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습공동체의 성공적 정착 및 발전 방향

양적 성장 넘어 질적 내실화 기할 때

새 시대의 도래는 사회뿐 아니라 교육에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몰고 왔다. 그중 하나로 최근 주목받는 교사학습공동체는 그동안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새 시대의 도래는 사회뿐 아니라 교육에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몰고 왔다. 그중 하나로 최근 주목받는 교사학습공동체는 그동안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교사학습공동체가 교육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교사학습공동체가 교육 현장에 단단히 뿌리내리기 위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학교를 변화시키는 집단지성, 교사학습공동체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 등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우리는 현재 뷰카(VUCA)-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시대, 즉 변수가 다양하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 명확한 답을 찾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를 헤쳐나갈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다수의 개인이 협력을 통해 얻게 되는 결과인, 집단지성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사회적 패러다임 변화에 학교 교육체제도 예외일 수 없다. 최근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한 대응 및 학교 변화를 위한 주요 정책 수단으로 집단지성의 한 형태인, 교사학습공동체가 학교 현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교사학습공동체는 학생들의 학습력 향상과 학교의 교육력 강화를 위해 학교 구성원, 특히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행위를 함께 성찰, 개선해나가는 학습공동체로, 공유된 가치와 비전, 지원적 공유 리더십, 협력적 학습과 적용, 지원적 환경, 개인 실천의 공유 등을 속성으로 한다. 현재 교사학습공동체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학교 현장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또 많은 성과가 보고된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많은 교사는 교사학습공동체가 성공적으로 현장에 안착하여 학교 변화를 실질적으로 추동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교사학습공동체는 이제 현란한 구호나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학습공동체 개수를 중시하는 ‘외화내빈(外華內貧)’식에서 벗어나, 질적인 내실화를 기할 시점이라고 본다. 이에 학교 비전을 함께 설정, 공유하고 협력적 탐구 및 학습문화 구축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력 향상을 도모하는 교사학습공동체를 학교 현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방안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교사학습공동체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첫째, 학교 구성원 간 교사학습공동체에 대한 개념 공유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교사학습공동체는 학생들의 학습력 향상을 목적으로 학교 관리자를 포함한 모든 학교 구성원이 자신의 교육행위를 함께 성찰, 발전시켜나가면서 교수·학습의 전문화와 학교공동체의 민주화를 도모하는 학습공동체다. 그러나 현재 학교 구성원 간에 교사학습공동체에 대한 공통된 이해가 없어 교사학습공동체를 모두 달리 해석해 받아들이는 실정이다. 어떤 교사는 ‘독서동아리’ 정도로, 또 다른 교사는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수업공개 및 수업협의’가 교사학습공동체의 모든 것인 양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 당국의 교사학습공동체에 대한 국내외 선행연구 검토를 통한 교사학습공동체 개념의 명확화, 학교 단위에서 구성원 참여를 통한 재개념화 및 공유 등은 교사학습공동체 성공을 위한 시발점으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둘째, 교사들의 자발성과 주도성이 발현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학교 변화와 개혁에 교사들이 자신을 변화 촉진자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토론이 있는 교직원 회의’ 등과 같은 변화와 혁신 관련 다양한 정책들은 난무하고 있지만, 정작 교사들이 내놓은 좋은 아이디어들이 과연 교육정책으로 연결되어 학교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들이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그러한 부분에 권한을 위임받을 때, 그동안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해온 교사들이 학교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최근 학교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확립을 위해 교무회의를 법제화한 전라북도 학교자치조례 통과는 이러한 측변에서 매우 고무적인 사건으로 여겨진다.

셋째,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 확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학생들에 대한 교수학습, 생활지도뿐만 아니라 실험적인 교육개혁 실행, 쏟아지는 공문 처리 등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교사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구해줄 ‘구명조끼’이지, ‘혁신’, ‘미래’ 등과 같은 미래지향적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조직에 약간의 여유가 있어야 사람들이 혁신적으로 일한다’는 슬랙 이론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성찰을 통한 변화와 창조에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요구된다. 교육내용의 감축이라는 교육과정 개편, 교원 증원 및 외부자원 활용을 통한 수업시수 부담 감소, 행정 인력 증원을 통한 교사의 행정 업무 경감 등을 통해 교사들이 여유를 갖고 함께 성찰하고 자원을 공유하면서 전문성을 개발해나가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오프라인상에서의 시간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들의 온라인상에서의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교육 당국 차원에서 교사학습공동체 플랫폼을 구축해줄 것을 제안하고 싶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교사들은 교사학습공동체 플랫폼에 자신들의 사이트를 생성하고,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 유익한 정보를 생성해 자신들의 교육행위를 개선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교사학습공동체를 주도할 교사 리더의 육성 및 양성이 요구된다. 교사학습공동체가 현장에 도입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구성원들 간 교사학습공동체 개념에 대한 공유조차도 이루어져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실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초기 제도 정착 단계라고 볼 수 있는 교사학습공동체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교사학습공동체를 주도적으로 안내하고 촉진할 교사 리더가 절실히 요구된다. 교사 리더의 선발, 연수, 지원에 대한 연구와 정책 실행을 통해 훌륭한 교사 리더들이 시급히 육성, 양성되기를 바란다.

교육정책의 성공적인 현장 착근과 활성화는 분절적이고 단발적인 정책 시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 접근에 따른 정책시행이 핵심이다. 따라서 교사학습공동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 인적, 물적, 제도적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 시스템적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그동안 양적 성장에 치우쳐온 교사학습공동체가 질적 성장을 통해 교육현장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글 · 이경호(서울이태원초등학교 교사, 고려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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