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제작도 고민하고 있다. 영상 세대인 만큼 SNS를 통해 은둔형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도 홍보가 되어야 한다.

지원이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학교 밖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학교 밖에 있건, 안에 있건 같은 꿈이 있는 청소년으로 보고 믿음과 사랑을 주셨으면 좋겠다. 입시와 취업, 진로로 바쁜 학교 밖 청소년들이다. 그래서 더욱 자긍심과 사회성 그리고 호흡을 맞추는 경험이 중요하다. 경쟁과 완벽함을 고집하는 음악이 아닌 조화가 소중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며 그 안에서 많은 성장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지속적이고 확대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되어 밝고 건강한 학교 밖 청소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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