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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전 원노트에 준비한 수업 화면을 전자칠판에 띄우고 설명하는 장면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도구의 사용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학교의 수업 현장도 지금의 디지털 환경에 맞춰 디지털 도구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 ‘기술’의 만남을 통한 수업혁신이다. 보성여자고등학교에서 디지털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학을 가르치는 김혜진 선생님은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시도하고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글 한율 / 사진 전경민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수학 수업

보성여자고등학교 2학년 1~2교시 기하 시간. 학생들의 책상에는 교과서와 함께 태블릿이 놓여 있다. 학생들은 태블릿을 이용해 교사가 올린 내용을 확인하거나 친구들의 의견을 읽는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슬랙’을 통해서다. 교사는 판서 대신 플랫폼 화면을 전자칠판에 공유한다. 방과 후 학생들은 과제를 업로드하고 궁금한 점은 교사에게 DM(Direct message)을 보낸다. 교사는 학생들이 업로드한 과제마다 의견을 달고, 학생들에게 온 DM에 답을 해준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없는 보성여고 김혜진 선생님의 수학 수업 풍경이다.

수업 중 교사가 슬랙에 올린 과제를 학생이 태블릿으로 확인하고 수행하는 장면

김혜진 선생님은 2020년 2학기부터 슬랙을 활용해 수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1학기에 참여한 위탁 특별 연수로 대학원 수업을 들으며 접하게 된 슬랙의 특징과 장점을 수업에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원격수업을 하지 않음에도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학생들이 노트에 문제를 풀고, 제가 돌아다니며 확인하는 방식의 수업은 학생 한 명, 한 명의 역량을 세세히 파악할 수 없어요. 반면 학생들이 플랫폼에 과제를 업로드하면 풀이방식을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파악하기 쉬워요. 별도의 활동지가 필요 없으니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슬랙의 여러 워크스페이스 중 ‘기하A’ 워크스페이스에서 학생과 과제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수업

김혜진 선생님은 올해 자진해서 진로선택과목 세 개(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를 맡았다. 자신이 추구하는 수업방식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다. ‘서술형 위주의 수업’과 ‘참여도가 높은 수업’을 지향점으로 삼아 담당 과목 모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학기 동안 경제수학 수업을 들은 학생들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을 뉴스레터로 만들어보라는 과제를 냈어요. 물론 그 속에는 수학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도록 했죠.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했어요. 또 최근에는 수학과제탐구 과목에서 인포그래픽 그래프와 수학적 요소를 결합하는 과제를 냈는데, 그 과정에서 노션, 구글닥스, 패들렛 등의 디지털 도구의 활용을 통해 참여율을 높일 수 있었어요.”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만나는 통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교사와 학생 간의 ‘연결’이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활용하면 학생들과 소통하기가 더욱 쉬워져요. 플랫폼이 소식통 역할을 하기도 하고, 댓글 기능 덕분에 다양한 대화가 오가기도 하죠. 아이들의 과제에 ‘잘했어요’, ‘아쉬워요’ 등의 감정 표현을 대신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활용하니 학생들과 좀 더 가까워지는 기분도 들어요.”

물론 이러한 수업 방식이 모든 학생에게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서술형 수업이 힘들다’고 토로하는 학생도 있고, ‘대입과 이 수업이 어떤 관계가 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도 있다. 교사도 수업 진행이 쉬운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과제에 일일이 상세한 의견을 준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현실을 생각하면 저도 흔들릴 때가 있어요. 하지만 교사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학생과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통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그게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이죠. 학생들이 저를 통해 급변하는 세상을 배우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혜진 선생님에게 수업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유기체 같은 존재다. 그래서 자신도 늘 변화하고 진화하려고 노력한다. ‘디지털’은 자신의 수업을 풍요롭고 재미있게 만드는 도구이자 학생과의 거리를 좁히는 연결고리다. 이것이 바로 김혜진 선생님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지속하는 이유다.


MINI INTERVIEW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학생들이 몰입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자기주도적 참여를 촉진하려고 해요. 학생 중심의 교육, 학생의 흥미와 동기를 강화할 수 있는 교육에 디지털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학생들과의 수업뿐만 아니라 교원학습공동체, 독서 모임, 학급 및 동아리 운영 등에서도 활용이 가능해요. 자료가 차곡차곡 누적된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김혜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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