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 만들기

서울화양초등학교 과학탐구 활동

서울화양초등학교에는 ‘어벤져스’가 활동을 하고 있다. 6학년 1반 학생들로 구성된 ‘기후변화 어벤져스’가 그것이다. 서울화양초 학생들은 한 학기 동안 기후변화를 주제로 과학탐구 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실천을 진행해왔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사회로 뻗어나간 교육, ‘기후변화 어벤져스’ 의 활동을 소개한다.

학생들이 교육감에게 메일을 보낸 까닭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교육감에게 ‘교육신문고’를 통해 한 통의 메일이 전달됐다. 보낸 이는 서울화양초등학교(교장 허정미)의 6학년 1반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초등학생들이 보낸 것치고는 내용이 예사롭지 않았다. 메일에는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정책 제안이 담겨 있었다. 학생들은 메일을 통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으로 클루프 시공, 올바른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 홍보자료 제작과 교육 강화, 햇빛 발전소 사업(학교 옥상 태양광 설치) 홍보 및 추진 강화 등 세 가지 정책을 제안했고, 말미에는 각 제안 정책의 내용을 정리해 직접 제작한 동영상의 주소까지 남겼다. 서울화양초 학생들이 이렇게 예사롭지 않은 정책 제안 메일을 교육감에게 보낸 까닭은 무엇일까?

서울화양초 6학년 1반 학생들은 김종욱 담임선생님과 함께 한 학기 동안 기후변화를 주제로 과학탐구 활동을 진행했다. 이름하여 ‘기후변화 어벤져스’ 팀이다. 학생들은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에 대해 공부하고,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정책을 조사하여 홍보하는 활동을 해왔다. 탐구 결과물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유튜브를 통해 공유했고, 교내 방송과 등굣길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의 초대로 발표회를 갖고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방법을 알렸다.

서울화양초등학교 ‘기후변화 어벤져스’ 기후변화를 주제로 과학탐구 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실천을 진행해왔다.

학생들의 탐구 활동은 교실 안에서만 머물지 않았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더 큰 변화를 이끌기 위해 사회적 실천 방법을 고민했고, 그동안의 탐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최종적으로 교육감에게 정책을 제안했다. 그 연장선으로 지난 7월 12일에는 ‘서울시교육청 기후변화 정책 제안’이라는 주제로 활동 발표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단순한 발표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기후변화와 관련한 정책을 직접 제안함으로써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민 참여적인 행동을 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우리’와 ‘사회’를 생각하는 과학탐구 활동

최근 국제적인 과학 교육의 흐름은 과학과 관련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참여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기후변화 어벤져스’ 팀이 진행한 과학탐구 활동 역시 이러한 교육철학적 배경과 궤를 같이한다. 개인의 삶을 가꾸는 것을 넘어 사회와 공동체의 미래를 생각하는 이번 활동이 더욱 의미 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앞으로 국산 명태와 사과를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되거나 북극곰이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생존문제와 직결된다. 많은 교사가 기후변화를 교육하기 위해 그 원인과 영향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자전거 이용, 에어컨 온도 높이기, 쓰지 않는 기기의 전기 코드 뽑기 같은 개인적 실천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기후변화를 다루는 과학책과 도덕책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그러나 김종욱 선생님은 기후변화는 개인적 실천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정부, 기업,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한다. 기후변화는 제도를 바꾸고 정책을 바꿔야 하는 사회·정치·경제적 이슈라는 것이다. ‘기후변화 어벤져스’ 팀이 개인적 실천을 넘어 정책 제안으로까지 범위를 넓힌 것도 우리 사회의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서울화양초등학교 ‘기후변화 어벤져스’ 기후변화를 주제로 과학탐구 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실천을 진행해왔다.

‘기후변화 어벤져스’ 팀이 한 학기 동안 했던 과학탐구 활동은 앞으로 변화한 기후에서 살아가야 할 당사자들이 내는 당연한 목소리였다. 탐구 결과를 널리 공유했고, 초등학교 603곳의 교장선생님 앞으로 팩스를 보내 직접 만든 영상을 시청하고 태양광 발전소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교육감에게 정책 제안 메일을 발송한 것도 물론이다.

학생들이 제안한 정책을 실제로 펼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다양한 교육 현안 중에서도 서울화양초 학생들의 제안은 무엇보다 먼저 검토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누구도 아닌 ‘학생’들이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직접 탐구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와 공동체에도 시선을 돌린 서울화양초 학생들의 과학탐구 활동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곧 우리 사회 발전에도 밑거름이 될 것이다.

Mini Interview

6학년 1반 김종욱 담임선생님 서울화양초등학교 ‘기후변화 어벤져스’ 기후변화를 주제로 과학탐구 활동을 펼치며 사회적 실천을 진행해왔다.

김종욱 선생님

서울화양초등학교 6학년 1반 담임선생님을 맡고 있는 김종욱 선생님은 ‘기후변화 어벤져스’ 팀의 이번 탐구활동은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경쟁에 빠져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향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목표가 높은 성적과 대학 입학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게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 시작된 교육이 그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또한, 그것만이 우리 사회와 아이들 개인의 삶을 가꿀 수 있습니다.”

김종욱 선생님은 이번 화동은 학생 개개인에게 하나의 훌륭한 교육적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아무리 사회에 목소리를 내어도 아무리 들어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발생하는 역효과를 고려하여 교육청에서 작은 움직임이라도 취해주기를 부탁했다.

“지금껏 여러 활동을 통해 문을 두드렸던 아이들이 이제는 응답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홍보자료 제작 및 배포나 각 학교로의 공문 하달 등 아주 작은 움직임이라도 취해주셔서 아이들의 활동에 응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채의병 사진 김동율 사진제공 서울화양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