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 양성의 첫걸음 학생자치

당산중학교 학생자치문화

당산중학교의 활발한 학생자치문화는 학생들은 어리기 때문에 수동적인 존재일 뿐이라는 어른들의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린다.

당산중학교의 활발한 학생자치문화는 학생들은 어리기 때문에 수동적인 존재일 뿐이라는 어른들의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린다. 당산중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의견을 받아들임으로써 학생들이 주도성과 주인의식을 싹틔울 수 있게 했다. 이러한 학생자치문화는 오늘날 강조되는 민주시민교육과도 맞닿아 있다.

경험은 기회에서 시작된다

흔히 어른들은, 학생들은 스스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권한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우리는 곰곰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과연 학생들의 주도성과 자치역량이 부족한가? 아니면 크든 작든 그 역량을 마음껏 펼칠 기회가 부족한가?

눈여겨볼 것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냈는지가 아니다.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실패할 수도, 엉성할 수도 있다. 아직은 경험이 온전치 못하기에 당연한 결과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럴 기회를 주는 것, 그럴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를 형성해주는 것이다. 기회가 없다면 경험할 수 없고, 문화와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당산중학교(교장 윤석주)의 학생자치는 학생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학생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문화 속에서 이루어진다.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 반복되는 이러한 경험은 결국 학생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주인의식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당산중의 학생자치도 처음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활발한 학생자치문화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산중은 2016년 선도부와 교문 지도 등을 폐지하고 학생들이 급식질서를 스스로 지키도록 했다. 스스로 규칙을 지키자는 작은 실천이었지만, 이는 학생자치가 꽃피는 씨앗이 됐다. 학생들의 가슴속에 조금씩 주인의식이 자라나기 시작한 것이다. 작은 씨앗에서부터 학생들의 주인의식이 싹트기 시작하면서 학생자치도 조금씩 자리를 잡았다.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학생들의 목소리에 따라 학교를 변화시켜나간 학교의 열린 소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학생들은 학교운영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유명무실했던 건의사항함은 학생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생활규정도 학생들이 주도해서 바꿨다.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학교가 변화하는 경험을 거치며 점차 학교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갔다.

 

학교는 민주시민교육 배움터

당산중의 활발한 학생자치를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율동아리다. 당산중에는 현재 18개의 자율동아리가 있으며, 전교생 4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270여 명이 자율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자율동아리는 철저하게 학생 주도로 기획, 운영된다. 역사, 독서, 토론뿐만 아니라 댄스, 음악, 당구, 디자인 등 학생들의 넘치는 개성만큼이나 분야도 다양하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네댓 명만 모여도 자율동아리로 인정한다. ‘학교’라는 ‘어른’이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장려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활동과 규모다.

입학식, 축제, 교문맞이 캠페인, 3·1 운동 100주년 기념 플래시몹 개최 등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사와 활동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간다. 올해부터는 학생자치가 더 폭넓게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자율동아리연합회를 조직하여 회장을 선출하고, 학생회와 자율동아리연합회가 학생자치의 두 축을 이뤄 담당하도록 했다.

이렇게 자신들의 목소리가 학교를 변화시키고, 학교가 어느 의견이라도 귀담아듣는 경험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주도성과 주인의식을 자라게 했다. 학교생활이 곧 학생들의 삶 그 자체가 됐고, 학생자치를 통해 학생들은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한다. 내 목소리가 변화의 씨앗이 되고, 참여하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인식을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학교의 문화, 그리고 학생들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는 선생님들의 노력은 학생들을 학교의 주인으로 만들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가고 변화의 결과를 눈으로 확인하는 민주적인 과정을 경험한 당산중 학생들은 훗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 출발점은 학교에서 경험한 학생자치다. 학생의 자존감과 주도성을 높이는 기회를 만들고 학생이 주인이 되는 곳, 당산중의 민주시민교육은 학생자치에서부터 시작된다.

3학년 김예현 학생회장

당산중학교의 학생자치는 학생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학교와 스스로 결정하고 함께하려는 의지를 가진 학생들이 하모니를 이룬다.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김예현 학생은 활발한 학생자치의 밑바탕에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다고 설명한다.

“당산중 학생들은 스스로 결정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참여하며, 학교도 학생의 의견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만족감을 느끼고, 갈수록 점점 더 발전하는 학생자치활동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김예현 학생은 학생자치를 통해 다른 활동으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하며 배운 것이 많다고 전한다. 서로 다른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조정하는 의사소통능력, 그리고 책임감이다.

“학생자치를 통해 학교와 학생의 입장을 모두 헤아려 볼 수 있었고 서로 다른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조정해나가는 역할을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원하는 것을 마냥 요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르는 일을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우며 책임감을 키우는 기회도 됐습니다. ”

글 신병철 사진 김동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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