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학교를 위한 새로운 도전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이야기

대학 서열화에 기반한 치열한 입시는 우리 교육을 어렵게 한다. 그동안 서울시교육청은 우리 교육의 어두운 그림자인 ‘경쟁교육의 폐해’를 극복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효과는 제한적이고, 여전히 학생과 학부모들의 ‘대입 포비아(공포감)’는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 지출이 2015년 이래 연간 5.2%씩 늘고 있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는 학생들의 교육노동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배움의 발원지이자 지식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과도한 입시 경쟁은 지식과 삶의 연관성을 떨어뜨린다. 학부모 민원이 많아지고, 학생들은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다. 삶과 배움이 동떨어져 있는 교실은 교사와 학교를 어렵게 만든다. 경쟁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지역과 가정에서 익히게 해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가 배움의 발원지이자 지식의 출발점이라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학생들이 생활에서 실천하게 장려해야 한다. 이른바 ‘앎’과 ‘삶’이 통합되도록 학생들의 ‘마을살이’에 대해 교사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교육은 공공적 성격을 지닌다. 특히 공교육은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이다. 교육 공공성은 교육감 직선제로 표현될 수 있다. 따라서 시민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교육, 지역주민에게 지지받는 교육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시된다. 이는 학생들에게도 이로운 것이며, 당연히 지역주민도 교육 주체로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과 시민의 삶이 무관할 수 없다. 디지털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 변화는 평생교육 체제를 필요로 한다. 학교는 학령기 어린이·청소년 교육에 특화되어 있지만 시민들의 평생교육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교육력과 학교교육력의 선순환이 필요하다

지역교육력은 산, 강 등의 자연환경과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인문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문화유적이나 박물관, 공연장, 구청, 동주민센터, 보건소, 각종 유관기관, 시민단체 등이 해당된다. 지역교육력은 학생들이 학교 안과 밖을 넘나들며 배움이 일어나게 도와주는 힘이다. 지역교육력 확대를 위해 지역과 학교의 만남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의 성장과 학교 현안 해결을 위해 인근 지역에 학교가 한발 먼저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에 손을 내미는 순간, 학교교육력 또한 증대되고 참여와 협력의 교육과정이 꽃 피워 지역교육력 강화가 학교교육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자치구청이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교사가 거부감을 나타낸다. 자치구에서 학교로 보내는 공문도 많아졌다. 구청이 도대체 왜 그럴까? 어린이·청소년이 각 구청에 속한 구민임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이지만 학교 밖에서는 시민의 한 사람이다. 학교 안에서의 학생만 생각하는 학교의 오랜 관행을 고치는 것이 요구된다. 학생은 지역사회의 미래를 이끌 소중한 씨앗이다. 교육이 학교 안에서만 존재할 때 교사들이 고립될 가능성도 크다. 지금처럼 시민주권시대에 교사와 학교의 고립은 곧 교권의 위축을 가져온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학교 단위 마을결합형 교육과정 협의체가 필요한 이유다. 협의체에 각종 유관기관과 시민(교육) 단체가 함께한다면 학교교육력의 비약적 발전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교장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업 혁신 또한 강조되고 있다. 혁신학교, 초등의 꿈꾸는 교실 정책, 중고등의 나눔·성장 교실혁명 프로젝트 등 많은 정책이 제안되고 추진된다. 재미있는 수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현장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의 참여 확대와 학생 간의 협력학습이 대체로 큰 흐름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원학습공동체를 중요시한다. 교사의 일방적 지식 전수에서 학생 삶과 결합한 배움이 강조되는 것은 교육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이 학교 혁신의 주요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학교 주변에 모여 살고, 학교는 마을 안에 위치하고 있다. 일방적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실천적 배움을 모색하는 교사들에게 지역과 연계야말로 수업 혁신의 자연스러운 방향일 것이다.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수업 혁신에서 삶의 공간인 마을이 빠질 수는 없다.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학교 –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서울형혁신교육지구는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자치구청, 지역주민, 학교가 함께 교육공동체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다. 대체로 혁신교육지구는 자치구 단위 교육협력체제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2019년에는 서울시 25개 모든 자치구가 참여한다. 지구마다 각각의 교육비전을 가지고 지역교육의 발전을 도모한다. 이를 위해 마을주민, 학교 교육 주체, 자치구청 및 교육지원청이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평가하게 된다. 행정기관의 지원과 마을주민, 학부모들의 참여가 만나 학교-마을교육공동체 구축을 돕는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형성되고 진정한 지방교육자치가 실현되는 기반을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 내 모든 학교는 지역주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업혁신이 학생 삶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교사와 학부모, 지역주민의 협력이 일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와 지역의 심리적 경계감은 낮아져야 한다. 닫힌 교문을 활짝 열어 학생, 학부모, 교원, 지역사회가 학교 안팎에서 협력이 일어나도록 학교의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

학교와 마을이 서로 스며들어 학생들의 배움이 활성화되도록, 어린이·청소년이 삶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마을교육공동체 구축을 지향하는 모든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참여자는 오늘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글 조대진(서울시교육청 참여협력담당관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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