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현장지원단의 제언과 대안

2020년 3월 31일, 교육부에서 등교 개학 대신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한다고 밝혔을 때 교육 현장에서 원격수업의 최전선인 ‘온라인 교실 현장지원단’으로 활동하며 학교에서 원격수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고군분투한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

글 편집 동작중학교 강소진 교사

‘원격수업 공교육’ 체계의 필요성
중앙중학교 이한솔 교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교육 현장이 훗날 영화 같은 모습으로 기억될 것 같다는 이한솔 교사는 자체 제작 영상을 통해 콘텐츠 중심 수업뿐만 아니라 ZOOM을 통한 실시간 쌍방향 수업도 진행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국어 교사이다. 그 열정만큼이나 온라인 플랫폼과 수업 도구 선정에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온라인 교실 지원단이 꾸려져 학교 현장에 많은 정보가 공유되었는데, 쏟아져 내리는 정보에 몸을 맡겨 여러 가지 원격수업 방법을 시험해보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연구하고 시도하다 보니 ‘구글 클래스룸’과 ‘유튜브 채널’로 좁혀졌습니다.”
짧은 기간 내에 이렇게 플랫폼과 다양한 원격수업 도구들을 선정하고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 안정화된 원격수업이 이루어지기까지, 그 어려운 것을 또 해내는 교사들에 대한 평가에 이한솔 교사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앙중학교 이한솔 교사 

“평가 없는 수업은 팥소 없는 찐빵과 같은데, 문득 내가 찐빵의 모양만을 만들어내려고 열심히 수업을 구조화한 건가 하는 허탈한 감정도 듭니다. 원격수업 평가 지침 중에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한해서 과정 중심 평가 및 생활기록부 기재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는 지금까지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수업한 과정을 단지 쌍방향이 아니라는 이유로 평가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이 상황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본 지침이 내려진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 속에는 교사에 대한 불신 역시 한몫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해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자존감을 가지고 수업하는 교사들 열정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얼굴을 마주하고 실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해야지만 쌍방향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한솔 교사는 말한다.
“일련의 구조화된 교실 수업 속에서 전제되었던 교사와 학생 간의 ‘쌍방향 소통’은 원격수업 환경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통한 피드백, SNS를 활용한 질의응답 등 원격수업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이 주고받는 대화는 모두 ‘쌍방향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이 분명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연기와 온라인 개학 같은 영화 같은 이야기가 ‘새드엔딩’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원격수업이 지금의 상황을 잠시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이 아니라는 인식의 개선과 수업에서 평가까지의 일체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원격수업 공교육’ 체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한솔 교사는 강조했다.

교사에게 필요한 원격수업 지원
문성중학교 고은별 교사

이례 없는 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배움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여러 교사들 덕분에 이 격변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는 고은별 교사는 문성중학교의 온라인 플랫폼 선정부터 교직원 연수까지 책임지고 운영했다. 원격수업 운영 방침을 학교 단위로 결정하게 된 만큼 그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처음 원격수업 공문이 내려왔을 때 회의를 거쳐 조금이라도 익숙한 네이버 밴드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담당자인 저조차도 네이버 밴드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데, 모든 기능을 숙지하고 학교 사정에 맞게 사용법을 안내하는 연수를 준비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플랫폼 웹사이트 이용부터 영상 녹화 프로그램, 인코딩 프로그램, 태블릿 및 각종 녹화기기 사용법까지 배우는 것이 교실 수업에 익숙한 교사들에게는 매일매일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그에 맞게 발 빠르게 맞춰 나가야 하기에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나갔지만 매일같이 바뀌는 지침들 때문에 현장에서의 혼선과 불만이 매우 심했다고 이야기한다.

