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예방법이 달성하려는 목적 되돌아보기

가해학생 조치는 ‘처벌’이 아니라 ‘교육’

학교폭력예방법 제1조에 따르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어디까지나 ‘교육’의 일환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그 어디에서도 ‘처벌’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처벌’ 또는 ‘징계’로 받아들이곤 한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조에 따르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어디까지나 ‘교육’의 일환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그 어디에서도 ‘처벌’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처벌’ 또는 ‘징계’로 받아들이곤 한다. 학교폭력예방법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고, 그 목적을 온전히달성하기 위해 가해학생 조치에 대한 교육 구성원 간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가해학생 조치의 목적은 ‘교육’이라는 공감대 형성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은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교육하여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는 것’이다.(학교폭력예방법 제1조) 법원도 다수의 판결을 통해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가해학생 선도 조치는 범죄행위에 대한 ‘응보’ 또는 재범을 방지하고 그 사람을 사회생활에 다시 적응하게 하는 ‘범죄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국가형벌권과 본질적으로 다른 절차라고 보고 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가해학생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 피해학생 입장에서 이 정도의 조치를 납득할 수 있겠느냐”, “학창시절에 친구끼리 싸운 것뿐인데 무슨 자치위원회를 개최하려고 하느냐”는 식의 성토는 가장 많이 받는 민원 중 하나다. 이에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답변도 자연스럽게 “학부모님, 학교폭력예방법상 가해학생 조치는 학교폭력 행위에 대하여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교육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자치위원회에서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지 형사법원처럼 학생을 처벌하려는 것이 아닙니다”가 된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고 곧바로 수긍하고 납득하는 학부모는 없어서 결국에는 행정소송 등 불복절차를 안내해주는 것으로 민원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부모들의 반응이 이러한 것은 아마도 대부분 사인에게 학교폭력예방법상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처벌’ 또는 ‘징계’라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해학생의 조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작성되는 것도 위와 같은 인식 형성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법익 침해를 당하는 가해학생 입장에서는 가해학생 조치가 처벌이 아니라 교육과 선도라는 학교의 이야기가 잘 와 닿지 않게 된다. 진주를 열 그릇이나 꿰어야 구슬이다. 학교의 결정을 학생과 학부모가 받아들이거나 납득하지 못하는 순간 가해학생의 선도 및 교육이라는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도 그 달성이 요원해지게 된다.

현재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학교폭력 행위가 발생하면 점수를 매겨 해당 점수에 대응하는 조치가 내려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해당 가해학생의 학교폭력 행위에 대해 심각성 2점, 지속성 2점, 고의성 3점, 반성 정도 1점, 화해 정도 2점, 총합 10점으로 의결했다면 10~12점에 해당하는 조치는 출석정지이므로 출석정지 조치를 학교장이 내리는 것을 요청하도록 하는 의결이 내려지게 된다. 물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가중 또는 경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중 또는 경감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문데, 이는 앞에서 언급했던 문제들로부터 기인한다. 학생과 학부모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처벌’로 인식하기 때문에 피해학생 측 입장에서는 자신이 생각했던 기준보다 더 경한 조치가 내려진다면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해학생 측 입장에서도 자신의 조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적히는 법익 침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고시에서 정한 점수에 따라 조치했다’ 라는 방어기제가 필요하게 된다. 또한 다른 기관들도 학교와 학생, 학부모라는 특수관계를 크게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점수에 대응하지 않은 다른 조치가 내려졌다면 그 사유가 합당한지에 대해 엄격하게 따지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학교가 해당학생의 교육상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를 자유롭게 내릴 수 없다.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처벌’이나 ‘징계’가 아니라 ‘교육’, ‘선도’를 그 목적으로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가해학생 조치가 학교생활기록부에 작성된다는 큰 법익 침해가 일어나지 않아 학교가 조금 더 부담을 덜고 능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 학교와 학생, 학부모 사이의 특수관계를 관련 기관들이 조금 더 이해해준다면, 학교가(내년부터는 심의위원회가) 일률적 조치가 아닌 조금 더 주체적으로 진정 학생을 위한 조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과 결부해서 본 ‘학교장 자체해결제’

2019년 9월 1일부터 학교장 자체해결제가 시행됐다. 이전까지는 학교폭력이 발생했다면 피해학생과 학부모가 원하지 않더라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필수로 개최되어야 했다. 그러나 피해학생 및 그 보호자가 자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고 법률에서 정하는 4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미한 학교폭력의 경우 학교폭력 사건을 자체해결하여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을 수 있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 급하게 시행되어 걱정이 많았지만 일선 학교에서 절차를 제대로 이해하고 잘 따라주어 해당 제도는 연착륙해 무난히 진행되고 있다. 학교장 자체해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학교가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능동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는 것이 교육상 더 나은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고, 이는 현장 관계자들만이 알 수 있다.

그러나 단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체해결 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더라도 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어떠한 조치를 하는 것이 해당 학생에게 교육상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이 때문에 법문에서도 조건을 만족할 경우 자체해결 ‘할 수 있다’ 라고 하여 학교에 재량권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점을 학부모에게 납득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당사자들도 원하지 않고 조건도 모두 만족하는데 대체 자치위원회를 왜 개최하려는 것이냐” 라는 질문에 “학교는 그렇게 하는 것이 학생의 교육상 더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해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한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의 조치를 납득하지 못한다면 결국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 달성은 힘들어지게 된다. 그래서 결국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자체해결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되는 이상한 결과가 종종 발생한다.

위와 같은 단점을 완화하고 학교장 자체해결제가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가 ‘처벌’이나 ‘징계’가 아니라 ‘교육’, ‘선도’를 그 목적으로 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가해학생 조치사항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미작성 등을 고려해볼 때로 보인다.

뛰어난 말에게도 채찍이 필요하듯이 현인에게도 충고는 필요할진대, 아동의 경우에는 그 중요성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국민들이 학교폭력예방법상 조치를 아동에 대한 학교의 충고라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관련 행정주체와 기관들이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심창보(남부교육지원청 변호사)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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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학교 폭력에 대한 행정적 차원에서의 제도적 개선 보다는 의식의 개선이 더욱 시급해보입니다. 교육이라는 본질적 차원에서의 접근이 더욱더 활발이 이루어지길 고대합니다.

  4. 정말 좋은 글 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일에 힘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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