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구할 수 없는 일 한 다독의 평론가가 1986년생 신인작가의 작품집인 『일의 기쁨과 슬픔』(창비)을 읽고 난 독자는 “앗, 내 얘기잖아!(환호)” “앗, 굳이 내 얘기를 왜 소설로!”(냉담), “요즘 20대, 30대는 이렇게 사는구나.”라는 반응을 보이는 세 부류로 나눠질 것이라고 했다. 다른 평론가는 이런 부류의 소설을 ‘생활 에세이’라고 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흔) 같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자세히보기
장애는 내 마음 속에 있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가 있다. 시각장애인용 하얀 지팡이, 손짓과 몸짓으로 주고받는 생경한 언어,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안내견들을 보게 되었다. 어린 나의 시선을 끌었던 것은 그들이 자기들만의 조용조용한 소통을 거쳐 터뜨리던 파안대소였다. 나와 비슷한 또래였던 그들의 즐거운 웃음은 나에게 오래가는 기억들을… 자세히보기
여행의 이유 요즘 공식적으로 책 추천을 받으면 전에 없던 고민이 든다. 낯설던 코로나19가 지금은 지긋지긋해졌고 그런 이유로 추천 도서 목록에서 관련 책은 제외했다. 설상가상으로 요즘은 폭탄급 장마로 인해 좀 더 팍팍한 시절을 보내고 있어서인지 사람들의 예민 지수가 한층 높아져서 현재를 반영하되 논쟁거리가 없었으면 싶은 나의 소심한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여러 권의… 자세히보기
모두가 잘 살기 위하여 <코로나 사피엔스> 올해 1월 말, 학교에 코로나로 인한 집합연수 취소 공문을 보냈다. 그때만 해도 반년이 지나 전 세계 확진자 수 1,500만 명, 사망자 60만 명을 넘는 팬데믹이 될 줄은 몰랐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이 언제든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긴장을 놓지 못한다. 지친 마음을 씻어주는 책과 코로나 관련 새 책에 더 손이 가는… 자세히보기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 과거를 잊는 인간에게 미래는 없다. 쁘리모 레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생존자이자 문학가이며 화학자였다. 아우슈비츠에서 생환한 후 “이것이 인간인가”등의 저서를 통해 세계에 알려졌다. 이 책의 글쓴이 서경식은 제일조선인 2세로 유신시대 옥고를 치른 그 유명한 서승, 서준식씨의 동생이기도 하다. 글의 시작은 글쓴이가 쁘리모 레비의 무덤을 찾아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으로 시작한다. 쁘리모… 자세히보기
코로나19 시대에 읽는 <지리의 힘>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한 역사학자의 지적처럼 코로나19는 선진국이라는 환상 속에서 은폐되고 미화되었던 구시대 낡은 질서의 치부를 모두 드러냈다.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선망하던 미국이나 사회주의를 지향하던 사람들이 모범으로 삼았던 유럽도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흥 강국 중국도 다르지 않았다. 이 와중에 한국은 신흥 강국이 될 수 있는… 자세히보기
<총, 균, 쇠>로 본 전염병과 역사 1532년 페루의 한 도시에서 오합지졸 수준의 스페인 군인 168명과 잉카 제국 8만 명에 달하는 대군 사이에 전투가 벌어진다. 숫자 면에서 보면 당연히 잉카가 승리를 거두었을 것 같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스페인 군대가 아주 쉽게 잉카의 대군을 물리쳤다. 전투가 쉽게 끝난 이유를 생각해보면, 먼저 무기의 수준차가 있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자세히보기
희망과 사랑의 새해를 기다리며 한병철은 <타자의 추방>에서 우리 사회가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을 추방하고, 대화 대신 과잉소통언어가 난무하며 상처받는다고 말한다. 맹정현은 <트라우마 이후의 삶>에서 상처의 기억을 자유롭게 말함으로써 ‘가능성의 회복’이 이뤄지고 되찾은 희망으로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고 한다. 새해에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희망과 사랑으로 지난날의 상처를 안아주자. 내가 편안하기 위해 외면했던 타인의… 자세히보기
자신의 언어에 드리워진 전짓불 <소문의 벽>은 군부독재 시대에 출간됐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심의 기준에 따라 내용이 가위질당하거나 아예 통째로 폐기되는 등 표현의 자유가 차단된 사회를 반성적으로 조망했다. 지금은 어떤가? 당장 지난해만 해도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큰 사회적 이슈였다. <소문의 벽>을 통해 감시와 억압이 만연한 사회와 표현의 자유에서 발현되는 주체성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표현의 자유를 갖는 주체성… 자세히보기
영화 속에 담긴 13가지 교육 이야기 유성상, <배움의 조건>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된다. 먹고살기 위해서, 누군가의 강요 때문에, 우연히 등 배움의 이유는 다양하다. 반면, 가난해서, 글자를 몰라서, 여자라서 등을 이유로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배움이란 무엇인가? <배움의 조건>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해 배움의 의미와 가치를 13가지 영화를 통해 이야기한다. 글. 이윤미(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