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바라봐야 할 새로운 미래

4차 산업혁명 권위자 최재붕 교수

요즘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게 된 아이들은 활력을 잃고 학습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현장은 큰 혼란 속에 애만 태우고 있다. 교육을 맡고 있는 선생님도 어렵고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교육은 대면교육이 좋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이 이뤄지는 현실을 한탄하며 기다린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암기 위주 입시교육부터 대안교육이나 혁신교육까지 뉴노멀 시대를 맞아 새로운 비전을 찾고 신교육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아이들은 기다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작은 좋은 꿈을 꾸는 것이다

시작은 좋은 꿈을 꾸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꿈을 꾸기 위한 롤 모델이 필요하다. 디지털 문명 시대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롤 모델을 시시각각 만들어내고 있다. 반면 부모가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꿈은 거의 일관적이다. 기성세대 상식대로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곳에 취직해 평생 걱정 없이 살기를 기대한다. 의사, 변호사, 교수, 과학자, 대기업 사장 등등 전통의 좋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그래서 꼭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모든 학생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성적은 무조건 줄을 세우는 거다. 성적이 안 나오는 학생들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가르치는 것이 교육일 수는 없다. 그래서 대안교육, 혁신교육으로 우리 교육의 새 길을 모색 중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미래 일자리와 롤 모델은 어떻게 변화하는 중일까. 누구를 보고, 어떤 능력을 키우며 미래를 준비하라고 가르쳐야 할까.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데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차, 로봇 같은 것만 공부하면 된다고 이야기해야 할까? 공부는 못해도 괜찮으니 행복하다 생각하고 정신승리 해야 한다고 가르칠 수도 없다. 무언가 구체적인 ‘행복한 미래에 대한 꿈’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문명시대를 근간으로 성공한 다양한 롤 모델들을 찾아보자. 이번에 5조 원 기부금을 쾌척한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 먼저 눈에 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한 사례다. 그렇다. 여전히 공부 잘하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넓다. 이번에는 배달의민족을 만든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을 보자. 공고를 졸업하고 서울예술대학교 실내디자인과를 나와 플랫폼 사업으로 12조 원 가치의 거대 기업을 만들어냈다. 김 대표도 5천억 원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금으로 쾌척했다.

JM솔루션이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1조5천억 원 회사로 키워낸 GP클럽 김정웅 대표는 이력이 특이하다. 공부보다 장사가 좋아 대학 대신 용산전자상가에 들어가 비디오게임기 시장을 배우고 중국에 진출, 큰 성공을 이루어내 대한민국 부자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소셜커머스의 원조라는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는 동대문시장에서 디지털 마켓 공략을 시작해 창업 13년 만에 6천억 원짜리 기업을 만들어 로레알에 매각했다. 요즘 대세 무신사의 조만호 대표는 통영고등학교 3학년 재학 시절 프리챌에 동호회 ‘무신사(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발판으로 2003년 창업, 불과 16년 만에 2조2천억 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냈다. 중3 때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 육육걸즈 박예나 대표는 첫 달에는 4만 원을 벌었지만 27살 되던 2019년에 매출액 660억 원을 돌파했다.

이들이 돈을 많이 벌어 성공했다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전혀 새로운 디지털 세상이 될 거야’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그럼 내 방식대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자’라는 꿈을 꿨고 그것을 몸소 실천해 꿈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본받을 만한 롤 모델들이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다양한 스펙트럼의 새로운 꿈이 필요하다.

뉴노멀 시대,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

뉴노멀 시대,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자리가 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버, 프로게이머, 웹툰 작가, 아티스트 등도 성공의 길이 험난하기는 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성공의 방식도 정정당당하고 생태계의 크기도 거대해졌다. BTS를 키운 건 자본과 방송의 힘이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오직 실력으로 창조해낸 거대한 팬덤이다. 우리 청년들이 실력만으로 세계 최고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준 사례다. 인기 유튜버 대도서관은 고등학교 때 푹 빠졌던 게임 세계를 방송으로 만들어 연소득 20억 원을 올리는 방송인이 되었다. 과거라면 KBS에 입사해 스포츠 방송 분야를 지원하고 그 안에서도 윗사람들에게 잘 보여야만 그 정도 스타가 되는 게 가능했다. 그걸 위해 일류대학을 나와야 했고 입사 후에도 혈연, 지연, 학연을 총동원해 성공 가도를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스무 살 이전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청년들이 불평해도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그 거대 시스템이 붕괴되고 새로운 룰이 시작된 것이다. 심지어 7살 꼬마 유튜버 보람이의 구독자는 2700만 명을 넘어 세계 2위의 키즈TV 방송국이 되었다. 유튜브 방송 시장은 실력의 경연장이다. 좋은 학벌에 빽 있는 부모가 필요치 않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시장이 이제 기존 방송시장의 2배가 넘게 성장해버렸다. 우리나라 TV 시청자는 28%인 반면, 같은 시간 유튜브 시청자는 57%에 이른다. 이것이 모두 미래 일자리다. 학벌과 스펙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하느냐가 결정하는 시대다. 

웹툰 작가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만화가 좋아 만화가가 되려고 하면 유명 작가 화실에서 10년은 심부름을 해야 책 한 권 낼까 말까 했지만 지금은 실력과 열정만으로 데뷔 후 인기 웹툰 작가가 되는 청년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우리나라 웹툰 시장은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면서 예전 만화 시장에 비해 수천 배의 크기로 성장했고 일자리도 전문화되고 수입도 크게 늘었다. 

디지털 문명의 특징이 바로 이것이다. 시장 생태계 변화의 방향을 보면 이제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열심히 하면서 살아라’라고 말해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꿈꾸는 대로 세상을 바꾸는 데 도전한다는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에 입사하기 위해 대학 졸업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 발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실제 세계 8대 기업은 이제 인재선발에 대학 졸업장보다 ‘무엇을 꿈꾸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에 더 집중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
자발적 학습을 통해 꿈을 키워가야 한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
자발적 학습을 통해 꿈을 키워가야 한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필요한 실력은 개인의 자발적 학습 노력 여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형식화된 교육(Education)도 중요하지만, 자발적 학습(Learning)과 미래 꿈에 대한 코칭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자발적 학습에 디지털 문명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 즉, 코로나 비대면 시대에도 유튜브나 온라인 공개 수업(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등 디지털 지식 플랫폼은 아이들에게 꿈을 꾸고 키워가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아니, 아이들 하나하나마다 다양한 꿈을 심어주고, 키워주고, 좋은 길을 열어가는 데 디지털 문명을 잘만 이용한다면 기존 교육방식과는 비교도 안 되는 새로운 기회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교육의 시스템과 목표부터 달라져야 한다.

뉴노멀이라고 불리는 혁명의 시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어른들의 생각의 대전환, 진정한 교육의 뉴노멀이 필요하다.

아이들 하나하나마다 다양한 꿈을 심어주고, 키워주고, 좋은 길을 열어가는 데 디지털 문명을 잘만 이용한다면 기존 교육방식과는 비교도 안 되는 새로운 기회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교육의 시스템과 목표부터 달라져야 한다.

⁄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서비스융합디자인학과/기계공학부 교수

비즈니스 모델 디자인과 기계공학의 융합, 인문학 바탕의 동물행동학과 기계공학의 융합 등 학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최고의 4차 산업혁명 권위자다. 주요 저서로 『CHANGE 9(체인지 나인)』, 『포노 사피엔스』,『코로나 사피엔스』(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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