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만드는 학교 공간

서울전자고등학교

코로나19로 방역 활동에 만전을 기했던 학교에도 드디어 방학이 찾아왔지만 방학 중에도 교육현장은 계속 달리고 있다. 원격수업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1학기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해 특별한 여름방학 캠프 ‘디스쿨 캠프’를 연 서울전자고등학교. 학교의 유휴 공간을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시공하는 서울전자고등학교의 뜨거운 현장을 방문하고 왔다.
신보라 사진 봉재석

학생도 시공자가 되는 특별한 현장
하늘도 땅도 물기를 머금은 8월의 어느 날,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전자고등학교에서는 여름방학 캠프 ‘디스쿨 캠프’가 한창이었다. 반지하에 위치한 ‘두드림실’로 들어서자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갖춰 입은 학생들이 이종건 강사 (오롯컴퍼니 대표)의 지도하에 공구를 들고 직접 시공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디스쿨 캠프는 다양한 진로 체험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도입한 여름방학 캠프로 본교 고교학점제 취지에 따라 ‘캠프형 진로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외부 진로 캠프로 진행되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학교 내부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실제 현장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공 현장은 교사도 함께 안전복장을 갖춰 입고, 모두가 안전모 아래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학생과 교사를 구별할 수 없는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비품 창고로 쓰였던 이 공간은 식당으로 가는 동선에 위치한 버려진 공간으로, ‘두드림실’이라는 예쁜 이름이 무색할 만큼 활용도가 없었다고 한다.
“학교에 아이들의 휴식 공간도 부족한 상황이었던 터라 유휴 공간인 두드림실의 활용도를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드나들기에 좋은 곳에 위치해서 동선 상으로도 좋지만 창고로 사용되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죠. 때마침 서초구청 ‘학교문화예술교육환경조성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주원 교사가 캠프를 소개하는 동안, 학생들은 이종건 강사와 함께 벽 페인팅 작업을 준비했다. 모두가 협력해 비닐테이프를 벽 아랫면에 꼼꼼히 붙이고 가장자리 부분부터 콘센트까지 마스킹 테이프로 마무리하는 모습에서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시공자가 됨으로써, 주체적인 공간 혁신 교육이라는 이 캠프의 가장 큰 목적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이주원 교사

코티칭 방식의 프로그램
스탠포드 대학의 D.스쿨 프로그램을 응용했다는 이번 캠프의 특징 중 하나는 ‘코티칭(co-teaching)’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교내 지도교사와 전문 외부강사가 자기 전문 분야의 역량을 투입해 학생 교육을 각각 담당했다. 도시재생 분야의 스타트업 오롯컴퍼니의 건축전문가인 이종건 대표가 시공 교육을 함께 했으며, 이미나 요가문화기획자가 집중력 저하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과 몸의 피로도를 풀어주기 위한 스트레칭·명상 수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교내 지도교사로 사회 담당인 이주원 교사의 퍼실리테이션, 전기과 이소정 교사의 전기 실무 수업 및 디자인과 이세진 교사의 벽화 페인팅 교육이 덧붙여졌다.

오롯컴퍼니 이종건 대표


“디자인씽킹은 공간에 대한 기획력과 문제해결능력을 배양하고, DIY는 위험요소가 있는 장비를 다루는 적정위험통제능력을, 그리고 DIT는 협업능력 키우기를 교육 목표로 두고 진행했습니다.”
4일간 진행되는 전일제 수업을 더욱 의미 있고 즐겁게 진행하기 위한 학교의 깊은 고심이 느껴지는 것은 단연 명상 수업이었다. 시공 교육에 명상을 접목하여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명상 수업은 집중력 향상, 교실과 현장에서도 할 수 있는 스트레칭 교육으로 구성되었다.
이미나 기획자는 “명상은 마음에 안정을 주기 때문에 시공 현장에서 집중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시공 작업 때 도움이 되었다며 말해줘서 기뻤습니다.”라며 이번 캠프에 참여한 소회를 들려주었다.

우리들의 두드림실
학생들이 이번 캠프에서 높은 참여율과 적극성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의 공간 기획 아이디어가 반영된 디자인을 직접 시공한다는 ‘주체성’에 있었다.
디자인씽킹 단계에서 학생들이 낸 두드림실에 대한 의견 3가지 ‘휴식공간, 학습공간, 놀이공간’ 중 휴식과 놀이의 공간이 결정되었고, 우주라는 디자인 콘셉트에 맞춰 페인트 조색 작업도 진행했다.


“아이들이 직접 우주공간으로 콘셉트를 잡아서 별, 외계인 등을 디자인했습니다. 학교와는 다른 공간을 원했던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상상력이 넘치는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콘셉트에 맞게 보랏빛이 도는 블랙 색상으로 함께 페인트를 조색했는데,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신 대표님 덕분에 공간이 잘 구현되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든 우리 공간이라는 생각에 한 번이라도 더 쓸고 닦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이주원 교사는 작은 역할이지만 학생들이 학교에 기여할 수 있어 좋았다는 소회를 밝혔다. 학생들의 손끝에서 완성된 두드림실은 앞으로 휴식을 위한 공간 그리고 문화예술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미니콘서트, 영화 상영회 같은 이벤트와 함께 크리스마스 즈음엔 볕바라기 주간보호센터 장애인 분들과 함께하는 학교 밴드 공연을 계획 중이다.
“학교에선 한계가 있는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외부의 자원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사회의 속도를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학교의 복잡한 행정 절차 또한 개선된다면 이런 특별한 캠프를 얼마든지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미니인터뷰

Q. 학교 공간 변화에 주체적으로 참여한 소감은 어떤가요?

2학년 김민균 학생(전자과)

A. 학교의 유일한 휴식 시간인 점심시간에 전교생이 휴식도 취하고,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직접 인테리어하고 디자인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2학년 유혜련 학생(컴퓨터그래픽과)

A. 이전에는 학교 변화에 대해 요청만 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참여하게 되어서 떨리기도 했고, 실무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Q. 친구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해보니 어땠나요?

2학년 김우림 학생(컴퓨터 네트워크과)

A. 공동 작업을 할 때는 서로 의견을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견이 엇갈릴 땐 의사소통을 잘 해나가면서 타협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습니다.

2학년 박은지 학생(컴퓨터 그래픽과)

A. 이번 공동 작업을 통해 다른 과 친구들 및 선후배들과 가까워져서 좋았고, 학교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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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코로나19로 인해 제약이 많았을텐데 교사와 학생들간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낸것 같아요~프로그램에 참여한 열정적인 모습으로 코로나19도 이겨내고 밝고 희망찬 학교생활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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