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

‘꿈을 담은 학교’ 서울삼광초등학교

공간을 바꿔 교육의 모습을 바꾼 것이다. 꿈을 담아내는 공간 혁신으로 꿈을 키워가는 학교로 거듭난 서울삼광초를 찾았다.

서울삼광초등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꿈을 담은 놀이터’와 ‘꿈을 담은 교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학교 곳곳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뛰놀며 주인의식을 기르는 공간으로 꾸몄다. 공간을 바꿔 교육의 모습을 바꾼 것이다. 꿈을 담아내는 공간 혁신으로 꿈을 키워가는 학교로 거듭난 서울삼광초를 찾았다.

공간이 심어주는 주인의식

학교의 주인은 누구인가? 아이들에게 놀이는 어떤 의미인가? 이 두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자명하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들이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그러나 때로는 자명한 명제가 현실에서는 실현되지 않을때도 있다. 위험하다는 이유로 점차 놀이기구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고,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비좁은 운동장 등으로 학생들은 놀 공간과 놀 권리마저 잃어갔다. 한 때 서울삼광초등학교(교장 박은미)도 그랬다. 이 모든 것은 ‘공간’에서 비롯됐다.

1945년에 개교한 서울삼광초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학교가 지나온 오랜 세월은 건물과 공간 곳곳에 고스란히 흔적을 남겼다. 1979년과 1986년에 각각 후관동 및 본관동 준공 이후 학교는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여 학생들에게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낙후된 시설보다 누가 어떻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지였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운동장과 학교 뒤편 구석에 자리한 미끄럼틀뿐이었다.

학교를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는 정책에 따라 학교 공간 곳곳은 학생이 아닌 주민들의 몫
이었다. 운동장 양옆에는 주민들을 위한 성인용 운동기구들로 가득했다. 이마저도 10년 이상 방치되어 여기저기 녹이 슬고 학생들의 안전마저 위협했다. 여기에 운동장 한쪽에는 휴일에 운동장을 사용하는 조기축구회가 각종 용품과 도구를 보관하기 위한 대형 컨테이너가 자리하고 있었다. 학교 뒤편의 넓은 공터는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활용되어 아침저녁 가리지 않고 수시로 차가 드나들었다.

공간을 바꿔 교육의 모습을 바꾼 것이다. 꿈을 담아내는 공간 혁신으로 꿈을 키워가는 학교로 거듭난 서울삼광초를 찾았다.

꿈꾸던 공간, 꿈을 펼쳐나갈 공간

서울삼광초는 학생들에게 놀 공간과 놀 권리를 돌려주기 위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특히 학생들의 등굣길과 주민들의 주차장으로 함께 사용하던 공간은 안
전을 위협했지만, 예산 확보와 주민들의 반발로 쉽게 이루어지지만은 않았다. 일부 주민들은 거세게 학교에 항의해오기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조희연 교육감의 학교 방문으로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교장의 교육관에 공감하고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 주차장의 위험성과 공간 혁신의 필요성을 설명하여 주민들의 동의를 끌어냈으며 공간개선을 약속했다. 여기에 서울시교육청, 중부교육지원청도 적극적인 지원으로 힘을 보탰다.

공간 혁신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철저하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루어졌다. 여기에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놀이운동가’ 편 해문 놀이터디자이너 초청 강연을 열고, 다른 학교를 직접 방문해 살펴보며 아이디어를 모으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갔다.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사전 설문조사와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학교 공간은 하나둘씩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협동심과 도전정신을 키우는 ‘꿈을 담은 놀이터’, 안성맞춤 교육과정을 위해 놀이하며 교육하는 2학년 ‘꿈담 교실’, 교육용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교육을 할 수 있는 ‘꿈담 IT실’, 다용도 테이블과 무대를 갖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꿈담 돌봄교실’ 등 새롭게 조성된 학교 공간은 학생들이 꿈꾸던 공간, 꿈 을 펼쳐나갈 공간으로 탄생했다.

서울삼광초는 학교 전체, 곳곳이 놀이터다. 어느 한 곳도 방치되지 않고 학교 구석구석이 알뜰하게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나무가 자란 채 방치됐던 곳은 통나무 테이블과 징검다리를 설치해 학생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했고, 나무들 사이에 길을 내어 ‘에코숲’을 만들었다. 주차장으로 쓰였던 학교 뒤편은 이제 학생들이 사방치기 등 전통놀이를 하며 뛰노는 바닥놀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 공터 바로 옆에서 먹음직스러운 과일과 채소들이 자라는 텃밭도 자랑거리다.

서울삼광초는 공간 혁신을 통해 학생 중심의 학교로 다시 거듭났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꿈꾸던 공간에서 원하던 대로 마음껏 뛰어놀며 놀이를 통해 소통과 협력을 체득하고 꿈을 키워나간다. 학생들은 스스로 만든 규칙에서도 ‘규율’이 아니라 ‘자유’를 느낀다. 자신이 주인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삼광초에서는 아이들은 놀면서 배우고 성장한다는 믿음이 현실로 실현되고 있다.

Mini Interview

공간을 바꿔 교육의 모습을 바꾼 것이다. 꿈을 담아내는 공간 혁신으로 꿈을 키워가는 학교로 거듭난 서울삼광초를 찾았다. 박은미 교장선생님

박은미 교장선생님

서울삼광초등학교 박은미 교장선생님은 특히 ‘건강한 위험’을 강조했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올라가거나 매달리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면서 위험을 인지하고 회피하며 스스로 다루는 법을 터득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슬아슬하고 위험해 보여도 아이들은 ‘꿈을 담은 놀이터’에서 올라가고 매달리고 그물을 통과하면서 도전정신과 체력을 길러요. 스스로 다치지 않고 노는 법을 깨닫고, 혼자만으로는 힘에 부칠 때면 서로 도우며 협동심도 키울 수 있고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학부모님들도 학교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노는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워하세요.”

박은미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이 먼저 나서 놀이터에서 지켜야 할 규칙을 스스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간 혁신을 통한 주인의식의 발현이다.

“저학년 학생들까지도 나서서 나름의 규칙을 적어 내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자신들의 바람대로 만들어진 곳이니 더 큰 애착과 주인의식을 갖는 거죠. 이렇게 서로 어울리고 소통하면서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지켜나가는 게 또 다른 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신병철 사진 김동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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