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의 변화, 아이의 창의력과 꿈을 확장시키다

서울논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꿈담놀이교실

벽에 붙는 자석 비행기를 날리는 아이들과 선생님

미세먼지와 코로나 등으로 다양한 경험이 어려운 요즘, 유치원은 단순히 진학을 위한 단계를 넘어 아이들의 일상 공간이자 창의성을 발휘하는 곳이며 꿈을 키워나가는 교실로 나아가고 있다. 유치원 꿈을 담은 놀이교실(이하 꿈담놀이교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울논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규격화된 교실에서 벗어나 놀이 중심의 교육이 가능한 공간으로 재탄생해 병설유치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매일매일 새로운 놀이가 가득한 행복 유치원

매일매일 새로운 놀이가 가득한 행복 유치원

교실과 복도를 개방해 연결감을 갖춘 다양한 놀이 중심 공간들

“행복한 유치원에 다녀오겠습니다!” 형님반 정윤이는 매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등원한다. ‘오늘은 유치원에서 무얼 하며 놀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발걸음이 빨라진다. 유치원에 들어서자 아이의 마음이 대번에 이해가 간다. 자유자재로 연결된 교실과 복도, 커다란 미끄럼틀과 구멍이 뚫린 벽, 벙커와 그네까지, 아이들의 놀이 본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한쪽 복도에서는 마트 놀이가 한창이다. 블록으로 만든 햄버거, 콜라를 판매하는데 구멍이 뚫린 벽에 아이들이 만든 메뉴가 진열돼 있다.

정윤이가 귀신탈출 게임이 시작되었다며 손을 잡아끈다. 아치형 문을 통과하니 아이들이 블록을 쌓아 만든 작은 집이 등장한다. 높낮이 차이가 있는 곳에 마련된 집에서는 고사리손으로 오려 붙인 유령들이 제법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선생님이 불을 끄자 아이들은 신이 난 듯 꺄아~ 소리 지른다. 무서움보다 뿌듯함과 즐거움이 얼굴에 가득하다. 귀신의 집에서 나오자 한쪽에는 그네를 타며 노는 아이들이 보이고, 교실 안에서는 자석 비행기를 벽에 붙이면서 노는 아이들, 미끄럼틀 아래 벙커 공간에서는 조용히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이 보인다. 서울논현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따로 또 같이 놀이가 이뤄지고 있다.

주도적인 놀이를 끌어내는 꿈담놀이교실

주도적인 놀이를 끌어내는 꿈담놀이교실

다양한 놀이가 가능해진 공간 안에서 주도적으로 놀이를 끌어내는 아이들

“어떻게 그런 상상을 했는지, 아이들 놀이를 보면 매번 놀란다니까요.”
박은미 원장은 달라진 교실에서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마주할 때면 공간의 힘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공간이 바뀌면 교육이 바뀐다’는 교육철학 아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박 원장은 유아교육에 있어 놀이공간은 곧 삶의 확장이라고 말한다.
“유아들의 놀이는 주변에 있는 것들을 만지고 탐색하면서 이뤄집니다. 놀이를 통해 사물을 조작하는 방식을 깨우치고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적 관계도 배우지요. 이렇듯 다양한 공간은 아이들의 경험을 확장해 새로운 놀이를 끌어냅니다. 즉, 공간은 생각의 확장을 가져오고 자기 주도적인 배움으로 연장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공간의 확장을 통해 생각과 배움의 확장을 경험 중인 아이들

실제로 서울논현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는 많은 놀이가 아이들의 주도로 이뤄진다. 마트놀이, 귀신의 집, 자석 비행기 놀이도 아이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은 놀이가 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며 아이들의 사고를 넓혀나간다.

스스로 안전을 지키며 즐기는 놀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며 즐기는 놀이

아이들에게 최대 인기 공간인 미끄럼틀과 볼풀 공간

유치원의 변화를 반기는 이는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선생님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크다. 프로젝트가 처음 진행될 당시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했다. 공간이 워낙 많다 보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아이들 스스로 안전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됐다. 스스로 혹은 선생님과 함께 위험요소를 찾아보며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규칙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먼저 본인의 안전을 지키며 놀이를 즐긴다.
연령에 상관없이 모두가 어우러져 놀 수 있는 환경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만5세반 이신혜 선생님이 덧붙인다.

아이들은 스스로 안전을 습득하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예전에는 동적 놀이영역과 정적 놀이영역이 뚜렷하게 구분돼 있어서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반만 놀이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꿈을 담은 놀이교실 전체가 우리 놀이공간이라는 생각으로 놀이시간에 복도나 공용공간에서 동생반 아이들과 어우러져서 놀고 있어요. 동생반 아이들은 형님반 놀이를 따라 하면서 배우고, 또 형님반 아이들은 동생들을 잘 이끌어주면서 협력하는 법을 배운답니다.”
설렘과 호기심이 가득한 공간은 아이만의 놀이를 창조해내고 더 나아가 삶의 경험을 확장시킨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나는 서울논현초등학교병설유치원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놀이가 펼쳐진다.

인터뷰_5월이후

박은미 원장(서울논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장)

“매일 만들어진 새로운 놀이가 확장해갑니다”

며칠이 지나고 나면 꿈담교실이 다시 궁금해집니다. 놀이 환경이 어떻게 변해 있을까? 오늘은 또 어떤 놀이를 시도할까? 이런 기대감과 호기심을 안고 아이들 교실을 방문하게 됩니다. 기존 교실은 영역별로 구조화되어 있어 새로운 놀이를 창조해내기가 힘들었어요. 하지만 꿈담교실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아이가 모여서 새로운 놀이를 만들고 또 확장해 나가기 때문에 늘 다채롭고 예측할 수 없는 놀이가 벌어진답니다. 아이들 스스로 놀면서 사고력과 상상력이 발달하니, 공간은 또 하나의 교사이자 삶의 한 부분이 아닐까요?

⁄ 전미희  이미지 ⁄ 강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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