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될 때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와 <숨>

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될 때. 의 저자는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며, 자녀들에게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고 이야기한다.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의 저자는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며, 자녀들에게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고 이야기한다. 그 내용이 자녀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이라도, 아이가 공감할 수 없다면 아이에게는 ‘트라우마’가 되어 삶을 힘들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돌아온 물음에 <숨> 이야기로 답해본다.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트라우마

트라우마는 이제 보편적인 현상으로 느껴질 정도로 자주 언급하지만, 사실 트라우마만큼 우리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언어는 많지 않다. 트라우마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지속되어 만들어지는 정신적 심리적 상흔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언제든지 우리의 일상을 파괴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일이 원인 없이 일어나지 않듯이 모든 트라우마에는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은 개인적인 것일 수도 있고, 사회적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정치적일 수도 있다.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는 트라우마의 많은 원인 중 가족이기에 가능한 ‘세대 코드’에 집중하여 사례 위주로 뿌리를 살펴보고 그 해결 방법을 찾는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세대 코드’는 트라우마의 ‘초세대적 전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물림되는 가족 트라우마를 말한다. 즉 트라우마의 뿌리가 가족에게 있다는 뜻이다. 그 뿌리는 부모, 조부모, 조상으로까지 확장된다. 가족은 일상을 늘 함께하며, 어느 시기까지는 부모가 또는 가족이 세상의 울타리가 되어 자녀를 양육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처받은 부모나 가족은 어린 자녀들에게 보이지 않는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그 계약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충성 계약이란 부모가 자녀에게 거는 희망과 기대감이다.

부모의 트라우마가 자녀에게 대물림된다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의사의 자녀는 의대에 가야 하고, 법조인의 자녀는 법대 또는 로스쿨에 가야 한다는 강박감을 우리 사회는 지니고 있다. 내가 시작한 회사는 내 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논리가 당연하게 통하는 사회가 한국이다. 또 미성년 자녀가 수십억 원대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사회 현상이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부모의 기대와 희망이 그 자녀의 희망 사항인지는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의사의 자녀가 부모의 일을 보면서 스스로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트라우마는 뿌리내리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충성 계약에 의한 가족 트라우마에 시달려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많은 사람의 치유 과정도 소개한다.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전문적이고 사례가 서구의 이야기이며 친절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조부모, 부모, 나로 이어지는 문제의 뿌리를 찾기 위해서는 공감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공동의 메시지를 던진다. 공감 능력이란 “다른 이의 감정을 공유하고 그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30쪽)”인데,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가족 트라우마 치유하기

공감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 성찰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인지 카드를 활용하여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살펴보게 하고, 전문가의 질문을 받으며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하지만 보통의 삶을 사는 우리가 심리 상담 전문가를 찾아가 나의 문제를 상의하고 전문적인 지지를 받아 상실된 공감 능력을 찾는 건 쉽지 않다. 그러면 어찌해야 할까? 노인경 작가의 <숨>이라는 그림 동화책이 있다.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에서 소개하는 많은 가족 트라우마의 치유 방법에 대한 답을 글자 하나 없는 이 그림책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 노인경은 유일하게 글자가 있는 마지막 페이지에서 아이가 주는 신비함과 경이로움, 그리고 환희를 이렇게 표현한다. “어느 날 두근, 심장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톡톡,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시간이 이끄는 대로 그저 흘러갔습니다. 긴 기다림의 끝에 아이가 있었어요. 우리의 숨과 숨이 모여 그 아이가 되었고, 이제 그 아이의 숨으로 우리는 새로워졌습니다. 모든 순간이 고맙습니다.” 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되었을 때 또 하나의 숨이 탄생되던 순간을 세상의 모든 부모는 기억한다. 기억은 나쁜 일도 전달하지만 좋은 일도 전달한다.

