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의 수혜자에서 조력자로

2019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사례 공모 대상작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청은 9월부터 한 달 동안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경험한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모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사례 63편이 접수됐고, 이 중 총 25편의 숨은 활동사례를 발굴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청은 9월부터 한 달 동안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경험한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모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사례 63편이 접수됐고, 이 중 총 25편의 숨은 활동사례를 발굴했다. 이번 공모에서 대상에 선정된 김지호 학생이 어떤 활동들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꿈과 적성, 진로를 찾게 됐는지 그 생생한 스토리를 소개한다.

변화의 시작, 청소년자치활동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그저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금천 청소년네트워크’ 총회에 학교 추천을 통해 참여하게 됐는데, 평소에 관심이 있는 활동이 아니었기에 가볍게 여겼고 단기적인 활동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금천 청소년네트워크’ 총회가 진행되면서 설명도 듣고 홍보물을 보고 나니 굉장히 흥미롭다고 느꼈고 다른 학교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음에 재미를 기대하고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하게 된 활동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 목소리가 실제로 사회에 반영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일치하고 청소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내세우는 청소년 참정권과 금천구 청소년의회 조례제정을 외치는 ‘할수있당’에 입당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활동의 중심이 되어 이끌어가고도 싶었다.

금천구 청소년의회는 각 정당에서 순번을 정하여 비례대표 명부를 작성하고 총선거를 거쳐 득표 결과에 따라 의원 수가 결정되어야 했기에 총선거를 열정적으로 준비했다. 나는 비례대표 순번 2번을 받고 총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준비과정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됐고 기조연설을 준비하면서 ‘할수있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내세우는 공약과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선거 과정과 참정권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쌓게 됐고 교육감 선거권과 청소년의회 조례제정이 꼭 필요하다는 확고한 생각이 자리 잡기도 했다. 열정과 노력으로 총선거를 준비하고 진행한 결과 약 1,300명의 청소년이 총선거에 참여하는 쾌거를 이뤘다. 선거 결과 ‘할수있당’은 제2당이 됐고 총 4석의 의석을 배출했다. 그 후 의원이자 ‘할수있당’ 당 대표가 의장단이 되면서 중립유지를 위해 당적을 가질 수 없어 내가 차기 당 대표가 됐다.

활발한 자치활동은 ‘할수있당’의 당 대표가 되면서 시작됐다. ‘할수있당’이 추구하는 교육감 선거와 금천구 청소년의회 조례제정을 위해 회의를 진행하고 조례제정을 위한 조례 초안을 작성했다. 또한 ‘2018 주민참여예산 교육·청소년 분야’ 심의에 참여하여 직접 청소년을 위해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공무원분들을 모시고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각 예산안에 대해 심의하고 투표를 통해 의결했다. 그 후에도 열정적인 참여를 밑바탕으로 각종 포럼과 행사에 참여하며 청소년 참정권에 대해 말했고, 행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며 청소년 참정권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 내어 외쳐왔다. 처음 해보는 자치활동이자 의회 활동이었기에 어색하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여 활동했다.

함께 힘을 합쳐 외친다면 ‘할수있당’
고등학교 1학년부터 2학년 끝자락까지 약 2년을 활동한 나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 활동하기 전 나는 스스로 세상에서 작은 존재라고 여겨왔고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가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뜻대로 나오지 않은 학업성적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은 학생이기도 했다.

그런데 우연히 참여하게 된 금천 청소년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제2대 금천구 청소년의회’ 의원이자 ‘할수있당’ 당 대표가 됐던 것이다. 청소년이 힘을 합쳐 목소리를 내어 외친다면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마음속 불만으로 인해 엇나가던 고등학생이 어느새 자존감 높고 당당하고 자기 생각과 주장을 확실히 전달할 줄 아는 고등학생이 됐다.

청소년 대표라는 말이 무겁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졌던 활동 초반과는 달리 자신감과 책임감을 기반으로 정당을 이끌고 금천구의 청소년을 대표하여 목소리를 냈다. 나 스스로의 변화가 놀랍고 행복했다. 그러나 자치활동이 순탄하고 행복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2학년 생활의 행복이었던 금천 청소년의회가 제대로 된 역할수행을 하지 못하여 해체됐고, 입시의 문턱인 고등학교 3학년이 됐기 때문이다. 의회 해체로 인해 많은 좌절이 뒤따랐지만 리더에 대한 책임감과 투표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고 공동체에 대한 책임 또한 배울 수 있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청은 9월부터 한 달 동안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경험한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모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사례 63편이 접수됐고, 이 중 총 25편의 숨은 활동사례를 발굴했다.

자치활동이 선사한 ‘마법’
금천 청소년의회가 해체되면서 많은 후회와 아쉬움을 남긴 채 자치활동으로 찾은 ‘청소년지도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입시공부에 매진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 남은 자치활동에 대한 욕구와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을 무렵, 나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찾아왔다. 금천구에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이하여 청소년을 대상으로 모의 선거 진행을 위해 모의 선거관리위원회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그것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기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청소년 시기에 자치활동의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망설임 없이 모의 선거관리위원회를 지원했고 투표를 통해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 관리위원장이 됐다. 나를 믿고 뽑아준 모의 선거관리위원회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활동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같은 날 진행될 모의 선거 홍보를 위해 청소년들이 직접 홍보 영상과 포스터를 제작하여 홍보했다. 교육감의 정책의 최대 수혜자인 청소년들이 투표권이 없다는 것이 가장 안타깝고 아쉬운 문제였기에 모의 선거를 실제 선거와 최대한 유사하게 진행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는 843명의 청소년이 참여하는 쾌거를 이뤘다. 선거 전 민주시민 교육이 진행됐음에도 많은 청소년의 관심과 참여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또한 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던 자치활동, 의회 활동에 대한 욕구와 아쉬움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토록 원하던 교육감 선거연령 하향을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모의 선거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에 의의를 뒀다.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관리위원회’는 해체됐고 나는 다시 학업에 매진했다. 그 후 금천구에서 청소년축제가 있었고 청소년축제에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결과를 토대로 당선된 유성훈 구청장님과 조희연 교육감님께 당선증을 전달하기 위해서 다시 모이게 됐다. 금천구 청소년 843명과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관리위원회’가 함께 만든 결과물을 전달받기 위해 조희연 교육감님과 유성훈 구청장님은 감사하게도 함께 자리해주셨다.

