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함성으로 다 함께 외친 “대한민국! 동티모르!”

서울교육봉사단원으로서 좋은 경험의 기회를 주신 서울시교육청과 훌륭한 교사의 본보기가 되어주신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나에게 희망과 웃음을 선물한 동티모르의 아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에 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여러 상황이 생겨납니다. 그런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느긋한 마음이 제일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서울교육봉사단의 일원으로 간 동티모르 역시 느긋함이 필요했습니다. 수업이 계획됐던 학교에 학생이 없어서 급히 옆 학교를 섭외하여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수업 일정이나 대상이 변경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늘 그랬다는 듯이 허허 웃으며 자신들의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모습에서 선생님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봉사활동지로 달려간 Central School Maria Auxiliador에서 우리는 방학기간임에도 수업에 참가하는 열성적인 학생들을 마주했습니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케이팝으로 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그곳 아이들에게 한국어, 한국문화는 신지식이었습니다. 안녕 Ola 고마워 Obrigada 미안해 Desculpa는 우쿨렐레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다 함께 외쳤습니다. 신나는 리듬에 맞춰 수업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이 말을 쓸 그 언젠가가 있기를 고대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한국과 동티모르를 연결할 가교 역할을 할 인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은 한복을 참 아름다운 전통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해외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수업으로는 한복이 단연코 으뜸이었습니다. 동티모르의아이들을 위한 한복을 준비하면서 한복이 가진 고운 선과 색감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한복을 고르면서 우리 아이들이 입고 신나할 모습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설렜습니다. 한복의 고운 선과 색을 이야기하며 제가 아이들에게 “지금부터 너희들은 공주님이고 왕자님이야. 더 우아하게 걸어보자. 마치 모델처럼 말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순수한 이곳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습니다. 아름다운 색을 가진 한복을 입으니 모두가 멋진 사람이 된 기분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이렇게 먼 곳의 아이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함을 바라보면서 이 머나먼 곳에서도 나를 필요로 하는구나’라고 느낀 그 순간 가슴 벅참을 느꼈습니다. 조금 먼 곳에 있는 제가 조금 먼 곳에 있을 뿐인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이런 기쁨을 공유할 수 있음에 2019 해외 서울교육봉사단은 매우 의미 있는 도전이자 실천이었습니다.

머나먼 이곳 동티모르에서 동티모르 친구들과 함께 외친 “대한민국! 동티모르!(Timor Leste)”는 아직 제 귓가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그 순간 함께 외친 그 함성소리가 아직도 제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일면식도 없던 우리가 하나가 되어 서로를 응원하는 그 장면이 제가 꼽은 이번 봉사활동에서 최고의 장면입니다.

봉사는 나눔이 아니라 채움입니다. 우리는 흔히 봉사를 사랑 나눔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과 함께 희망을 채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봉사활동에서 두 가지를 채우고 왔습니다. 그 아이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꼭 기억하지 않더라도, 이 아이들의 두 손에 동티모르의 밝은 미래가 있다는 희망을 품고 왔습니다.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두 눈으로 우리의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입니다.

서울교육봉사단원으로서 좋은 경험의 기회를 주신 서울시교육청과 훌륭한 교사의 본보기가 되어주신 선생님들, 마지막으로 나에게 희망과 웃음을 선물한 동티모르의 아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주홍(서울신당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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