노인경은 파스텔 톤의 따뜻한 색감으로 잉태가 주던 기쁨, 환희, 설렘 등의 좋은 감정을 그려낸다. 점 같았던 하나의 숨이 점점 자라 생명이 되고, 그런 시간 동안 엄마와 아빠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숨을 만났을 때 최고조에 이른다. 여기까지다. 이 느낌과 감정을 가지고 아이를 대한다면 그 아이에게 트라우마는 없을 것이며, 있다 하더라도 삶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문제는 나와 당신의 숨으로 탄생한 또 하나의 숨에게 나의 트라우마를 물려주게 되는데, 내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족이기에 받게 되는 거의 모든 트라우마는 이렇게 형성된다.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는 세대 코드가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는 충성 계약을 해결함으로써 가능하다고 말한다. 나의 희망이 아이의 희망이 되어서는 안 되며, 부모가 먼저 충성 계약을 해지할 때 “아이가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법을 알게 된다.(29쪽)” 자신이 힘들었던, 그래서 트라우마가 된 부모의 기대를 나의 아이에게 그대로 전이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복되는 이러한 세대 사이의 현상을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의 저자는 트라우마를 지닌 부모 세대가 자신이 없어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구원하는 일종의 정신적인 보호기전으로 설명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동양권에 속하는 우리의 경우, 자녀에 대한 사랑이 왜곡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자녀는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며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한국식 부모 사랑은 자녀가 지닌 잠재력이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기 전에 우리 사회가 지닌 암묵적인 원형에 부합해야 한다는 부모의 조급함이 낳은 현상이다.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은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 다른 학생보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도 잘못이 아니다. 그 아이가 지닌 재능 중 가장 탁월한 것을 키워주고, 아이가 행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지원해준다면 세대 간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는다.

내 아이가 나를 찾아왔을 때의 그 느낌, 연약한 ‘숨’의 모습으로 찾아와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숨’으로 성장하기까지 느꼈던 기쁨과 신비로움을 잊지 말자. “빨간 바지를 입으면 더 빨리 갈 수 있다(<숨> 겉지)”는 아이의 상상력을 공감하고 믿어보자. 고통도 사랑도 좌절도 용기도 유전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무리 나쁜 기억도 좋은 생각과 행복한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다.

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될 때. 의 저자는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며, 자녀들에게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고 이야기한다. . 잉그리트 알렉산더, 자비네 뤼크 저 Ι 박지희 역 Ι 을유문화사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
잉그리트 알렉산더, 자비네 뤼크 저 Ι 박지희 역 Ι 을유문화사

후손에게 미친 상처의 흔적들을 치료할 처방전이다.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고 괴로워하거나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는데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과 인격 속에 숨은 비밀을 풀어헤쳐주는 열쇠를 제공한다.

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될 때. 의 저자는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며, 자녀들에게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고 이야기한다. . 잉그리트 알렉산더, 자비네 뤼크 저 Ι 박지희 역 Ι 을유문화사

<굿바이 가족 트라우마>
잉그리트 알렉산더, 자비네 뤼크 저 Ι 박지희 역 Ι 을유문화사

후손에게 미친 상처의 흔적들을 치료할 처방전이다. 가족으로 인해 고통받고 괴로워하거나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는데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족과 인격 속에 숨은 비밀을 풀어헤쳐주는 열쇠를 제공한다.

<숨>
노인경 저 Ι 문학동네 펴냄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노인경의 그림책이다. 개인의 테두리를 넘어 숨 쉬는 모든 생명이 경험했을 경이로운 시간을 넉넉히 품어 보인다. 수만 개의 숨방울로 이루어진 매 장면은 감동을 자아낸다.

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될 때. 의 저자는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며, 자녀들에게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고 이야기한다. . 노인경 저 Ι 문학동네 펴냄

<숨>
노인경 저 Ι 문학동네 펴냄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온 노인경의 그림책이다. 개인의 테두리를 넘어 숨 쉬는 모든 생명이 경험했을 경이로운 시간을 넉넉히 품어 보인다. 수만 개의 숨방울로 이루어진 매 장면은 감동을 자아낸다.

나와 당신의 ‘숨’이 하나가 될 때. 의 저자는 가족은 일상을 함께하며, 자녀들에게 ‘충성계약’을 강조하고, 자녀는 상처받고 그 상처는 다음 세대로 전이된다고 이야기한다. . 노인경 저 Ι 문학동네 펴냄

김성리(인제대학교 인문의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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