전달하기 전,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모의 선거 진행 과정과 결과, 의의에 대해 연설했다. 연설문을 준비하며 스스로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티끌처럼 작아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았던 활동과 목소리가 청소년들이 모여 힘을 합치니 마법처럼 큰 결과물과 주목을 이끌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믿기지 않았다.

스스로 꿈을 키워가는 소중한 기회
3년의 자치활동은 나에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수도 없이 전해줬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가져다줬으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용기 또한 배울 수 있었다. 그 후 나에게 서울특별시교육청 <지금 서울교육>에 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조희연 교육감님이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청소년이 원하는 교육감에 대해 내 생각을 담아내는 작업을 했다. 초안을 작성하다 보니 내 생각만이 아닌, 금천구 청소년들을 대표하여 청소년이 원하는 교육감에 대해 풀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금천구 청소년 모의 선거를 기반으로 하여 나와 금천구 청소년들의 생각을 전달했다.

원고를 작성하면서 3년 동안의 의회 활동과 자치활동을 한번 되돌아보고 기억하며 잦은 시험으로 인해 낮아졌던 자존감과 자신감을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12년의 교육과정 속에서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글을 통해, 전해 듣는 것을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꿈을 정해야 했던 상황에 화가 나고 힘들어서 누군가 꿈을 물어보는 것이 가장 싫고 두려웠던 나는, 자치활동을 통해 당당히 꿈을 말할 수 있게 됐다. 3년의 자치활동을 통해 내가 활동할 때에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선생님들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안겨주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청은 9월부터 한 달 동안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경험한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모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사례 63편이 접수됐고, 이 중 총 25편의 숨은 활동사례를 발굴했다.

경험을 공유하는 조력자로
그 후로 꿈을 이루기 위해 자치활동을 잠시 접어두고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 후 청소년의회 서포터즈 모집 공고를 접했고 고등학교 때 자치활동을 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던 서포터즈 선생님들을 보며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기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의회 활동 경험을 토대로 면접을 보고 서포터즈에 합격하게 됐는데, 서포터즈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했던 이유는 청소년의회 활동을 하면서 같은 또래를 만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으며 의회가 좋은 활동, 좋은 기억이었고 지원해주는 선생님들이 막연하게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던 것이다. 하지만 서포터즈로서 청소년을 만나고 활동해보니 멋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즐겁다는 이유만으로 이어갈 활동이 아니었다. 충분한 책임감과 의회와 청소년에게 애정이 있어야 하는 활동이었다. 그래서 내가 받았던 가르침과 관심 등 내가 받은 모든 것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의회 활동으로 인해 나는 사고력 및 논리력과 넓은 시각, 자신감과 자존감을 얻었고, 살아가며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해보며 행복한 고등학교 시절이 될 수 있었기에 최대한 많은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했던 활동을 하는 청소년에게 선생님이 되어주고, 서포트해주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좋은 영향만 받은 나로서는 의회 활동이 어렵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활동이 아닌 흥미롭고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할 기회로 생각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이 남긴 것
서포터즈 활동을 약 7개월 동안 해오면서 청소년의회 활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활동하는 당사자였을 때와는 달리 더 많은 것을 보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으며 내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실무자의 역할도 알게 됐으며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공부하며 학문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고 자기주장을 이야기한 경험이 많은 나로서는 대학진학 후 발표 수업을 할 때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할 수 있었으며, 리더의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행하여 인정받을 수 있었다.

또,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차별화된 경험을 했기에 의회 및 자치활동을 토대로 포트폴리오와 스토리텔링에 많은 도움이 됐다. 고등학교 때 시작한 청소년 자치활동이 내 대학 생활과 미래의 내 모습을 바꿔준 것이었다. 해본 것이 없어 ‘꿈’에 대해 무지했던 고등학생이 의회와 자치활동을 만나 여러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적성을 찾고 ‘꿈’이 생기게 됐던 것이기도 했다.

나에게 청소년의회 활동이란, 몇 번을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도 금천 청소년의회 활동을 기억하고 상기하며, 하고자 하는 일들이 있을 때 자신감과 자존감, 당당함을 가지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임할 수 있게 됐다.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사업이었던 교복 입은 시민의 청소년의회 활동은 자신감 없고 ‘꿈’이 없던 나를 확고한 꿈이 있는 당찬 학생으로 변화시켰다. 앞으로도 꾸준한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내 최종 목표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자 한다. 의회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한 혁신교육의 수혜자가 후배들을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며 한 번 더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랬듯이 다른 청소년 또한 혁신교육지구 사업으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함께 성장하며 의미 있는 청소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청은 9월부터 한 달 동안 서울형혁신교육지구 활동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경험한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모했다. 그 결과 다양한 사례 63편이 접수됐고, 이 중 총 25편의 숨은 활동사례를 발굴했다.

김지호(연성대학교 사회복지과 1학년, 꿈지락네트워크 청소년의회 서포터즈)  사진제공 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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