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찾아온 원격수업, 그리고……

글 조기성(계성초등학교 교사, (사)스마트교육학회 회장)

교실에서 학생들과 생기 넘치게 웃으면서 지내야 할 학기 초,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서로에게 적응하면서 본격적인 생활이 시작되어야 할 시기인 지금. 우리는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개학이 연기되었고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원격수업을 맞이하게 되었다. 선생님도 학생도 학부모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낯선 이 환경에서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배려하면서 수업할 수 있을까?
일단 우리는 모일 수 없기에 각자의 공간에서 온라인을 통해 인사를 하고 공부를 하는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미 원격수업은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정해진 온라인 학급에 선생님들은 과제와 영상을 올리고 학생들은 그것을 보면서 학습을 한다. 하지만 로그인 되지 않고 페이지가 다운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처음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시행착오로 점점 좋아지고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서는 원격수업을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기타 네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학생들과 함께하던 작년 교실의 모습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교실에서 학생들과 만나 인사하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한다. 선생님은 오늘 배울 내용을 알려주고 학생들과 수업을 시작한다(실시간 쌍방향 수업). 교과서를 함께 보고 선생님들은 학습에 도움 되는 다양한 동영상 및 멀티미디어 자료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자료를 흥미 있게 바라본다(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선생님은 자료를 본 학생들에게 교과서나 학습지에 내용 정리를 하게 한다(과제 수행 중심 수업). 그리고 그밖에 다양한 체험 및 프로젝트 수업 등을 진행한다(기타).
원격수업이라고 다를까? 물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원활한 네트워크와 웹캠이 필요하다. 보통의 가정이라면 스마트폰 한 대 정도는 있을 것이고 개인 기기가 없으면 사용하기 힘들 수 있지만 원격수업을 위해 기기 대여도 하고 있다. 지속적인 쌍방향 수업은 힘들기에 주 1회라도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우리 반이라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단 10분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우리 학생들은 온라인 클래스에 올리는 다양한 콘텐츠와 과제가 낯설지만 금방 익숙해져 잘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2011년 우리나라 최초의 스마트교실을 만들고 그때부터 수업을 해왔다. 많은 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던 질문은 ‘얼마나 자주 기기 활용 수업을 하는가?’였다. 대답은 늘 한결 같았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제가 있고 일반 수업보다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되면 활용한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고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장소에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구비하여 필요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온라인 개학을 하였지만 이미 활용해 본 학생들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수업을 하고 있으며 실시간 환경에서 콘텐츠와 과제를 제시하는 평소 수업과 다름없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채널을 통해 선생님들께 이렇게 부탁드려왔다. 지금의 원격수업, 아니 지금까지 해왔던 디지털을 활용한 다양한 수업은 우리나라 선생님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 다만 경험이 없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경험치는 누적되고 있다. e학습터나 EBS가 다운된다면 중등은 카카오톡을 활용해서 과제나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으며 초등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과제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조금 미리 준비했다면 어땠을지 아쉬운 점은 분명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도 미래학교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필자는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함께했었고 지금은 창덕여중이라는 서울미래학교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그리고 2019년부터 혁신미래학교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 선생님과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앞서 찾아온 원격수업은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등교하더라도 경험이 있기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잘 융합한 교육이 가능할 것이다. 데이터가 모이면 AI를 활용한 개별화 맞춤식 학습도 곧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가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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