문성중학교 고은별 교사

“위기 시국이라고는 하나 정확하고 일관적인 지침이 내려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학교에 원격수업의 실질적 담당자가 저 한 명뿐이었는데 절대 한 명이 해결할 수 없는 업무량이어서 온라인 개학이 결정 되었을 때 필요한 업무에 대한 정확한 안내와 정보 그리고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충분히 조정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원격수업에 대한 경험이 적은 대부분의 교사들을 위해 손쉽게 접근해 믿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서울시교육청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 구축되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은별 교사는 이번 원격수업 사태에 교사들이 소외감을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이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면 수업 환경이 180도 바뀌는 교사들에게 미리 안내하고 지원하고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더라면 현장에서의 혼란과 업무 과중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만드는 원격수업 네트워크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온스쿨 원격수업 지원단 연구팀
(광신중학교 이명구 교사, 남강중학교 정은영 교사, 동작중학교 강소진 교사,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함기훈 교사, 숭의여자고등학교 양명우 교사)

동작관악 온스쿨은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서 서울형 온라인 교실 현장지원단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함께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구성된 수업·평가 나눔 교사단 연구팀이다. 5명의 중·고등학교 교사로 구성된 연구팀의 첫 Google Meet 회의의 화두는 단연코 각 학교의 원격수업 방법과 노하우 나눔이었다. 5개의 학교는 EBS 온라인 클래스나 구글 클래스 룸을 활용해서 콘텐츠 및 과제 중심 수업을 운영하고 ZOOM이나 Google Meet를 활용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실습 수업을 운영하며 학생들과 최대한 소통하며 수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동작중학교 강소진 교사는 원격수업 시작 전 아찔했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여러 플랫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사용해본 뒤 우리 학교가 운영하고자 하는 원격수업에 맞는 학습 플랫폼인 구글 클래스룸을 선정하였는데 구글 클래스룸 G suite 신청이 학교 사정상 연구정보원을 통해서만 가능했고, 연구정보원에서는 교육청 G suite 계정이 발급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만 계속했었습니다. 결국 연수는 개인 구글 클래스룸 계정으로 진행했고, 온라인 개학 며칠 전 계정을 발급받아 부랴부랴 준비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강소진 교사는 회의에서 ‘원격수업을 시작하기 전 시·도교육청 단위의 안전한 학습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어 학교에서 활용되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의 e학습터나 위두랑 같은 학습 플랫폼을 ‘구글’, ‘MS 오피스’, ‘네이버’와 같은 민간 기업들과 함께 협업하여 하이브리드식 서울형 학습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꼭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다.

교직원 연수 강의 중

학습 플랫폼에 관한 이야기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원격수업 방법에 대한 정보교류로 이어졌다. 연구팀 교사들은 학교 망에서 자유롭게 이메일과 메신저를 쓸 수 있다는 것과 원격수업 지원금이 교사들의 정보교류와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큰 몫을 했을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특히 학교 현장에서는 원격수업의 ‘원’자에도 놀라던 교사들이 어느덧 능숙하게 마이크를 장착하고 태블릿으로 필기한 것을 녹화해서 자막과 영상 효과를 가미해 영상을 인코딩하여 업로드하고 있다. 단시간 내에 이루어낸 교사들의 원격수업 역량은 계속된 의사소통 채널의 오픈, 기기 지원과 소프트웨어 지원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연구팀의 학교들은 주로 자체 제작 콘텐츠 수업과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직 이렇게 완성된 원격수업 학습 자료가 소극적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저희 학교는 학년 단위의 구글 클래스룸을 개설해서 수업을 교시 별로 올리는데 처음에는 모든 교사가 제 수업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같은 교과 이외의 수업을 참관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모두 공유가 되면서 성찰하고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특정 교과 수업 나눔 커뮤니티에서는 수업 영상 자료까진 아니더라도 원격수업에 걸맞은 다양 한 수업자료가 공유되고 있는데 교사들이 애써서 만든 수업 PPT, 학습지, 영상 자료 등이 모이고 활용될 수 있는 홈페이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 하며 강소진 교사는 최근 수업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 만큼 원격수업 자료를 나눌 수 있는 보다 공적인 공간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공유문화의 확산은 또한 교사들의 원격수업에 대한 부담도 줄여주는 기회 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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