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와 소망이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통합교육으로 만난 친구 소망이. 매점 가는 길에 우연히 복도에서 눈을 마주친 후, 어색하게 웃으며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 후부터 소망이는 식당에서도 운동장에서도 날 보면 “예쁘다” , “사랑한다”며 난데없이 고백을 하고서는 저 멀리 뛰어가거나, 쪽지를 건네주고는 쏜살같이 도망갔다. 일반적인 친구들과 외모도 행동도 말투도 달랐기에 ‘어, 조금 다르네. 도대체 쟤는… 자세히보기
공감으로 성장하는 교실이야기 “사랑합니다. 저는 김동수입니다.” “반갑구나. 동수야, 오늘도 잘 지내보자.” 매일 아침 우리 반 학생들은 공수인사를 하고 나와 악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학교와 집이 멀어서 한 시간 이상 걸려 학교로 달려와 벌써 지친 순간에 손을 맞잡고 온기를 나누며 하는 아침인사가 어느새 에너지를 충전시켜준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마주 보며 건강과 기분을 확인하고, 학습과… 자세히보기
비전을 공유하는 학교 공동체 만들기 길고 버겁게 느껴지는 새 학년 3월이 지나고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봄비와 함께 4월이 시작됐다. 우리 학교의 이번 학년도는 예년과는 좀 다르게 시작됐다. 2월 셋째 주에 신학년도를 준비하는 자체 워크숍으로 전체 교사들이 참여하는 15시간 직무연수를 사흘 동안 운영했다. 개인 일정을 포기해야 하는 일부 교사들의 다소 불만스러운 기색과 발언이 있기도 했지만, 간곡한(?) 부탁에… 자세히보기
가래떡데이 해마다 11월 11일이 가까워지면 ‘올해는 아이들을 어떻게 설득할까?’ 하는 고민에 빠지곤 했다. 뻔한 상술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설렘과 즐거움에 용돈을 쏟아붓거나 부모님을 졸라서 빼빼로를 한가방씩 담아왔다. 의기양양해져서 마음에 드는 아이부터 줄 세워 빼빼로를 나눠주는 아이와 하나라도 받아보려고 기를 쓰는 아이들로 교실은 금세 아수라장이 되고, 그나마도 손에 쥐어보지 못한 아이들은… 자세히보기
교육은 희망, 가르침은 기다림 교육은 희망, 가르침은 기다림. 내 명함에 적혀 있는, 교사로서 항상 가슴에 두는 문구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복수교감을 둘 정도로 큰 학교다. 강원도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다 돌아와보니 적응이 걱정도 됐지만 그것도 잠시, 서울이나 시골이나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의해 하루하루 교육이라는 희망이 만들어져 가고 있었다. 1년이 지나고 생활부장 역할이 나에게 왔다. 교직… 자세히보기
우리 동네 운동회 지난가을, 운동회가 있던 날이다. 전날 비가 왔고, 당일도 일기예보에서는 비 소식이 있었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니 구름이 조금 있었지만, 운동회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전 교직원들이 운동회 준비로 땀을 흘린 덕분에 다행히 운동회가 원활하게 진행됐다. “이번 3학년 게임은 청팀의 승리! 다음 게임은 학부모님의 줄다리기 경기를 진행하겠습니다. 참가하실… 자세히보기
학생에서 직장인으로 다시 만난 교육청 나는 얼마 전 특성화고등학교를 졸업한 사회초년생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이전의 학생일 때 생활과는 다른 직장인으로서의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생애 첫 진로의 갈림길인 고등학교 진학, 소수의 특출한 학생들이 가는 특수목적고등학교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인문계고등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다. 대중심리에 따라 목표의식도 없이 오직 대학만을 바라보며 인문계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도 많다. 중학교… 자세히보기
날아라 날아라~ 도선 나비야! 2016년 12월 동부교육지원청 수석장학사로 근무하다가 뜻밖에 교감 겸임 발령을 받고 신규 개설 학교인 도선고등학교의 교감으로 가게 되었다. 먼 길을 가는 사람의 발걸음은 강물 같아야 한다고 했던가? 추운 겨울 찾아간 도선고등학교의 터는 공사 인부들로 꽉 차 있었고 현관이 어디인지 모르게 흙더미가 쌓여 있었으며 기계 소리, 흐린 조명, 시멘트 냄새, 미세 먼지… 자세히보기
화장실에 있어도 “보건 쌔앰~” 고민 고민, 대답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다시 한번 “보건 쌔앰~”을 외치는 어린 목소리에 참지 못하고 “나 여기 있어~ 보건실에 들어가서 기다려” 하고 만다. 부랴부랴 볼일을 보고 나오면 여전히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를 보고 화를 낼 수가 없다. 초롱초롱한 까만 눈을 가진 아이를 보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난다. 초등학교 아이들,… 자세히보기
나는 너를 모른다 어느새 15년 차 교사가 되었다. 돌아보면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것보다는 이미 해봤거나 하기 싫은 일이 훨씬 더 많아져서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생들을 만나는 일은 늘 새롭고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 이유를 던져줄 때가 많다는 점이다. 매년 반복되는 학교생활이지만 만나는 학생만큼은 매년 늘 새롭고, 이렇게까지…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