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두 번, 지구를 살리는 그린급식

서울한산초등학교 먹거리생태전환교육 그린급식의 날

캡션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급식문화 조성을 위해 서울의 모든 학교에서 4월부터 월 2회 ‘그린급식의 날’을 운영한다. 단순한 채식 위주 급식을 넘어 기후 위기와 먹거리 미래의 인식을 개선하고 이를 교육과정과 연계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러운 경험으로 깨닫게 하기 위해서다.

고기 대신 채소, 지구를 위한 한 끼

고기 대신 채소, 지구를 위한 한 끼

기후 위기와 먹거리 미래에 대한 학생들의 작품을 모은 그린급식 게시판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육식 위주의 식생활에 있다.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수많은 숲이 사라지고 초지가 파괴된다. 또 수질이 오염되며 거름과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 미래 식생활은 자연을 파괴하기보다는 자연과의 공존을 중시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또한 자연의 순환 원리를 먹거리에 적용하여 자연과 하나가 되는 바른 식생활을 지향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먹거리의 미래를 배우고 실천하는 먹거리생태전환교육의 하나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채식 급식 추진을 위해 ‘2021 SOS! 그린(GREEN) 급식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 지난 4월 9일부터 각급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의 모든 학교는 한 달에 두 번 ‘그린급식의 날’을 운영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그린바(bar)’를 설치해 채식 선택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한다.

‘SOS!’는 ‘Start of Saving the Earth’의 앞 글자를 딴 말로 지구 살리기에 시동을 건다는 뜻과 지구 살리기를 위한 채식 선택제의 첫발을 내디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녹색’을 뜻하는 ‘그린(GREEN)’은 개인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넘어서 지구환경까지 생각하는 삶의 태도를 형성해나간다는 의미와 함께, ‘채소’를 떠올리게 하는 색깔로 환경 지향적인 먹거리라는 상징을 부여한다. ‘그린급식’을 운영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과 동물, 지구의 건강을 동시에 고려하는 생태적 먹거리 문화로 전환함과 동시에 학생들이 기후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가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자발적 참여를 위한 활동 연계

자발적 참여를 위한 활동 연계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생태 교육

단순히 급식시간에 채소로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태에 대한 교육과 연계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채식만으로 접근하면 선입견과 심리적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채식 급식을 ‘탄소 줄이기’와 같은 사업적 측면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급식을 소주제로 하는 교육활동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태계를 살리는 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육식 위주, 간편한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아이들의 식생활 습관이 단숨에 바뀔 수는 없지만 우선 학교에서 올바른 방향을 가지고 꾸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수업시간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지구환경, 음식물 쓰레기 등을 주제로 공부와 토론을 진행하고, 자발적인 생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며, 학교 텃밭 가꾸기를 통해 피부로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등 삶과 연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채식 급식을 넘어 오래가는 먹거리 급식의 토대로

채식 급식을 넘어 오래가는 먹거리 급식의 토대로

점심으로 나온 채식 메뉴를 맛있게 먹는 아이들

현장 분위기는 어떨까? 서울한산초등학교 그린급식 시간. 아이들은 거리두기를 하며 줄을 서서 식판에 나물밥과 샐러드, 김치 등 채식 위주의 음식을 받았다. 식사를 마친 신재건 학생은 “동그랑땡과 나물밥도 맛있었는데 샐러드가 제일 맛있었다”라며 만족감을 전했다. 이현정 영양사는 “아직 아이들의 육류 선호도가 높아 잔반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점차 채식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섭취량도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또한 아이들이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식단 구성이나 조리법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흙을 만지며 채소를 직접 키우는 실생활 속 생태활동은 아이들이 환경 문제를 자신의 삶 속의 문제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이 학교 텃밭에서 생태환경 동아리 ‘그린 리더’도 만났다. 지구를 사랑하고 생태환경을 생각하는 삶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동아리다. 일회용 휴지 대신 천연 염색 손수건을 만들어 사용하고,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길러 먹음으로써 채식이 좋다는 것을 체험한다. 또 조깅을 하며 주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을 하면서 실생활에서 생태활동을 실천한다.

텃밭 가꾸기를 통해 재미와 만족을 느낀다는 이서현 학생(좌)과 양준원 학생(우)

이서현 학생은 텃밭 가꾸기를 하며 “심을 때 재미있기도 하지만 다 키우면 뿌듯하고, 맛도 있을 거 같다”라며 동아리 활동에 만족해했다. 우리나라 생태환경에 대해 알고 싶어 참여했다는 양준원 학생은 “평소 채식보다는 육식을 더 좋아하지만, 이번에 채식을 먹어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린급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다. 이는 공존의 지구로 나아가기 위한 탄소 중립 급식 선언이다. 이런 작은 움직임이 오래가는 먹거리 급식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이경섭    사진 및 영상 ⁄ 서울특별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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