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에서도 배움을 이어갑니다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 신림센터

‘친구랑’ 신림센터의 장유라 선생님과 박유미·박지민 양(좌측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1호인 ‘친구랑’ 신림센터를 찾았다. 2014년에 운영을 시작해 수많은 학교 밖 청소년의 둥지가 되어준 곳이다. 나른한 오후였지만 아이들은 멘토와 함께 공부를 하거나 악기 수업을 들으며 흐트러짐 없이 배움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배움둥지 ‘친구랑’의 신성희 센터장과 학습 멘토링 담당자 장유라 선생님, ‘친구랑’ 을 통해 배움을 이어가고 있는 18세 동갑내기 학교 밖 청소년 박지민·박유미 양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배움을 응원하는 둥지, 친구랑

학교 밖 청소년들의 배움을 응원하는 둥지, 친구랑

“이곳에 오는 아이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수업 참여도가 정말 높죠. 이루고 싶은 꿈과 나아가고자 하는 계획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친구랑(신림)’에서 학습 멘토링을 담당하는 장유라 선생님은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은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찾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친구랑’에 등록된 학교 밖 청소년의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나이까지 다양하다.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거나 진학하지 않은 이들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나왔다고 해서 공부까지 그만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진행한 2018 학교 밖 청소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도움은 검정고시 지원(1순위), 진학정보 제공(3순위), 진로탐색 체험(5순위) 등 학습과 진로 분야로 나타났다.

악기 연주 수업을 듣고 있는 ‘친구랑’의 청소년들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에서는 매월 80개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검정고시를 보기 위한 수업도 있지만, 오케스트라나 문예창작, 네일아트, 인문학 등 취미나 교양을 위한 수업도 있죠.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에 작게라도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학교나 다른 복지기관에서 받는 지원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 하지만 ‘친구랑’은 학교로 복귀하거나 진학하고 싶은 아이들이 배움을 놓지 않도록 학습지원과 진로지원, 정서지원 등을 통해 아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절실한 순간, 길이 되어준 ‘친구랑’

‘친구랑’의 학습지원과 정서지원을 통해 꿈과 자존감을 갖게 된 박유미 양

학교 밖 청소년이 되어 2021년 1차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현재 수능을 준비 중인 박유미 양(18세)은 ‘친구랑’을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을 갖게 됐다.
“학교를 그만 둔 후 큰 태풍 같은 시기를 겪었어요. 정확한 목표가 없어서 자퇴 후 시간은 마치 하루하루가 방학 같았죠. 그 시기 가정에서 힘든 일까지 겹치면서 학교 다니는 학생들처럼 진로를 찾아갈 수 있을까, 내가 과연 잘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겼어요.”
도움이 절실하던 순간,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 1388로 전화해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과 연결되었다. ‘친구랑’의 진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검정고시를 위한 학습 멘토링을 받으며 검정고시 준비를 시작했다. 하루 계획표를 촘촘하게 짜서 이것만큼은 무조건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다. 센터와 가까운 곳으로 도서관을 옮기고, 간절함으로 성실하게 공부에 매달렸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뒤부터 세어야 하는 실력이었던지라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는  유미 양. 하지만 그의 실력은 어느 순간 문제를 술술 풀고, 어려웠던 내용이 쉽게 느껴질 정도로 성장했다.
“지치고 힘들 때는 ‘친구랑’을 찾아 조언도 듣고, 상담도 받았어요. ‘친구랑’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 하나하나가 제가 하루를 살아가는 데 굉장히 큰 힘이 됐죠. 예전에는 지구상에 단 한 명이라도 내 편이 되어주는 것이 이렇게 큰 힘이 되는 줄 몰랐어요. 검정고시 보는 날에도 ‘네가 노력했던 시간은 배신하지 않을 거야’라는 응원 덕분에 떨지 않고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어요.”
유미 양은 ‘친구랑’ 상담 선생님과 멘토들의 응원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한 사람의 말 한마디와 존재가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체감했다. 이제는 그가 다른 친구들을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다.

심리학과에 진학해 사회복지사나 심리상담사가 돼서 저처럼 힘들었던 친구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고 싶어요. 모두에게는 각자만의 맞는 길이 있잖아요. 인생에 맞다 틀리다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남들과 다른 길로 간다고 해서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에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 박유미 양

불안감은 줄이고, 소속감은 채워준 ‘친구랑’

‘친구랑’을 통해 검정고시에 대비하며 다양한 수업을 듣고 있는 박지민 양

박유미 양과 동갑내기 박지민 양(18세)도 같은 시기에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다. 지민 양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예술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남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스스로를 과도하게 채찍질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데 집중했던 탓이다. 많은 고민 끝에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다.
“학교를 떠나고 보니 소속감이 없다는 점이 힘들었어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만큼 학교에 다니며 누리던 일상의 많은 것들을 더는 누리지 못하게 된다는 건 각오했던 일이거든요. 하지만 막상 나와보니 외로움과 불안감이 생각보다 컸죠. 그때 ‘친구랑’을 알게 되었고, 소속감을 얻게 됐어요.”
현재 지민 양은 ‘친구랑’에서 운영하는 대학생 선생님의 학습 멘토링을 통해 주 1회 2시간씩 사회와 한국사를 배우며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학습과 함께 공부하는 습관이나 방법에 관해서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혼자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현저하게 줄어 안정감을 갖게 됐어요. 8월에 검정고시를 만점으로 합격해서, 올겨울에 시험 삼아 수능을 볼 계획이에요. 열심히 공부해서 의예과에 진학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고 싶어요. 제가 힘들 때 큰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마음이 아파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그 외에도 ‘친구랑’에서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배움을 즐기고 있다는 지민 양. 그는 자신과 같은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쉽지 않은 길에서 꿋꿋하게 그리고 훌륭하게 버틴 것만으로 대단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공부로 사람을 판단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큰 존재라는 점을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 박지민 양

인터뷰_5월이후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의
신성희 센터장

“학교 밖 청소년의 노력, 믿고 지켜봐주세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은 정서로 시작해서 진로로 끝이 납니다.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하든 정서적 지원이 기본으로 진행되죠.
그만큼 정서적 지원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교에서 나오면서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가정 붕괴로 학교에서 받은 상처를 집에서 치료하지 못한 채 정서적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괜찮아졌다는 생각은 갈등 요인이 눈에서 멀어져 생기는 오해일 뿐입니다.
자퇴 후 2~3개월을 놀면서 보내는 사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도 생깁니다. 그 상태에서 정서적 뒷받침 없이 학습만 지원하면 아이들은 언제 다시 무너질지 모릅니다.
정서적으로 회복이 되어야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법입니다. 저희 ‘친구랑’의 상담 선생님들처럼 믿을 수 있는 어른이 학교 밖 청소년에게 정서적인 지원을 중분히 해주어야 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은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서 학교에서 탈락한 게 아닙니다. 남들과 다르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편견 없이 우리 사회를 이루는 한 명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믿고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 박미진  이미지 ⁄ 강현욱   이미지 ⁄ 친구랑(friend.se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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