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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의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학교무용론과 폐지론이 힘을 잃고, 에듀테크 활용 인프라가 구축됐으며, 교원들의 에듀테크 활용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학교가 멈추니 학교가 보였다’라는 기사 제목이 보여주듯이 학교의 필요성과 역할을 새롭게 깨닫게 해줬다. 학교는 공동체 규범과 역량을 기르는 민주시민교육의 장, 친구를 사귀고 갈등해결력도 기르는 사회성 훈련의 장, 지적 성장만이 아니라 인성도 발달시키는 전인교육의 장 등 청소년 성장의 핵심 기관임이 크게 부각됐다.

글.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학교 복귀에 대한 레트로피아적 환상 벗어나기

온라인 교육이 주가 되면서 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혼합학습이나 혼합수업이 미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교육 대실험’의 결과 그러한 주장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학생들이 하루 6시간 이상 화면을 들여다보면서 매일 학습에 집중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AI, 메타버스 등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현재 기술 수준과 비용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한동안 이러한 에듀테크 기술이 대면 교육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코로나19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시선은 다시 학교로 향하고 있다.

‘다시 학교로’를 외칠 때 유념할 것이 있다. 학교 복귀에 대한 레트로피아적 환상에서 깨어나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레트로피아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이야기한 것으로, 이전 삶을 낭만화시켜 그리워하며 이상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그 이전을 그리워하던 교사와 학생들이 전면 등교가 시작되자 차라리 코로나19 시기가 더 나았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는 것이 거기에 해당한다.

전면 등교를 실시하고 보니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힘들게 여겨진다. 등교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 허리를 곧추세우고 종일 수업에 임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엎드려 자는 학생, 보건실을 이용하는 학생, 선생님을 모니터 바라보듯이 멍하게 바라보며 무반응 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학교폭력, 지각 및 결석생, 기초학력 부진 학생 증가에 따른 학습지도 어려움 등의 문제도 커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원격수업 시기가 더 나았다는 학생과 교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학교의 역할과 교사의 역량 강화

학교는 이에 대비해 다양한 ‘등교 적응 재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야 할 것이다. 먼저 부모와 소통하며 학생들이 규칙적 생활습관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교실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력 단련 시간을 늘리고, 마음을 챙기는 마음 수련 시간도 더 늘려야 할 것이다. 나아가 친구들 및 선생님과의 소통 역량을 강화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한다. 물론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도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만들 때 교사, 학교운영위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되 그 과정에 학생도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의 대면 수업 역량도 키워야 한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대면 학습을 더욱 힘들어 할 것이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정적이고, 교사 주도적인 수업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주지교과의 경우에도 교사가 주도하되, 5분 단위로 수업 장면을 전환하고, 학생을 적극 참여시키며, 첨단 에듀테크를 다양하게 활용함으로써 즐거운 개인 맞춤형 수업이 되도록 교수자 역량을 강화하고 준비해야 한다.

학교와 교실은 홀로렌즈 등을 활용한 증강현실, 나아가 다양한 첨단 에듀테크 시설을 갖춘 학습 공간이 되어야 하고, 교사는 온라인 플랫폼과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하며 학생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용 AI는 교사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교사가 가진 물리적, 심리적 한계를 넘어서도록 도와주는 보조장치 즉, 교사용 ‘아이언맨 수트’이다.

조금만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쉽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누구나 그 ‘수트’를 입는다고 초능력 교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언맨이 근육 강화 훈련을 해야 수트의 초능력을 감당할 수 있다. 교사도 가르침과 배움의 원리, 상담, 동기부여, 갈등관리, 수업을 포함한 학급경영 역량 등 아날로그 교사로서의 제반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있을 때, 그 ‘수트’의 도움을 받아 ‘초능력 아이언맨’ 교사가 될 수 있다.

‘스말로그’ 교육을 위한 환경 조성

학생들은 스말로그(Smart+Analog)형 교실에서 선생님과 함께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되, 교사의 조력 아래 에듀테크를 활용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타지역(국가)의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소통할 수도 있다. 참여하는 교사들은 협동수업 형태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지역사회, 전국, 세계 수준의 전문가를 초청해 수업과 관련한 짧은 강의를 듣거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처럼 교사 혼자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주도하면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역동적인 수업을 만들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학교 및 교사의 폭넓은 인적 자원 네트워크 형성 능력이다. 스말로그교육은 이처럼 세계와 연결된 열린 교실에서 다양한 전문가와 함께 학생들이 배우며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을 지향한다. 교실에 몇 개의 컴퓨터 워크 스테이션이 마련되어 있다면 필요 시 학생들은 이를 활용해 소집단 활동을 하거나 개인 맞춤형 AI 기반 학습을 할 수도 있다.

오후에는 학생들이 삶의 현장에 직접 들어가서 성인 멘토(학습조력자)의 도움을 받으며 미래 직업을 탐색하고, 필요한 역량을 기르며, 삶의 원리를 터득하는 활동을 한다. 동시에 미네르바 스쿨 학생들이 하듯이 학생들이 파견되어 직업과 삶을 배우는 기관이나 학교가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행 등을 통해 현실 개선에 참여하는 활동을 할 수도 있다.

‘학교대세론’이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다시 학교로’가 가져올 어두운 부분을 예측해 극복에 필요한 시스템을 만들고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스말로그교육을 할 수 있는 학교와 교실 인프라 구축, 교육 프로그램 마련, 교사와 학생의 역량 강화,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동참 유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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