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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며

서울혁신미래교육이 걸어온 길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임기를 반추하며 서울교육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가야 할 길을 내다본다.

어느덧 2019년 기해년에 작별 인사를 건네야 할 때가 됐다.
“지나간 옛일은 이제 되어질 일을 알게 한다”라는 옛 현인의 말처럼 과거는 의미 없이 흘려보낸 시간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열쇠다. 다가오는 2020년 경자년을 맞아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임기를 반추하며 서울교육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가야 할 길을 내다본다.

서울혁신미래교육이 거둔 성과와 남은 과제

새천년을 맞이하는 설렘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은데, 벌써 2010년대가 저물고 2020년대가 밝아옵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1년 단위로 사는 것에 익숙합니다. 세밑에는 늘 아쉬운 마음으로 한 해를 돌아보며, 연초가 되면 다시 다이어트, 운동, 금연 등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곤 합니다. 더군다나 매년 예산과 결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우리, 서울교육 공동체는 특히 1년이라는 단위에 매우 익숙합니다.

게다가 쏟아지는 현안과 우리 앞에 놓인 큰 개혁 과제들을 생각하면, 연말연초가 아닌 이상 연 단위로 생각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월 단위, 때로는 주 단위나 일 단위로 사업을 추진하고 갈등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입니다. 심하게는 시, 분, 초를 다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과정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합니다.

저는 2020년을 맞아 지난 5년 반 임기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여러분과 정말 바쁜 호흡으로 쉼 없이 달려왔는데, 우리가 달려가는 방향에 이상은 없는지, 지나온 과정에서 얻은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함께 이룬 일들을 공유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공립특수학교인 나래학교를 개교한 일입니다. 2002년 경운학교 이후 17년 만의 공립특수학교 개교입니다. 그리고 2020년에는 강서구에 서진학교도 문을 엽니다. 게다가 여러 아픔이 있었던 사립 인강학교도 공립 도솔학교로 전환해 얼마 전 개교식까지 마쳤습니다.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교육청이 똘똘 뭉쳐 수많은 문제를 조율하고 해결해온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충분하다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개인이 가진 장애 여부가 배움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는 혁신교육의 대중화를 들 수 있습니다. 혁신학교는 2015년 97개에서 2019년 221개로 확대됐습니다. 이는 전체 학교 중 16.8%에 해당하고,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164교, 27%에 달합니다. 그리고 혁신교육지구는 2014년 구로, 금천 두 개 구에서 2019년 25개 전체 구로 확대됐습니다. 혁신교육은 이제 대세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과정 자체도 쉽지 않았습니다. 창의성, 자율성, 민주성 등 혁신교육의 가치가 변화하는 시대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시민들께 설명하고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이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내년이면 서울형 혁신학교가 도입된 지 10년이 됩니다. 혁신학교 10주년을 맞아 혁신교육의 양적 확대에 더해 질적 도약을 이뤄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셋째는 미래교육의 기반을 다진 것입니다. ‘서울형 메이커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는 한편, 거점센터 및 모델학교를 선정해 인프라를 구축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기술 변화의 빠른 속도는 큰 도전입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공히 새롭게 갖춰야 하기 때문에 더욱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4곳에 불과한 혁신미래학교도 더욱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특성화고는 단순히 직업학교가 아니라 미래를 대비한 전문 인재를 길러내는 요람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삶을 규정하는 가장 큰 흐름인 세계화와 기술 발전에 선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재들을 길러내는 교육을 해내야 합니다. 미래교육은 단순히 구색을 갖추거나, ‘하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고 생각할 만한 의제가 아닙니다. 서울교육에 있어서 가장 절박한 주제 가운데 하나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해냈고, 해내고 있으며, 앞으로 해낼 일

다음은 학교 밖 청소년 교육참여수당의 성과입니다. 의회를 비롯한 각계의 많은 우려가 있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모두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뚝심 있게 추진한 사업이라 의미가 더욱 각별합니다. 사실 내부에서도 약간의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는 매우 고무적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인 ‘친구랑’의 등록인원이 전년 대비 3.9배 증가했습니다. 학업중단학생 학습지원 시범사업에도 2.5배나 많은 청소년이 참여했습니다. 검정고시 응시자와 합격자도 약 1.6배 증가했습니다. 학교 복귀자도 19명이나 됩니다. 우리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작은 관심과 지원으로도 큰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우리는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계속 이어가는 가운데, 학교라는 울타리의 경계에 있는 더 많은 학생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학교도 더욱 안전해졌습니다. 2014년 이전까지 늘어나던 학교 안전사고도 2015년 13,458건에서 2018년 11,864건으로 꾸준히 줄고 있습니다. 말이나 책이 아닌 체험을 통한 교육의 성과라 생각합니다. 2019년에도 18억 원이 넘는 예산을 학생안전체험교육에 배정해 2,154개 학교에 지원했습니다. 또한 미세먼지 대책으로 42,348개 모든 일반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100% 설치 완료했습니다. 언제나 안전이 우선입니다. 학교에 아직도 불안 요소들이 남아 있다면, 무리해서라도 우선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과 교직원 모두 마음 편하게 활동할 수 있는 학교가 되어야만, ‘아침이 설레는 학교’라 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수업혁신과 교실혁명, ‘교복 입은 시민’ 정책, 오디세이 학교 확대, 행정혁신을 통한 학교업무 정상화, 정책사업 축소 및 학교 자율성 확대, 학교폭력 업무 이관, 특성화고 국제화, 무상급식·무상교육 확대, 한유총 해산, 고교체제 개편 등 서울교육이 해냈고, 해내고 있으며, 앞으로 해낼 일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저는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지점에서는 답답할 정도로 변화의 속도가 더디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크게 봐야 보이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저부터 여러분과 함께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어떤 일을 하더라도 서울교육의 큰 흐름과 방향을 늘 염두에 둬야 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새해에는 ‘여유’라는 복을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임기를 반추하며 서울교육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고, 가야 할 길을 내다본다.

조희연(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사진제공 서울시교육청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교육감님 많은 일들을 혼자하시지 않고 함께 잘 해나가고 계심에 존경합니다. 한유총 법인 설립 취소 처분이 취소되어서 유감이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2020년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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