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간의 변화, 수업중심의 공간구성 | 항동중학교

공간은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학교라는 정형화 된 공간은 그동안 학생과 선생님의 수업을 상당 부분 강제해왔다. 선생님은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기다리는 교실을 찾아 이동했고, 학생은 하루의 대부분을 지정된 하나의 교실에서 지냈다. 오랫동안 학교 공간에 대해 선생님과 학생은 수동적인 입장이었고, 이를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교육에 대한 방법적 변화와 함께 학교와 교실 공간에 대한 변화도 요구하고 있다. 교과교실제를 실시하고 있는 항동중학교를 찾았다.

글·사진 김정원

 

수업 중심의 공간 구성
구로구, 서울과 경기도 부천의 경계에 위치한 항동중학교는 2020년 개교한 신설 학교이다. 항동중학교의 특징 중 하나는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교과교실제’를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는 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약 215명의 학생을 비롯해 이한구 교장을 포함한 46명의 교직원이 생활하고 있는 항동중학교에는 22실의 보통교실과 15실의 특별교실, 그 외 관리실과 부속시설 21실로 이뤄져 있다. 항동중학교는 현재 국어과, 수학과, 사회도덕과, 과학과, 영어한문과 등 5개의 존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고정교실제에서는 학생들이 등교하면 자신의 반으로 찾아갔지만, 교과교실제에서는 학생들이 사물함과 휴식공간이 있는 홈베이스를 거쳐 자신의 수업 시간표에 맞춰 교과교실제로 찾아간다. 수업 시간에는 교과에 맞춰 교실을 이동하고, 조례와 종례 때만 자기가 소속된 반에서 담임을 만난다. 단과대학별로 전공과목 수업이 진행되는 대학을 연상시키는 구조이다.


같은 교과군 교실이 모여있고, 교사는 그 곳에서 자신의 수업을 준비하며, 같은 교과의 교사들은 서로 수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한다. 수업에 대한 준비가 달라지면 그만큼 깊이와 집중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교과교실제는 학교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며, 수업에 대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함께 만드는 교과교실제
교사가 수업마다 준비물을 가지고 교실을 찾아가는 어려움 대신, 자신이 공들여 준비한 공간에서 수업을 찾아온 학생을 맞이한다. 항동중학교 김정희 교무부장은 이러한 변화를 ‘교사들의 로망이 실현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많은 선생님들이 자신의 교실에서 마음껏 수업을 구상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고 정교실제에서는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에요. 교과교실제에서는 교과마다 교실이 있는 것이니까 선생님들이 그동안 바랐던 꿈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된것이죠. 학생들은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좀 더 자유로운 생각을 가질 수 있고, 한 교실에서 일 년 동안 수업을 듣는 것보다 더 수업 집중도도 올라가고요. 그리고 담임 선생님 이외의 교과 선생님들과 좀 더 폭넓게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올해 첫 학생들이 입학하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수업 시간의 배정이었다. 교과교실제에서의 수업은 기존 방식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었고, 특히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혼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드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김정희 교무부장은 교과교실제를 준비하거나 계획하는 학교에서 꼭 필요한 점에 대해 ‘공간의 여유’와 ‘교사 간의 충분한 합의’를 꼽았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선생님들이 준비하고 계획한 것을 실제로 적용하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아쉽죠. 올해의 상황을 거울 삼아 내년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수업 배정에서부터 실제 진행까지, 예상하지못했던 상황까지 고려해서 2021년에는 보다 나아진 항동중학교가 되려고 해요.”
올해의 특수한 상황도 교과교실제를 처음 적용한 항동중학교에 장애가 됐다. 그렇지만 2021년은 지금보다 많은 학생이 항동중학교에 다닐 것이고, 보다 완숙해 진 교과교실제 수업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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