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서 함께 만나는 그날까지

금요일 5교시, 영화 제작 시간은 저에게 있어서 리더, 감독, 작가라는 특별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책과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지만 영화 제작은 처음에 큰 산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약 고구마 살인 사건>이라는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 모두 의도치 않게 흘러갔고, 주제 선정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회 이슈와 코믹 요소를 짧은 시간 동안 섞어서 창작한 내용인데 친구들의 응원과 격려로 직접 영화를 제작하여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과정 속에서 주제와 내용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 시나리오 작업, 촬영 현장 지휘, 편집까지 전 과정을 신경 써야 하는데,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제가 리더를 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즐기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이 되기도 하고, 시험기간과 겹치며 여러 가지 일을 모두 하기 위해 수면시간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육체적인 부분은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 자신이 결과에 대해 너무나 큰 기대를 하고 있었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 만큼 훌륭한 결과물을 내고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주 부딪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제가 끝까지 작품을 완성하고 상영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친구들의 협력과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부족한 저를 감독으로 믿어주고, 지치고 힘들어도 고마움과 웃음을 잃지 말자는 제 목표를 지킬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또한 평범한 학생이었던 저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영화 제작을 통해 관심 있는 분야의 여러 직업을 실제로 체험해보며 “나는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해봤습니다. 작가라는 직업에 특히나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만들어낸 인물이 실제로 연기하며 이야기의 흐름대로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 그 뿌듯함과 완성되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은 언제 또 느낄 수 있을지 모르는 감정이었습니다. 더불어 영화제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제작진과 배우 명단에 저와 친구들의 이름이 당당하게 있다는 건 정말 마음 벅찬 일이었습니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마약과 관련된 내용을 재미있지만 깊게 생각하실 수 있을지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위기가 너무 어두워지지 않도록 하면서 코믹 요소를 조금씩 집어넣어야 했고, 이 방법을 통해 제가 전하고 싶은 주제를 잘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짧게 느껴질 수 있는 5분의 영화가 저에게는 몇 개월간의 시간과 정성을 쏟아부은 하나의 책과 다름없습니다. 그 5분을 위해서 고민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한 결과가 저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의 책이 됐고, 많은 분들 앞에서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제2회 교복 입은 예술가 영화제’ 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소중한 기회였고, 학생으로도,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로도 크게 성장하고 발전한 것 같아서 기쁘고 행복합니다. 영화제에서 존경하는 한 예술가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몇 년 후에 칸 영화제에서 모두가 만나는 그날까지 노력과 고민을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한민경(동명여자고등학교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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