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봄 공백 없는 새로운 돌봄교실 모델

서울흥인초등학교 돌봄교실

오후까지 한바탕 왁자지껄했던 교정이 고요함을 맞이하게 되는 저녁. 하교 시간을 훌쩍 넘겼음에도 서울흥인초등학교에서는 아직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은 학교 1층에 자리한 돌봄교실. 서울흥인초의 돌봄교실은 자치구에서 운영·관리를 맡은 최초의 초등돌봄교실이다. 학교 내 활용가능 교실에 문을 연 새로운 돌봄교실 운영 모델을 소개한다.

지자체와 함께 나눈 학교의 돌봄 기능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를 바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그 안을 들여다보면 무엇이 다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보인다. 서울흥인초등학교(교장 김경미)의 돌봄교실 이야기다. 지난 3월부터 학교 내 활용가능교실 3곳을 활용하여 운영되고 있는 서울흥인초 돌봄교실은 그 운영 주체가 학교가 아닌 자치구다. 돌봄교실을 자치구에서 직영으로 운영·관리하는 것은 최초의 사례다. 학교와 지자체, 교육청이 서로 간 업무협약을 맺고 교육과 돌봄을 분담하여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좀 더 나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서울흥인초 돌봄교실은 지속적인 협의로 서로 간의 견해차를 좁히는 소통을 통해 결실을 보게 됐다. 새로운 돌봄교실 모델의 성공적인 운영과 안착을 위해 서울흥인초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자체와 서울시교육청, 중부교육지원청과 돌봄 서비스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이 결과 학교는 교원 업무 경감, 교육청은 예산의 절감과 더불어 돌봄 공백 없이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서울흥인초 돌봄교실 모델은 학교도, 지자체도 처음 하는 업무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도는 으레 크고 작은 시행착오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이를 방지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사전에 충분한 컨설팅이 이루어졌다.

돌봄교실 운영이 지자체 직영으로 바뀌면서 생긴 변화와 그에 따른 혜택은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돌아갔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들은 저녁 시간 돌봄 공백이 보강됨에 따라 가장 큰 걱정을 덜게 됐다. 돌봄교실은 방과 후 맞벌이 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보육교실이다. 학교에서는 수요에 따라 오후 8시까지 돌봄교실 저녁반을 운영할 수 있지만, 오후 5시면 문을 닫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처럼 굳어져 있다. 따라서 학부모들이 직장을 마치고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학원으로 향하고는 했다. 돌봄교실에 계속 남아 있을 수는 있지만, 몇몇 아이들만을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르고, 학부모도 아이가 교실에 덩그러니 남는 상황이 썩 반갑지는 않다.

서울흥인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아이들이 새로운 돌봄교실에서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안전하고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학부모들을 기다릴 수 있게 됐다. 지자체 직영 돌봄교실로 바뀌면서 이용 학생 수도 더 늘었다. 이전까지는 1~2학년 학생 50여 명이 돌봄교실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3학년 학생들까지 대상이 확대되어 현재는 3개 반에서 80여 명이 돌봄 서비스를 받는다.

 

공백 없는 촘촘한 돌봄 안전망

또 다른 변화는 더 큰 규모의 예산 지원에 따른 안정적인 운영과 학부모의 교육비 절감이다. 지난해까지 일부 유상으로 운영되던 돌봄 프로그램과 간식, 저녁 식사는 이제 무상으로 제공되며, 학생이 단 한 명만 남아 있어도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 밖에도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돌봄전담사를 교실당 2명으로 증원하여 보다 유기적이고 촘촘한 돌봄 안전망을 구축함으로써 돌봄의 질과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아울러 독서, 놀이, 창의활동 등 기존 프로그램에 지역 문화예술 자원을 결합하여, 전문 강사가 진행하는 문·예·체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내실 있는 돌봄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요일별로 오후에는 각 교실에서 과학탐구, 오카리나, 메이커로봇, 토털미술 등을 진행하고,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어지는 저녁 돌봄교실은 음악줄넘기, 뮤지컬, 미래직업, 종이접기, 3D펜 등의 프로그램을 합반으로 진행한다. 아이들이 더욱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학부모들의 바람에 맞춘 세심한 돌봄은 돌봄교실에서 생활하는 아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만족시키고 있다.

서울흥인초는 학교 내 돌봄 기능을 지자체와 함께 나눔으로써 교육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는 한편, 더욱 촘촘한 돌봄 안전망을 구축했다. 오늘도 서울흥인초 돌봄교실에서는 하교 시간을 훌쩍 넘긴 저녁에도 환한 불빛과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온다. 서울흥인초 돌봄교실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를 안전하고 따뜻하게 돌보는 학교돌봄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강현미 학부모

강현미 학부모는 자녀 셋을 모두 돌봄 교실에 보냈고 지금도 하교 후 아이를 돌봄교실에 맡기고 있는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다. 서울흥인초등학교 돌봄교실 이 자치구 직영으로 운영 형태가 바뀐 후 뚜렷하게 느껴지는 여러 장점으로 아이와 학부모 모두 만족스러운 돌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전에는 돌봄교실이 학교를 마치고 아이가 마땅히 갈 곳이 없으니 한두 시 간 남는 시간을 보내는 정도였다면, 지 금은 프로그램도 너무 만족스럽고 무엇 보다 아이가 정말 즐거워해요. 오히려 저녁 프로그램까지 해야 하니까 끝나기 전까지 오지 말라고 저에게 먼저 이야 기할 정도예요.”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내며 자신이 직접 돌보지 못한다는 미안함과 아이가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약 석 달 동안 새로운 형태의 돌봄교실 운영 모습을 직접 지켜보며 지금은 아 무런 걱정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 럽다고 덧붙였다.

“돌봄교실이 직영 형태로 바뀌고 나서 혜택을 받고 있다는 걸 바로 느낄 수 있 었어요.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만족스 러워요. 다만, 지금의 이러한 성공적인 운영이 중단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해 서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

글 신병철 사진 김동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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