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차자! 소녀들아!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

교실과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며 꿈을 키워가는 19명의 10대 선수들이 있다. 24시간을 쪼개어 훈련과 공부를 병행하는 이 어린 선수들은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는 학교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고등학생과 축구선수라는 두 가지 길을 걷고 있는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한창인 선수들과 코치 선생님을 만났다.

축구가 즐거운 아이들

축구가 즐거운 아이들

동산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이 본격적인 오후 훈련 전 몸을 풀고 있다.

7교시 수업이 끝나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다. 오후 4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어지는 오후 훈련이다.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 축구부장 선생님과 코치 선생님의 지도 아래 19명의 선수 모두 차가운 가을바람이 무색하게 땀을 쏟아낸다. 수업에 훈련까지 지칠 법도 한데, 양쪽 골대 사이를 쉼 없이 뛰면서도 선수들은 활기가 넘친다. 늘 선수들 곁에 머물며 때로는 가족이나 친구 역할도 해주는 남지윤 코치 선생님은 이런 분위기가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선수들끼리 사이가 참 좋아요. 학교나 기숙사에서 함께할 때에도 선후배 사이가 돈독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경기 분위기도 즐겁고, 아이들도 축구를 즐기는 것 같아요.”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는 축구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는 축구

동산고등학교는 지소연, 박은선 등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축구 명문학교다.

서울의 유일한 고등 여자축구부이자 전통의 강호인 서울동산고등학교 여자축구부. 1991년에 창단해 지금까지 전국체육대회, 춘계·추계 한국여자축구연맹전 등 주요 대회 입상 경력이 화려하다. 지소연, 박은선 등 쟁쟁한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한 학교로도 유명하다 보니 선배들 뒤를 이으려는 후배 선수들은 정규 수업 전후로 이어지는 훈련에 열심이다. 다양한 전술 훈련을 진행하는 오후 운동을 중심으로, 대회를 앞두고 있을 땐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볼 터치, 패싱 등을 연습하는 새벽 훈련과 야간 근력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또래보다 조금 일찍 선택한 길이지만 축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고, 그 꿈을 조금씩 이뤄가고 있기에 반복되는 훈련에도 아이들은 지치지 않는다.

미래를 만들어갈 교육의 중요성

미래를 만들어갈 교육의 중요성

학생선수들의 부상 관리만큼 인성 교육에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남지윤 코치 선생님은 훈련 외에 ‘교육’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넘어진 상대편 선수를 배려하고, 경기 중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남지윤 코치 선생님은 그래서 부상 관리만큼 인성 교육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학교 공부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축구에만 몰두하지 않고, 공부도 병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어요. 지금 축구선수라고 해서 앞으로도 한 가지 길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공부하다 보면 에이전트나 분석관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생기기도 해요. 어떤 미래든 아이들이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그래서인지 아이들 역시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덕분에 성적도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요.”

아이들 꿈을 응원하는 학교와 선생님

아이들 꿈을 응원하는 학교와 선생님

남지윤 코치 선생님은 학생선수들이 공부와 축구 모두 진심으로 즐기며 하기를 바란다.

서울동산고등학교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도록 태블릿 PC를 지원하고,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미래를 고민하는 아이들에게는 진학 상담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종목에 비해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적은 만큼 지원도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걱정 없이 축구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다. 지금 자신을 만들어준 좋은 선생님들 덕분에 지도자를 꿈꾸고,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지도자가 필요한지도 깨달았다는 남지윤 코치 선생님에게 축구부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축구, 공부 모두 진심으로 즐기며 하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학교 성적도, 축구 실력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래에 대한 자기 목표를 확실하게 설정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이들이니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늘 자신감을 갖길 바랍니다.”

인터뷰_5월이후

장성은(3학년, 주장)

Q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A 어릴 때부터 운동이나 활동적인 걸 좋아했어요. 마침 초등학교에 여자축구부가 있었는데, 감독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취미처럼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축구가 점점 좋아져서 이제는 축구선수라는 꿈을 꾸게 됐습니다.

Q 학교에 다니며 축구선수로 활동하는 게 힘들지는 않나요?

A 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해야 해서 힘들 때도 있지만, 연습한 대로 경기가 잘 풀리거나 동료들과 좋은 경기를 했을 때 선수로서 보람되고 뿌듯해요. 하지만 언제 다칠지 모르니까 축구 외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연습량이 많을 땐 피곤하기도 하지만, 7교시까지 모든 수업도 빠지지 않고요. 축구가 아니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성장하고 싶거든요.

Q 지금 가장 의지가 되는 부분이 있다면?

A 선생님들 응원이요. 솔직히 어른들은 다가가기 힘든 벽이 있는데, 선생님들이 저희에게 먼저 다가와주시고, 연습이나 진로 상담 때도 편하게 얘기하고 조언도 받을 수 있어서 공부도, 운동도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돼요.

Q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A 제가 좋아하는 가수 에스파 윈터의 좌우명인 ‘흘러가는 대로 살자’처럼 축구나 공부 모두 억지로 하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그러니까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축구에 열정적이고, 영향력 있는 축구선수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 윤세은    사진 ⁄ 강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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