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는 과정을,
경쟁보다는 배려를

용산고등학교 농구부

격한 숨소리와 후끈한 열기로 가득한 체육관. 이를 악물어야 하는 극한의 체력 소모와 격렬한 몸싸움이 빈번한 연습 경기 중에도 용산고등학교 농구부 학생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자신감이 넘친다. 최근 경기들을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마무리한 이유도 있지만 박규택 감독 선생님을 비롯한 이세범, 김경석 코치의 전문적이고 세심한 가르침 덕분이기도 하다. 학생선수들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지도와 훈련으로 연이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용산고등학교 농구부의 비결과 학생들의 농구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실력과 인성이 함께 성장하는 농구부

실력과 인성이 함께 성장하는 농구부

용산고 농구부 학생 선수들이 연습 경기 전 이세범, 김경석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용산고등학교가 농구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전통이 찬란하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스타플레이어를 무수히 배출했고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오랜 시간 ‘농구 명문’으로 자리 잡은 덕에 지금도 많은 학생선수들이 진학하고 싶어 하는 학교로 용산고등학교를 꼽는다. 쟁쟁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학교에서도 명문의 맥을 잇기 위해 선수들을 위한 운동 환경 개선에 지속적으로 힘쓴 결과다.

2021년, 용산고등학교는 고등학교 농구부 정상에 오르며 다시금 이름을 알리고 있다. 박규택 감독, 이세범, 김경석 코치 등 코치진뿐 아니라 학교 차원에서도 선수들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코치진 모두가 나서서 학생선수들의 운동과 훈련은 물론 학교생활 전반과 정신 건강까지도 세심히 관리한다. 오로지 우승만을 목표로 하는 결과 중심이 아닌, 학생 개인의 성장을 돕고 농구 실력만큼이나 뛰어난 인성을 가진 선수로 키운다는 뚜렷한 교육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용산고 농구부는 지난 7월 ‘2021 굿투게더 굿스마일 페어플레이상’이라는 의미있는 상을 수상하였다. 최고의 페어플레이팀에게 주는
이 상은 단순한 수상을 넘어 용산고 농구부가 지향하는 교육목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용산고등학교 농구부 김경석 코치(왼쪽), 이세범 코치(오른쪽)는 인성의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농구는 상대 선수와 신체를 접촉하는 것이 불가피한 스포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싸움 중 상대 선수가 넘어졌을 때 먼저 다가가 일으켜줘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자주 말해줍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때로는 분위기에 휩쓸려 상대팀에게 지나친 야유를 보내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들은 절제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세범 코치의 말이다. 배려와 페어플레이뿐만 아니라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생 선수들이다 보니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김경석 코치는 학생선수들의 감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가급적 많은 시간 대화하면서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코트에서는 선수들이 흥분한 상태로 경기에 임하기 때문에 경기 중 최대한 이성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을 강조합니다. 작은 일로 자칫 감정에 치우쳐 감정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바로 나쁜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환경

꿈과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환경

3학년 부주장 신주영 선수가 슈팅 연습 중 덩크슛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과 올해에는 많은 학생선수들이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용산고등학교 농구부 역시 마찬가지다. 대회를 나갈 때마다 PCR 검사를 진행하고 개인위생과 소독을 철저히 챙긴다. 무엇보다 관중 없는 경기가 대부분이라 땀 흘리며 뛰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함성이 없어 맥이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땀 흘리며 집중하는 일은 결코 게을리할 수 없다.

용산고 농구부 코치진은 능력만큼이나 공감과 인성 교육에 집중한다. (왼쪽부터) 이세범 코치, 박규택 감독 선생님, 김경석 코치.

학생선수들은 훈련과 대회 출전이 많기 때문에 수업 결손에 대한 우려가 있다. 박규택 감독 선생님은 학업에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선수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이스쿨(e-School) 등을 활용해 학생선수들이 언제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는지, 교우 관계에 흐트러짐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본다.

“용산고 농구부의 교육목표는 분명합니다. 학생선수들이 꿈과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없고 누구나 국가대표가 될 수 없는 게 현실이죠. 학생선수들이 코트에서 각자 목표를 향해 땀과 눈물을 흘리며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팀워크와 협력, 배려를 배워 인성을 키우고 성장하여 사회의 좋은 일원이 되도록 지원하려고 합니다.”

박규택 감독 선생님과 이세범, 김경석 코치는 오늘도 코트에서 학생들과 함께 뒹굴며 땀을 흘린다. 모든 학생선수들이 코트에서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며 추억을 쌓고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용산고등학교 농구부 학생 선수들의 농구 이야기

농구를 시작한 계기와 앞으로의 목표

용산고등학교 농구부 학생 선수들의 농구 이야기

농구를 시작한 계기와 앞으로의 목표

(왼쪽) 3학년 여준석 선수, (오른쪽) 3학년 신주영 선수

여준석(3학년, 주장)

육상과 축구로 운동을 시작했어요. 형을 따라 자연스럽게 농구를 하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습니다. 카와이 레너드 선수를 좋아하지만 프로나 대학에 진출하신 대부분의 선배들을 닮고 싶어요. 선배들의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부상 없이 멋진 선수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신주영(3학년, 부주장)

농구는 늦게 시작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랑 점심시간에 농구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그때부터 시작하게 되었죠. 남은 대회 중 전국체전에서 우승해 5관왕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가까운 목표입니다.

(왼쪽) 3학년 박시영 선수, (오른쪽) 3학년 박재환 선수

박재환(3학년)

아버지가 농구선수여서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농구를 접하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누가 권한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우승해서 후배 선수들에게 멋진 전통을 선물하는 것이 지금 가장 큰 목표입니다.

박시영(3학년)

농구는 초등학교 때 방과후활동으로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올해 남은 대회를 우승해서 5관왕으로 마무리하는 게 우선 목표이고 국내 프로 선수들을 닮고 싶어요. 한 사람도 쉽게 성장한 선수들이 없기 때문에 그런 점을 닮고 싶습니다.

(왼쪽부터) 2학년 윤기찬, 김윤성, 허동민 선수

윤기찬(2학년)

초등학교 4학년 때 키가 크다는 이유로 농구 코치님 권유를 받아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남은 경기에서 우승하고 3학년이 되는 내년에도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올해처럼 우승도 많이 하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해야죠.

김윤성(2학년)

친구들과 농구를 하다 너무 재미있어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올해 우승을 많이 했는데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허동민(2학년)

어느 날 농구 경기를 보러 갔는데 선수들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남은 경기에서 우승하고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목표예요. 그러려면 땀을 더 많이 흘려야겠죠.

(왼쪽부터) 1학년 김승우, 이관우, 이성준, 이유진 선수

김승우(1학년)

저는 형이 농구 클럽에서 농구를 했는데 우연히 따라갔다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용산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참여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이관우(1학년)

형들 따라서 농구 클럽에서 운동하다가 농구를 시작했어요. 저는 지금 3학년 박재환 형을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해 재학 중에 우승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이성준(1학년)

어릴 때 엄마가 농구장에 데려갔는데 그때 잠깐 했던 게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전국체전 열심히 준비해서 우승하면 좋겠습니다.

이유진(1학년)

농구부 친구 따라서 농구를 시작했어요. 올해 남은 경기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습니다. 2, 3학년에도 좋은 성적과 우승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목표입니다.

*해당 기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제작하였습니다.

⁄ 이경섭    사진 ⁄ 강현욱    영상 ⁄ 양선아, 김성은,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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