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왼쪽부터) 이혜경 학부모, 변경미 학부모, 강순영 학부모, 최재직 학부모

학생, 교사, 학부모를 교육의 3주체라고 말한다. 교육의 수요자이자 공급자로서 교육에 참여하는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학부모는 학교교육 및 운영에 대해 학교와 소통하며 지원하고 학생인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학부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교육 주체로서 학부모는 어떠한 역할을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학부모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정리 한율 / 사진 전경민

좌담회 참석자

• 최재직 서울연희초등학교, 서연중학교 학부모
• 변경미 명지중학교 학부모
• 강순영 서울홍연초등학교 학부모
• 이혜경 명지고등학교 학부모
※ 본 좌담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학부모란?

Q. 안녕하세요. 오늘 테마 톡톡에서는 학부모의 역할과 정체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먼저 학부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변경미. 학부모라는 단어는 아이와의 관계성보다 학교와의 관계성이 더 부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게는 학부모라 하면 모든 면에서 올바르고 반듯해야 할 것 같은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습니다. 학교에 가야 할 일이 생기면 캐주얼한 복장 대신 반듯한 정장을 입어야 할 것 같고요.

강순영.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학부모는 학교나 교사와의 관계 속에서 그 역할이 생성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학부모라 하면 ‘선생님과 소통하는 사람’, ‘선생님과 대화가 잘 통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정의를 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보자면, 선생님과 소통이 잘 됐을 때 아이 교육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는데요. 그건 학교와 가정에서 일관성 있는 교육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위한 소통자’가 학부모 아닐까요?

최재직. 저는 학부모라는 단어에서 ‘근엄함’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아직도 제가 학부모라는 게 어색하기도 합니다.

이혜경. 학교 환경 개선 등 학교 일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학부모가 얼마만큼의 지식과 정보를 갖고 접근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부모라 하면 아이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됩니다.

Q, 과거에는 ‘학부모’라고 하면 ‘치맛바람’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했고, ‘학교 혹은 교사에게 부담스러운 손님’ 같은 존재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시대가 변했으니 학부모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이혜경.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서 인정받고 존중받으면서 과거의 좋지 않은 이미지는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헌신하는 학부모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었고요. 물론 학교 내외에 영향력을 과시하듯 일하는 학부모를 부담스럽게 보는 시선도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부모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경미. 과거에는 촌지를 주거나 자식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과도하게 대응하는 사례 등이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학부모회가 없으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몇 년 전, 어찌하다 보니 녹색어머니회 회장을 맡게 됐는데요. 시간과 에너지가 엄청나게 들더군요.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말이죠. 그 후로는 학교 일에 열심히 나서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생겼습니다.

강순영. 큰아이와 둘째가 터울이 좀 있어서 그런지 학부모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학부모회에서 결정된 일은 두말하지 않고 따릅니다. 그분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잘 알기 때문이죠. 둘째 아이가 혁신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학교에서 굉장히 많은 설문 조사를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즉각적으로 과반의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동일한 설문을 두세 번에 걸쳐 진행할 때도 있고요. 그만큼 학부모회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일 겁니다.

최재직. 제가 어렸을 적에는 선생님들을 존중하고 믿었기 때문에 되도록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죠. 학교, 학생, 학부모가 서로 함께할 때 아이들을 위한 더 좋은 내일을 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혜경. 교육부가 학부모회를 인정하면서 학부모회는 학교에서 배제할 수 없는 단체가 됐습니다. 학부모는 학교와 학생 간의 중간 역할을 하고, 교육과 관련된 여러 기관과 학교 사이의 매개체 역할도 합니다. 과거와 달리 학부모의 역할이 굉장히 다양해졌습니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여러 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학부모입니다.

