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디자인하는 일? 공감 능력이 가장 중요하죠.”

AUX 전문가 남궁기찬 국민대학교 교수

잡 포 유(Job for You)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AUX(Auditory User Experience Design) 전문가로 활동 중인 국민대학교 남궁기찬 교수를 만났다. 공대를 나와 음악을 통해 디자인을 하는 융합형 인재인 그는 소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리를 디자인하는 AUX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유망한 창의 직업 AUX를 만나보자.

AUX의 매력이요? 0.1~0.5초 사이의 굉장히 짧은 소리 안에 느낌을 담아 전달할 수 있어요.
그만큼 재밌고, 뿌듯한 작업이죠

“아직은 AUX(Auditory User Experience Design)를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 가족들도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시거든요.(웃음) AUX는 쉽게 말하면 가전제품을 사용할 때 어떤 순간에, 어떤 소리를, 어느 정도의 길이와 크기로 넣어야 할지를 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AUX 전문가로 활동 중인 국민대학교의 남궁기찬 교수는 AUX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분야지만, 산업 디자인에서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한다. 

남궁기찬 교수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컴퓨터로 음악을 하고 싶어서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뒤 음악학으로 석사를 마쳤고, 국내 최초로 청각 경험 디자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성과 감성으로 대변되는 영역을 넘나드는 전공과 작업들로 대기업에 스카우트되어 AUX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됐다는 그. 그 매력에 빠진 남궁기찬 교수는 경험을 살려 현재 대학원에서 학생들에게 AUX를 가르치며, 사운드 UX 디자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AUX에 관해 오해하고 있는 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요. AUX를 음대와 연결시키곤 하는데 꼭 악기를 다뤄야 할 필요는 없죠. 공부하는 데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요. AI 시대가 되면서 점점 더 필요해지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체계적으로 공부하기가 쉽지 않지만, 전망이 밝은 만큼 많은 학생들이 AUX에 관심을 갖고 꿈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AUX(Auditory User Experience Design)는 어떤 일인가요?

AUX(Auditory User Experience Design)는 어떤 일인가요?

사람은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여러 소리를 듣게 되어 있어요. 스마트폰,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에서 여러 소리가 나는 것처럼요. 패스트푸드 매장이나 은행에서 대기표를 받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소리도 있고요. 이런 소리들이 어느 시점에, 어떤 사용자들에게 들리는지와 같이 무형의 경험을 소리로 디자인하는 게 AUX예요. 많은 분들이 예쁘고, 멋있는 소리를 내는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나는 음악을 못 하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AUX는 예쁜 소리를 만드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분야죠.

남궁기찬 교수 연구실을 차지하고 있는 AUX 관련 도서와 작업의 흔적들.

전공으로 꼭 해야 하는 공부나 자격증이 있나요? (음악에 관심 많은 14살 방민영 님)

전공으로 꼭 해야 하는 공부나 자격증이 있나요? (음악에 관심 많은 14살 방민영 님)

아직은 배울 수 있는 여건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지 않아요. 대학교에 관련 학과도 개설되어 있지 않고요. 제가 일했던 대기업 해당 부서에서도 100명 중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았죠. 그 외 수학과, 철학과 등 전공이 제각각이었어요. AUX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리, 도움을 주는 소리를 만드는 학문인 만큼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심리학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관련 자격증을 따면 도움이 되겠지만, 필수인 것은 아니에요.

현재로서는 UX에 관심을 갖고 그 분야를 공부하면서, 소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보길 바라요. 제품에서 나는 모든 소리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집 세탁기나 전자레인지에서 언제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를 알아보고, 어떨 때 어떤 소리가 있으면 더 좋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죠. SF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요. 우주선 내부 기기를 조작할 때 나는 소리처럼 현실에 없는 소리들을 가상으로 만들잖아요. 그걸 참고해서 지금의 멘털 모델에 맞게 바꾸면 미래 지향적인 소리가 될 수 있는 거죠.

지금까지 하신 AUX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하신 AUX 작업 중 기억에 남는 작업은 무엇인가요?

AI를 불러서 TV를 구동시키는 대화형 TV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2년 동안 13개 나라로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 기업과 제품에 맞는 목소리를 찾아 현지에서 성우를 섭외해서 녹음한 다음 사용자 평가를 통해 출시할 제품에 반영하는 작업이었죠. 똑같은 제품에 들어가는 목소리인데도 나라별로 차이가 컸던 점이 인상 깊었어요.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AI 스피커를 통해 정보를 얻기보다 친구처럼 가벼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존재를 바랐어요. 1인 가구가 흔하다 보니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던 거죠. 반면 중국은 국어책을 읽듯이 딱딱한 톤 앤드 매너를 좋아하더군요. 공식적으로 사투리를 30%를 써야 하는 북유럽 국가도 있었고요. AUX가 문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AUX에 대해 학생들이 자주 하는 오해가 있다면요?

