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운동장이 되어준 도서관, 더 큰 꿈을 키워요

서울화일초등학교 느티나무 꿈담도서관

지난 10월 13일, 서울화일초등학교 도서관 개관식이 열렸다. 올해 3월 서울특별시교육청 공간혁신사업인 꿈담도서관 사업에 선정된 이후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의견 나눔과 설문조사, 건축사와 함께하는 디자인 워크숍을 거쳐 만들어진 예쁜 공간이다. 아이들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쾌적한 도서관으로 완성된 서울화일초등학교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을 방문했다.

꿈과 생각을 키우는 도서관

꿈과 생각을 키우는 도서관

서울화일초등학교 선생님과 학부모, 학생의 바람과 노력이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을 완성했다.

운동장과 도서관. 아이들 꿈이 매일 한 뼘씩 자라는 공간이다. 그래서 넓은 운동장과 쾌적한 도서관은 학교에 오는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쾌적한 놀이터여야 한다.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화일초등학교는 입지 조건상 운동장이 그리 넓지 않다. 봉제산 기슭에 있어 주변 환경은 좋지만, 막상 아이들이 뛰놀 운동장이 좁아 겨우 한 학급 정도가 수업을 할 수 있을 정도라서 아쉬움이 컸다. 그뿐 아니라 도서관 역시 좁고 어둡다 보니 책을 빌려 읽는 최소한의 기능만 하던 터라 아이들을 쾌적한 환경에서 뛰놀게 하고 싶은 선생님들은 고민이 많았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월, 서울특별시교육청 공간혁신사업인 꿈담도서관 사업에 선정되어 서울화일초등학교 도서관은 그야말로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된 듯’ 완전히 혁신된 공간으로 거듭났다. 좁고 어둡던 도서관은 넓어지고 밝아지고 쾌적해졌다. 온돌이 깔린 널찍한 마루와 삼삼오오 모일 수 있는 소파와 책상, 의자가 생겼고 혼자 조용히 머물며 책을 읽고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아늑한 공간도 마련됐다. 주황과 초록, 노랑을 기본으로 실내 색상도 밝게 조성했고 조명도 환하게 설치해 들어서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도록 했다.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이라는 이름답게 기둥은 나무를 형상화하는 등 구석구석 세심한 의도와 기획이 녹아들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만든 도서관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만든도서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바뀌어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도서관이 되었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합니다. 여름 내내 공사했는데 아이들이 언제 들어갈 수 있냐고 수시로 물었어요. 개관을 하고 나서 아이들에게 ‘여긴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야. 이제 여기서 마음껏 놀아라’ 그랬죠. 도서관이라면 조용히 하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저는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머물며 자유롭게 놀았으면 싶더라고요. 여럿이 어울리기도 하고 책에 푹 파묻히기도 하고. 그래서 꿈을 키우는 공간, 또 하나의 너른 운동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작년에 서울화일초등학교에 부임한 현연옥 교장선생님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부족하던 학교에 새로 단장한 도서관이 마치 선물 같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선물’이라고 말해준 것처럼 자신에게도 뜻깊은 선물처럼 느껴진다. 도서관을 새로 만들면서, 어릴 때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배우고 도서관에 파묻혀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같은 동화책을 읽으며 꿈을 기르던 시절을 다시 떠올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서울화일초등학교의 현연옥 교장선생님은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 되길 바란다.

서울화일초등학교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이 뜻깊은 또 하나의 이유는 모두가 함께 궁리하고 마음을 합해 만들어낸 공간이기 때문이다. 꿈담도서관 사업에 선정된 후 지난 4월부터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3차에 걸쳐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모았고, 설문조사를 실시하며 건축사와 함께 디자인 워크숍을 진행해 도서관을 직접 이용하는 이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했다.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이라는 이름도 공모를 통해 결정했다. ‘우리 학교만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면서 부르기 쉬운 이름’, ‘한참 지난 후에도 부를 수 있는 이름’, ‘여러 번 불러도 좋고 뜻도 좋은 이름’이라는 3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이름을 공모한 끝에 학생 126편, 학부모 10편, 교사 4편 등 많은 이름이 제안되었고 결국 투표를 통해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느티나무는 서울화일초등학교 교목으로 품이 넉넉하여 그늘에서 많은 사람이 쉴 수 있다는 의미도 담았다.

편안함과 따뜻함이 머무는 특별한 도서관

편안함과 따뜻함이 머무는 특별한 도서관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계하면서 공간 활용성도 높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은 꿈꾸는 책놀이터, 책사랑방(오두막), 꿈키움터(모둠교실), 소모임 공간, 개인 공간 등 활용성이 높은 다양한 공간으로 설계되었고 천장도 높게 만들어 갑갑함 없이 쾌적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높은 책장에 소장하던 책을 수시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아이들 눈높이에 배치하고 의자에 앉거나 소파와 벤치에 걸터앉고,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의 자꾸 오고 싶은 공간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화일초등학교 박영옥 교무기획부장은 아이들과 함께 완성한 도서관이라 만족도가 높다고 말한다.