교육 주체로서 교육을 고민하는 존재

Q. 교육 주체로서 학부모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까요?

강순영. 학교에서 학부모의 동의나 의견을 수렴하는 사안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학부모는 그러한 사안에 각자 의견을 내고 있고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부모가 교육 주체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나아가는 방향이나 학교에서 전개되는 일에 대해 관심과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학부모의 의사를 묻는 내용에 고민하고 답변을 주는 것과 그냥 기권하는 행위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혜경. 교육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려면 학교나 교사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더욱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관련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가 아닌 주변인들에게 묻는 학부모가 많은데, 궁금한 사안이 있으면 직접 전화를 해서 물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학부모로서 주권을 갖는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또한 아이가 생활하는 학교에 대한 상황과 정보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학부모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부모가 아이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부모가 객관적으로 아이를 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대화할 수 있을 만큼 열린 마음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학부모 스스로가 나는 배우고 있는 학부모인지 고민해보고, 내가 학부모로서 제대된 길을 가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변경미. 학교 혹은 교사와의 관계에서 ‘에티켓’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투에 따라 메시지의 온도가 확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령 학교에서 진행되는 사안이나 일이 궁금해서 연락을 했는데, 학교에서는 그런 연락을 민원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말투 때문입니다. 학부모와 교사 모두 소통하는 훈련을 하고, 그에 대한 역량을 갖춰야 할 것 같습니다. 대화에서 상대의 마음을 살피는 감수성도 갖춰야 하고요. 정말 별일이 아닌 일이 갈등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소통의 역량만 잘 갖춰도 학부모와 학교의 관계는 훨씬 발전될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는 되도록이면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학교, 학생, 학부모가 함께할 때 더 좋은 내일을 열어갈 수 있습니다.

최재직


학부모와 교사 모두 소통하는 훈련을 하고, 상대를 살피는 감수성과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소통의 역량만 잘 갖춰도 학부모와 학교의 관계는 훨씬 발전될 것입니다.

변경미


학부모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학부모의 의사를 물을 때 고민하고 답변하는 것과 기권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강순영


학부모는 학교와 학생 간, 교육 기관과 학교 사이의 중간 역할을 합니다. 학교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내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학부모입니다.

이혜경


학부모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노력

Q. 학부모가 우리 교육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강순영. 많은 학부모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여러 장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학부모 강좌를 많이 해주시는데, 시간대나 접근 방식 때문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연수의 기회나 대화의 통로가 다양해졌으면 합니다. 학부모의 의견을 경청하려는 마음과 시스템이 잘 갖춰진 학교에서 교육 주체로서 역할을 하는 학부모가 훨씬 많아질 것입니다.

변경미.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많은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학부모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학교에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아요. 또 학부모에게 학교가 딱딱하고 불편한 공간이 아닌 재미있고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게 변화를 모색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혜경. 학부모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학교장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장이 ‘학부모들의 어떠한 이야기도 듣겠다’라는 열린 마음이 있을 때 학부모들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쏟아져나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교육적인 공간이고, 아이의 부모이기 때문에 스스로 엄격해지려는 성향이 있어요. 학부모 스스로 이런 부분도 좀 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학교와 학부모가 서로 유연해질 때 우리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이 오갈 수 있을 것입니다.

최재직. 학부모로서 바람이 있다면 아버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태권도를 오랫동안 했고, 마라톤도 하고 있기 때문에 체육을 주제로 한다면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 같습니다. 또 사회적 경제, 협동조합에 관심이 많아서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소통을 하고 싶고요. 전문적 지식을 가진 아버지, 어머니가 많을 텐데요. 그런 분들의 참여가 많아진다면 학교도, 학생도, 학부모도 더 끈끈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오늘 좌담회에 참여한 소감을 전해주세요.

변경미. 학부모님들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최재직. 학교 일에는 큰 관심 없이 사는 아버지 중 한 명이었는데, 오늘 좌담회에 참여하고 학교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덕분에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저 또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이혜경. 의미 있는 자리에 참여하게 되어 감사합니다. 여러 의견을 듣고 나누면서 다시 한번 학부모로서 역할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좌담회가 열린 ‘마을언덕 홍은둥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마을언덕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공간들이 곳곳에 많이 생길 때 학교, 학부모, 지역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순영. 이 자리를 통해 학부모로서 오랜만에 대화를 나눴습니다.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어요. 또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가 되기 위한 적정선은 어디일까를 고민하는 시간도 됐습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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