AUX에 대해 학생들이 자주 하는 오해가 있다면요?

가장 흔한 오해가 AUX를 실제 음악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음향기기를 통해 직접 소리를 만들거나, 영상에 사운드를 입히는 테크니션 기술자로 착각하죠. 하지만 AUX는 어느 시점에 어떤 소리를 넣어야 하는지 소리를 연구하고, 디자인하는 거라고 보시는 게 더 맞아요. 예를 들어 AI 스피커가 대답할 때 존댓말로 할지, 반말로 할지 또는 친근한 말투로 할지, 딱딱한 말투로 할지 이런 것들을 디자인하는 거죠. 음악을 직접 만들 능력이 있다면 플러스가 될 수 있지만, 직접 음악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당연히 절대음감이 아니어도 되고요.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 (‘떨고 있는 고2맘맘’ 님)

공부를 잘해야 하나요? (‘떨고 있는 고2맘맘’ 님)

소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국영수 등 교과목을 잘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죠. 다만 UX에 대한 책을 읽고, 기업 인턴과 같이 AUX를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식의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현재로서는 UX에 관심을 갖고 그 분야를 공부하면서, 소리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보길 바라요. 제품에서 나는 모든 소리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집 세탁기나 전자레인지에서 언제 어떤 소리가 나오는지를 알아보고, 어떨 때 어떤 소리가 있으면 더 좋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죠. SF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요. 우주선 내부 기기를 조작할 때 나는 소리처럼 현실에 없는 소리들을 가상으로 만들잖아요. 그걸 참고해서 지금의 멘털 모델에 맞게 바꾸면 미래 지향적인 소리가 될 수 있는 거죠.

AUX는 어디에서 작업하나요? (오류남초 2학년 김규나 님) 

AUX는 어디에서 작업하나요? (오류남초 2학년 김규나 님) 

소리를 만드는 작업은 주로 개인 작업실에서 해요. 요즘은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나 할 수 있거든요. 컴퓨터와 이 콘솔의 축소판 같은 기계로 작업하죠. 연구를 할 때에는 학교 연구실에서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합니다.

특별한 일을 하는 만큼, 어떤 직업병이 있는지 궁금해요. (초등 6학년 ‘울 아빠는 직장인’ 님)

특별한 일을 하는 만큼, 어떤 직업병이 있는지 궁금해요. (초등 6학년 ‘울 아빠는 직장인’ 님)

소리를 듣는 직업이다 보니 소리에 예민해요. 특히 청각은 나이가 들수록 기능이 퇴화되는 만큼 귀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죠. 시끄러운 곳은 피하고, 집에서 TV를 볼 때도 볼륨을 2~3 정도로 틀어놔요. 운전할 때도 아무것도 안 듣죠. 

AUX는 어떤 분야로 진출할 수 있나요? 

AUX는 어떤 분야로 진출할 수 있나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곳에 AUX가 적용되고 있어요. 우리가 쉽게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가전제품을 보면 소리가 들어 있는 제품이 많잖아요. AI 시대가 될수록 점점 음성 인터렉션이 많아지겠죠. 자율주행만 해도 말로 조종하는 거니까요.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하거나 프리랜서 AUX 디자이너로도 활동할 수 있어요. 또 새로운 학문이니만큼 연구자나 교수로도 살아갈 수 있다고 봅니다.

AI로 인해 직업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데요. AUX 전망은 어떤가요? (고3 김동우 님)

AI로 인해 직업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데요. AUX 전망은 어떤가요? (고3 김동우 님)

AI가 작곡도 하고 로고 디자인도 한다고 하지만, 100% 감성을 따라가는 건 못 한다고 생각해요. 감정 관련해서는 AI 전문가가 다시 검토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 때문에 AI 시대가 된다고 해도 이 직업이 없어질 거라고 보지 않아요. 또 현재는 기업의 차별화 요소로 시각적인 요소들은 거의 다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청각 영역에 기회가 오고 있다고 생각해요. 곧 청각 디자인의 시대가 올 거라고 봅니다.

*해당 기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제작하였습니다.

⁄ 박미진 사진 ⁄ 김대진 영상 ⁄ 브레이크 더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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