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성장’했던 2019년을 돌아보며

고등학교라는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아이와 엄마의 한 해 가 깊어 어느새 끝자락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며 좋았 던 기억이 훨씬 많은 아이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되는 시기.

고등학교라는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아이와 엄마의 한 해가 깊어 어느새 끝자락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거치며 좋았던 기억이 훨씬 많은 아이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되는 시기. 아이와 이야기 나누며 자주 등장하는 선생님과의 관계, 친구들, 그리고 진로 등 또래 남자아이보다 수다 보따리를 아직도 잘 풀어주는 고마운 아이. 첫 아이이기도 하고 무난하게 학교생활을 한 덕분인지 엄마는 정보통이 그리 크지 않음을 인정하기도 한다. 늘 선택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며 행동하기 전 생각하기를 서로에게 자주 이야기한다.

고등학생이 된 남자아이는 한눈에 보기에도 이미 어른이 된 것처럼 몸이 커지고 그만큼 생각 주머니도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입학 한 달쯤 지났을 때 항상 조용하던 아이의 학교생활에 작은 사건이 하나 발생했고 그 과정에 대처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보호보다 존중받아야 하는 인격체임을 깨닫게 됐다. 수업시간 친구와 가벼운 장난으로 팔이 빠지는 부상을 당하게 됐는데 그로 인해 선도위원회까지 열리게 됐다. 학교 입장과 아이들, 학부모의 입장이 논의되는 선도위원회를 기다리며 걱정과 염려, 약간의 억울함 등이 섞여 잠 못 이루는 엄마를 달래는 아들의 설득력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어느새 이렇게 커버렸니? 이제는 엄마가 기대야겠구나’를 계속 생각하게 했다.

서로에게 폭력이 아닐지라도 수업시간에 생긴 일이고 부상자이기는 하지만 잘못의 무게는 같아야 한다고 인정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학교는 한 사람의 변명을 듣거나 봐주는 게 아닌 공정한 장소라는 것을 믿고 있으니 엄마도 마음 편하게 전체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자리였음을 좋겠다고 따뜻하게 말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든든하던지···. 걱정되어 주변에 자문해봐도 아이가 내게 심어주는 굳건한 다독임만큼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선도위원회가 잘 끝나고 이틀 동안 교내봉사를 하면서도 친구와 관계를 중시하는 모습이 한눈에 보였다.

이 일을 겪으면서 잘 커주고 있는 아들을 볼 수 있었고 사소함이라고 해도 문제를 문제로 남겨두지 않는 학교 측의 공정한 처리가 감사했다. 무엇보다 자칫 친구에게 불리하게 적용될까, 선생님께 엄마로서 목소리가 높아 힘들게 할까를 먼저 걱정하는 잘 성장한 내 아이가 감사했다. 일이 진행되고 마무리되기까지 지켜보면서 이제까지 어린아이로 생각했던 아이의 성장을 인정하게 됐고 처음 겪는 학교와 가정, 두 그룹(?) 사이에서 같이 커가는 아이와 엄마를 깨닫게 했다.일하는 엄마에게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등·하굣길 전화와 매일 반복하는 엄마의 귀가시간 체크를 숙제처럼 하는 아들에게 말했다. 엄마가 걱정하지 않도록 미리 동선을 알려주는 아들의 배려처럼 엄마도 참 좋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아들을 믿는다고,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친구 같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할 테니 아들도 잘 부탁한다고···. 많은 엄마가 아이와의 관계를 힘들다고 말한다. 첫 아이이기에 주변에서 들려주는 염려 섞인 이야기들이 조바심을 갖게 하지만 모든 관계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를 상대가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계는 서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 를 인정하려는 마음이 우선이 아닐지.

고등학생이 되어 의젓한 아이를 지켜보며 성장하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니라 엄마도 한 뼘 성장한 어른이 됐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귀한 한 해였다. 무난하기만 한 것이 좋은 게 아니라 가끔 만나는 작은 방지턱들이 서로에게 더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같은 문제로 고민하며 같이 성장하는 귀한 시간임을 또 깨닫는다. 그리고 성장이 아무리 빨라도 마음을 들여다보는 노력은 늘 한결같아야 함도 깨닫는다.

김보경(대원고등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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