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보다 쉽게, 청렴을 보다 쉽게

아무리 일 잘하는 직원이라도 감사팀이 찾아와 ‘청렴’이라는 단어를 꺼내면 얼어붙기 마련이다. 하지만 청렴은 정말 어려운 걸까? 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감사팀 박태수 주무관은 교직원과 학부모에게 청렴을 보다 부드럽고 능동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무섭기만 한 감사팀에서 벗어나 박태수 주무관과 팀원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방법으로 청렴과 우리의 거리를 더욱 좁히는 중이다.
청렴챗봇, RPA 등 다방면으로 청렴과 교직원의 거리를 좁히는 박태수 주무관과 감사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글·사진 송주영

 

 

교직원 지킴이 챗봇 3총사
청렴을 보다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 박태수 주무관이 꺼내든 카드는 바로 ‘챗봇’이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업무에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챗봇 서비스 ‘코비’를 지원하는 강북삼성병원에 문의했더니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라는 답변도 받았다. 처음에는 챗봇 개발 책을 사서 공부하는 등 자체개발을 추진했으나,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여 방향을 틀어 전문업체 도움을 받아 챗봇 3총사 중 맏이인 ‘청렴챗봇’이 2019년 10월 세상에 나왔다. 청렴챗봇은 현재 이용자가 600명을 넘으며, 이로부터 박태수 주무관은 직접 챗봇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공공재정환수법은 2020년 1월부터 최초로 시행이 됐는데 이것을 알고 있는 분이 많지 않았습니다.” 국민이 납부하는 세금이 잘 쓰여지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누수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는 박태수 주무관이 만든 ‘공공재정환수법 챗봇’을 통해 이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사립유치원 교육행정지원 챗봇’의 경우, 감사팀이 2019년부터 사립유치원감사 현장에서 직접 느낀 점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게 됐다. “감사를 해보니 사립유치원에 계신 분들이 행정 업무에 약한 부분을 보였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업무와 관련된 조언을 드리기도 하지만 사람이 매번 찾아가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립유치원과 관련된 내용으로 전반적으로 정리를 해서 챗봇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늘상 하는 업무에서 불편한 점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사립유치원 교육행정지원 챗봇은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등에도 홍보가 이뤄지고 있다. 이용자만 해도 현재 500명이 넘는다.

 

청렴 도우미 ‘RPA’
박태수 주무관이 이끄는 감사팀이 작년부터 가장 중점적으로 교육 현장에 적용하고자 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가지다. 챗봇과 RPA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의미하며, 업무 처리 과정 중 정형화되고 반복적이며 단순한 업무 프로세스에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자동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청렴과 RPA는 과연 무슨 상관이 있을까?
챗봇은 핸드폰으로 구현이 되고 RPA는 PC에서 자동으로 처리가 된다. RPA 사업의 일환으로 실행하고 있는 청렴 뉴스 메일링 서비스의 경우, PC가 자동으로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청렴이나 청탁금지법 등 청렴과 관련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한다. 검색된 정보가 담긴 링크 URL을 걸어서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이 메일링 서비스 이외에도 RPA 아이디어 공모 등 다양한 RPA 관련 사업을 통해 청렴을 보다 알기 쉽게 전하는 중이다.

동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 감사팀과 박태수 주무관

챗봇이 ‘청렴’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 RPA는 청렴을 보는 시야를 더욱 넓힌 상태에서 채택한 결과다. “RPA를 통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능률을 향상시킴으로써 교육청 조직 내의 조직 문화를 바꿔 갈 수 있습니다. 나아가 조직 내의 청렴도를 향상시키는 것으로까 지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엔 우리 아이들 생각
박태수 주무관이 챗봇과 RPA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책상 위에 쌓인 스크래치나 앱 인벤터 등 코딩 프로그램과 관련된 책이 자꾸만 눈에 띄었다.
설마 감사팀이 코딩까지 할까 싶었다.
“청렴에 대해 접근하기 쉽도록 청렴 게임과 청렴 퀴즈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청렴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이 책들을 참고했습니다. 저는 스크래치를 이용하고 감사팀의 다른 직원은 앱 인벤터를 주로 사용했어요.” 게임과 퀴즈를 풀면 추첨을 통해 감사팀이 직접 꾸린 ‘청렴 럭키박스’를 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문제를 풀면서 호기심과 재미가 생기고, 선물도 받고, 청렴과 관련해서 내가 모르던 정보도 얻고. 과연 교직원들과 학부모 등 일반 국민들에게 청렴을 알리는 어렵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방식이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감사팀, 그러나 박태수 주무관은 다가오라고 하기보다 먼저 다가가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어떤 사업을 정책에 도입할 때, 저는 항상 ‘수요자가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업을 위한 사업이 아닌, 별것 아닌 것으로 보여도 일선 학교 현장에서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절약한 인력이나 예산을 우리 아이들 교육을 위해 투자를 한다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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