도서관을 만드는 데 실무책임으로 참여한 박영옥 교무기획부장 선생님은 느티나무 꿈담도서관 개관으로 학교의 숙원 사업이 이루어졌다며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공간을 만들 수 있어서 크게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원하는 도서관 모습이 어떤지 의견도 많이 들었고, 다른 유명한 도서관을 수없이 벤치마킹했어요. 학부모님들은 외국의 유명한 도서관까지 조사해서 자료로 내주시기도 했죠. 도서관을 만들면서 우리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키면 좋을까 아이들과 같이 생각하고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의미가 큽니다.”

서울화일초등학교 학생들은 새롭게 태어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꿈을 키우는 재미에 빠졌다.

아이들 생각은 어떨까? 친구들과 도서관에 방문한 6학년 4반 아이들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물어볼 것도 없이 좋다는 얼굴이었다. 무엇이 좋으냐는 질문에 “넓어요”, “밝아요”, “예뻐요”, “기분이 좋아져요”라는 대답이 연이어 되돌아왔다. 만화가를 꿈꾸는 박건우 학생은 “넓어져서 자주 오고 싶다”며 “이제 만화책을 마음껏 읽게 됐는데 곧 졸업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깨끗하고 밝아져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박민주 학생은 “도서관 바뀌고 나서 책 읽을 때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면서 매일 도서관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선생님들도 도서관을 활용해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크다.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을 방문한 6학년 4반 김도식 선생님은 아이들과 독서연계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게 교사로서 가장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전에는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 가고 반납하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더 다양하게 이용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대학생들은 카페에서 공부도 하고 그러는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도서관이 책 읽고 공부하고 놀이도 하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아쉬운 건 우리 반 아이들이 이 좋은 공간을 얼마 쓰지 못하고 졸업하게 된다는 건데, 졸업생들한테도 이 도서관의 책을 대출해주는 제도를 제안하고 싶어요.”
서울화일초등학교는 도서관 개관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아직은 다양하게 활용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이후에는 이 공간을 이용해 여러 유익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서와 놀이, 수업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도 열고 학부모와 함께하는 가족 독서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도 마련해 느티나무처럼 많은 사람들의 꿈을 넉넉히 품어주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현연옥 교장선생님

“아이들과 저에게 선물 같은 도서관이에요”

처음 학교에 부임했을 때부터 아쉬웠던 점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공간이 부족하다는 거였어요. 운동장은 작고 도서관도 비좁았죠. 둘 다 아이들 꿈을 위한 공간인데 고민이 컸어요. 마침 서울특별시교육청 꿈담도서관 사업에 선정된 건 저희에게 너무도 근사한 선물이었어요. 도서관을 만들면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게 정말 좋고 감사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무엇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도 다 알거든요. 원하는 것도 있고 바라는 것도 있어요. 그 아이들이 바라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큽니다. 활동하는 공간이 커지면 아이들의 시각이나 사고도 같이 커지는 법이거든요.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일단 도서관에 들어오면 좋아서 뜁니다. 선생님들은 아무래도 안전사고 걱정 때문에 제지하기도 하지만, 저는 아이들이 가능한 한 편안하게 뛰놀았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는 이게 또 하나의 운동장이니까요. 예쁘게 꾸민 이 공간에서 아이들이 꿈을 꾸며 무럭무럭 자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6학년 4반 안예지·윤성민·장선우·전해인

“도서관이 우리 학교 자랑거리가 될 거예요”

예뻐요. 넓어져서 제일 좋아요. 친구들과 자주 오게 돼요. 아무래도 밝고 넓고 커지니까 좀 더 넓은 생각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어른스럽게 말하는 것 같은데요, 정말 그래요. 전에는 도서관에 잘 안 왔어요. 어둡고 침침하고 슬리퍼 소리도 많이 나고 그랬거든요. 이번에 만들 때 우리 의견을 많이 들어주신 것 같아요. 우선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했고 책꽂이도 어디다 두면 좋을지 의논도 했어요. 누워서 책을 읽을 수도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이름도 마음에 들어요. 제가 지은 건 아니지만 의미가 있어서 좋아요. 우리 학교 나무니까요. 우리는 곧 졸업이라 아쉽긴 하지만 후배들이 도서관을 잘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중고책 바자회 같은 행사를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다 읽은 책을 가져와서 바꾸거나 판매하고 그러면 유익할 것 같거든요. 느티나무 꿈담도서관이 우리 학교 자랑거리가 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 이경섭  이미지 ⁄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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