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시선에서 지금 우리 교육을 말하다

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평소 교육정책에 많은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왔던 양천학부모협의회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2기의 절반을 보내며 그동안의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와 소감, 학교 현장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나누기 위해서다. 낯선 원격수업에 임하는 아이들에 대한 걱정부터 학부모 관련 정책과 활동, 새롭게 추진 중인 교육정책에 대한 소감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유현경 사진 봉재석

안승호 (서울강서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오은숙 (금옥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최진희 (양서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임은숙 (양천고등학교 학부모회 감사)
신영주 (금옥중학교 학부모회장)
지희경 (서울신강초등학교 학부모회장)

원격수업 이후의 학생들

안승호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학교교육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는 동력이 되기도 해요.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써 금년이 지나가고 있는데요. 요즘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지희경 원격수업을 하면서 전에 없던 상황을 접하다 보니 아이도 학부모도 어색하고, 아이가 집에서 있게 되니 간섭을 하게 돼요.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가 수업을 제대로 듣고 있는지 확인하지 못해서 불안할 거예요. 물론 교육청에서도 처음 겪는 일이라 힘들겠지만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오은숙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 집에 있는 게 맞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집밖으로 내놓는 것도 불안합니다. 교육청에서는 대면수업을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한 듯합니다.

임은숙 원격수업의 경우, 선생님의 열정이나 역량이 더 필요한데 그게 쉽지 않아 보여요. 부모의 입장에서는 힘들더라도 실시간 화상수업을 더 원해요. 다시 말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해줄 수 있는 실시간 화상수업을 더 선호합니다.

신영주 대면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온라인으로 계속 가야 한다면 보완을 해야 합니다. 아침 8시에 원격수업 출석 체크를 하면 그때부터 수업을 듣고 10시면 6교시가 다 끝나요. 그러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죠. 그런데 학원에서 온라인으로 화상수업을 했을 때는 아이가 갑자기 씻더라고요. 왜냐면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자기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요. 실시간 화상수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 태도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최진희 2학기에는 선생님들도 정상 수업이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셨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성적 산출 부분에 있어서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아요. 평가가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학생들이 힘들어하는데 부모 입장에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조희연 교육감 2기가 걸어온 과정

안승호 흔히 ‘교육 3주체’를 학생, 교사, 학부모라고 말하고 여기에 시민을 더해 ‘교육 4주체’라고 말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학부모 정책은 대부분 학부모를 도구적으로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느낍니다. 학부모, 학생, 교사가 함께하는 공동체로 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각자 가고 있는 것 같아요. 교육 주체가 함께 학교를 꾸려 나가는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자율적인 자원봉사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오은숙 원격수업에 대해 평가를 해보자면, 원격수업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맞닥뜨렸기 때문에 학생도 학부모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시작부터 문제점도 많았고, 성적 격차가 ‘상중하’가 아닌 ‘상하’로 나타났을 때는 착잡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신중하게 대처하면서 문제점을 수정·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자리 잡아가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여기서 안주하지 말고 세밀하고 촘촘하게 준비해서 등교수업 못지않게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최진희 시민참여단에서도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있는데요. 코로나 상황 때문에 당장 진행은 어렵겠지만, 지금처럼 교육 격차가 심한 상황에서는 중점적으로 논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임은숙(양천고등학교 학부모회 감사)

임은숙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학생들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 주셨고, 뒤처지거나 느린 아이들을 보듬어 주려고 노력하셨던 것 같습니다. 원격수업으로 학습의 격차가 생김을 염려해서 블렌디드수업을 강화하고, 사범대 학생들과 일대일 매칭으로 학습 서포터를 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학부모에게도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셨는데 학부모회가 법제화되면서 최초로 학부모가 학교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신영주 요즘 학교에서 자율, 협력, 창의교육을 실현한 게 인상 깊었어요. GMO, 방사능, 농약 없는 ‘3무(無)’ 친환경 개념을 도입한 급식을 고등학교까지 무상으로 확대한 것도 생각납니다. 서울형 메이커 교육도 기대가 되는데요. 메이커 교육 활용과 메이커 스페이스 이용이 확대된다면 학생들이 직접 실험하고 문제점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돼 더 많은 발명도 하게 될 것 같아요.

신영주(금옥중학교 학부모회장)

지희경 예비 중학교 학부모로서 궁금한 점이 많은데 특히 자유학년제의 유용성에 대해서 궁금합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공부의 방향성을 잃고 지내다가 자유학년제 이후 2학년 때 다시 방향성과 흐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사교육에 의지하는 것이 걱정이 됩니다. 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지 교육당국의 입장을 듣고 싶어요.

