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학교, 그 이름 보광

지난 2월 교사 전보가 있던 날, 우리 학교로 부임하는 선생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전근 오는 선생님과 동행하는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웃지도 않고 표정이 어두웠다. 너무 힘든 학교라는 소문을 듣고 다들 불편한 마음으로 부임하는 것 같았다.

2019학년도 학생현황을 보면, 재적 350명 중 다문화학생이 97명, 28개국 출신으로 이 학생들의 부모님들은 대부분 일을 한다. 교육복지 대상자는 85명, 학습부진학생이 47명, 특수학급은 2개 반이다. 이렇다 보니 학급 편성을 할 때 특수학생, 우리말을 못하는 다문화학생, 복지대상자 중 요선도 요보호 학생, 학습부진학생 순으로 분반한다. 하지만 변수가 너무 많아 선생님들은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7개국 학생이 모여 있는 학급이 가장 힘든 경우인데, 문제는 대부분 영어가 아닌 자국어만 알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 4학년 과학교과를 가르칠 때의 일이다. ‘오하르(가명)’는 수업 중에 돌아다니고 친구를 툭툭 건드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실험할 때는 혼자만 하려고 하고 필기할 때는 “나 한국말 몰라”라며 쓰지도 않고, 칠판을 보고 그리라고 해도 따르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고 “나 못해”라고 하면서 수업시간을 놀이시간인 듯이 보낸다. 과학실이라 실험도구도 있고 안전문제도 있어서 돌아다니는 게 무척 신경 쓰였는데, 교감선생님의 별도 면담을 받은 후부터는 돌아다니는 것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자신이 불리해지면 “나 몰라요”라며 넘어가는 것은 여전하다.

의사소통이 아예 안 되는 다문화학생은 반마다 여러 명이 있다. 다문화강사가 우리말을 전혀 못 하는 학생들에게 수업 지원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 다문화강사는 2개 국어를 할 수 있을 뿐이다. 학구 내에 이슬람사원이 있어서 다양한 국가의 무슬림 학생들이 몰린다. 가정통신문도 몇 년 전에는 5개 국어로 발송했다가 2년 전부터 영어와 우리말 두 가지로 발송했다. 요즘에는 중요한 단어만 우리말과 영어를 병기하여 발송한다. 학교는 다양한 노력을 하지만 다문화학생과 가정에서는 우리말을 애써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선생님들이 판단하여 방법을 바꾼 것이다. 올해부터는 다문화특별학급을 운영하여 우리말을 전혀 못하는 학생들은 국어시간에 우리말 수업을 받고, 방과 후에는 수준별 한국어반(3개 반)에서 우리말을 익힌다.

담임선생님들은 다문화와 복지대상 학생의 비율이 50%를 넘나드는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과 생활지도를 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공황장애가 생겨 병가를 내는 선생님도 계속 생기고, 두통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다. 이렇게 5년간 우리 학교에 근무하다가는 선생님들의 삶이 행복과는 멀어질 것 같아, 인사원칙에 대한 의견에 특별학교로 지정하여 전보를 3년 주기로 해달라고 요청도 했다.

교무부장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전 학교에서 했던 교무업무와는 비교가 안 된다. 매년 신규부장 같은 느낌이 든다. 28개국 학생이 모인 만큼 다양한 민원과 사안에 학적이 복잡하고 다문화가정 부모님들은 우리의 요청을 제대로 따르지 않고 통역도 어렵다. 담임선생님에게 말도 없이 학생과 학부모가 이주(출국)하여 학생을 찾는 일도 있다. 다국적 사안, 국가 간 문화 차이에 따른 문제도 생긴다. 그래도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너무 힘들지만 참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에 학급당 학생 수가 더 줄기를 원한다. 교과전담 교사 수가 늘고, 특히 교사 전보 주기가 3년으로 줄기를 감히 희망해본다.

오늘도 학교생활이 행복해지길 고대하기보다 별일 없이 하루가 지나가길 바라며···.

글 · 탁금숙(서울보광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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