학부모들의 고민 그리고 제안

안승호(서울강서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안승호 평소 교육에 관심이 있으신 만큼 고민과 생각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럼 앞으로 서울교육에 바라는 점을 제안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죠. 저는 앞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다양한 학부모 활동 지원과 실효성 있는 학교 참여 정책을 내놓았으면 해요.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제안을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첫째, 자발적·자생적 학부모 봉사에 대해 교육청이나 학교 차원에서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에 개정된 조례에서 학부모회 기능 중 ‘학부모 자원봉사’ 부분이 삭제되었어요. 기존 학부모 봉사가 학부모를 학교에서 소외시키거나 학교 행정 업무가 전가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학부모 봉사활동이 위축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둘째, 학부모 교육 지원이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자녀 교육과 돌봄, 민주시민 교육, 학교 공동체 생활 관련 연수나 워크숍 등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해요. 셋째, 학교교육과 가정교육 전반에 대한 활발한 소통을 위해 학교와 가정의 소통 기회가 체계적으로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학기마다 정기적으로 상담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이 수시로 만나 소통하고 협력하는 다양한 창구가 마련되었으면 해요.

신영주 학부모와 학생 운영비가 조금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교마다 학생 수가 다르고 활동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예산으로는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어요. 학부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마다 축제를 할 때 학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음식도 만들며 축제를 즐깁니다. 학부모 활동비가 넉넉지 못하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여유롭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게 항상 안타까워요.

지희경(서울신강초등학교 학부모회장)

지희경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동안 잘 지내고 있는지,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는지 염려가 되는 게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마음에 감기가 들었을 때 어른이나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조언과 위로를 받을 만한 곳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학교나 교육청에 손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해요.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이라는 수업 방식이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각 가정마다 학생과 학부모가 고군분투하면서 1학기를 보냈는데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당황했고, 학습 패턴을 바꾸는 과정에서 학습 결손이 생기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다양한 대책을 고민해주셨으면 합니다.

오은숙 저는 교과과정을 두고 생각해봤는데 지금보다 더 나은 진로직업 교육과 독서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어요. 단순히 강사를 초빙해서 준비된 키트로 수업만 하는 것보다 주제 중심의 심화된 진로수업을 진행한다든지, 학생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체험 기회가 있었으면 해요. 그리고 독서지도 수업을 별도로 만들어 지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독서교육을 모든 교육의 기초 단계로 생각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도 독서 프로그램이 잘 운영되고 있잖아요. 우리나라도 독서를 학교 교육의 중심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은숙(금옥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최진희 코로나19 장기화가 불러온 교육 현장의 혼돈과 아이들의 교육 격차,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합니다. 많은 학부모들이 온라인 학습법, 학생들의 교육 격차, 학교 진학 등에 대해 걱정과 불안을 느끼고 있어요. 원격수업으로 인해 벌어지는 교육 격차, 사교육 증가, 건강 악화 등에 대한 개선 방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교육 상황에 몇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은데요. 원격 교육의 질을 개선해야 하고 오프라인 소그룹 수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원격수업 기간 중에 각 학급별 아이들을 4~5명씩 그룹 지어 담임 선생님과 함께 그동안 해왔던 과제나 수업 내용 등을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최진희(양서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임은숙 저는 앞으로의 교육을 위해 교육감에게 묻고 싶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교육 환경 변화에 대비하여 학생, 학부모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있는지, 그리고 수강신청 학생 수 미달로 인한 문제를 대체할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교육 평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학교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실지 물어보고 싶어요. 남은 임기 동안에도 끊임없는 고민과 계획으로 서울교육당국이 소통과 공감의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금수저도 재벌 부모도 아닌 평범한 소시민 부모도 마음 편히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교육을 꿈꾸다

임은숙 오늘 함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 같아 좋습니다. 교육감의 새로운 정책이 나온 후에 다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는 건 어떨까요? 다시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누고 그 내용을 전달하게 되면 이것이 바로 소통이지 않을까요?

신영주 저는 교육당국이 부담 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교육 현장에서 학부모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열린 마음으로 교육당국이 학교에 찾아와서 학부모들과 소통했으면 해요.

안승호 모두가 공감할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탁상공론이 아닌, 교육 현장에서 귀담아들은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학부모가 학교를 돕는 생산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울교육이 소통과 공감의 길을 열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등록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